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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앱으로 노무상담 신청" "함께 전세 대출"…톡톡 튀는 청년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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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서울 청년 정책 대토론'…본선 진출한 32개팀 아이디어 경연

연합뉴스

서울시청년일자리센터
[촬영 안철수]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문다영 기자 = "직장에 갓 입사한 청년들이 필요할 때 쉽게 애플리케이션으로 신청해 노무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하면 어떨까요?", "청년들이 전세 자금 대출받기가 너무 어려운데, 2명이 함께 신청해서 대출액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건 어떨까요?", "청년들이 사회활동에 참여할 때마다 포인트 지급 등으로 혜택을 줬으면 합니다."

'2021 서울 청년 정책 대토론'에 응모한 청년들은 저마다 치열한 조사와 연구 끝에 고안한 정책들을 이렇게 제안했다. 연합뉴스와 서울연구원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행사의 예선 공모에는 3주간(10월 25일∼11월 14일) 총 93개 팀이 참여했고, 심사를 거쳐 32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청년들은 ▲ 공정·상생 사회 ▲ 일과 미래(취·창업, 교육) ▲ 삶과 여가(복지, 건강, 문화) ▲ 청년 삶의 공간(주택, 주거환경, 교통) 등 4가지 주제로 청년들에게 '진짜' 필요한 정책 아이디어를 내놨다. 모두 당사자로서 직접 겪는 어려움과 행정적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실질적으로 반영한 것들이다.

'일과 미래' 부문에서 본선 진출팀으로 선발된 'CPR' 팀은 '노무·법률·수사·심리·의료 전문가들이 청년이 일자리를 얻고 난 후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주는 정책'을 제안했다.

팀 대표 이선민 씨는 1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임금 체불 문제가 있다면 원스톱으로 정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며 "애플리케이션으로 신청을 받고 상담사가 상담한 뒤 노무 문제 해결은 노무사를 연결해주고, 소송을 해야겠다고 하면 변호사를 소개해주고,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은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게 해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제가 30대 후반인데 20∼30대 초반에 취업하고 합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후 문제점이 생겼을 때 도와줄 수 있는 멘토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노무사 공부를 하고 있는데, 정작 회사에 다닐 때는 노무사를 찾아갈 생각을 잘 못 했다. 노동청에 갔을 때도 직원이 도와주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청년 일자리 문제를 계속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넷 검색을 하다 이 대회를 알게 돼 참가 신청을 했다"며 "청년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마음으로 정책을 만들자는 뜻에서 팀명을 'CPR'로 지었다"고 했다.

다른 본선 진출팀인 '해치' 팀은 '청년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같이 살기 대출'을 제안했다.

팀 대표인 정윤오 씨는 "직접 집을 구해보고 전세대출 제도를 이용해 봤는데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전셋값이 오르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며 "더 나은 집을 구할 방법이 어떤 게 있을까 생각해보다 '같이 살기 대출'을 떠올리게 됐다"고 했다.

그는 "혼자서 (보증금) 1억원짜리 방을 구하면 상태가 안 좋은데, 둘이서 2억원짜리 방을 구하면 상태가 좋은 집이 많다. 이런 걸 지원하는 정책이 없는데 한번 해보면 어떨까 했다"며 "정부가 룸메이트를 구해주는 건 아니고,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서로 찾아서 신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 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결성됐는데, 다들 열심히 해주고 생각이 잘 맞아서 더 애착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며 "서울시에 좋은 기존 정책도 많은데, 저희 정책이 실제로 반영된다면 청년 거주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다른 팀인 '참여의 힘'은 '청년사회활동 인증·보상제도 청년페이'를 제안했다. 청년들의 사회활동 참여를 독려하도록 인센티브나 포인트를 지급하자는 내용이다.

이 팀 대표 조용환 씨는 "청년들이 사회 참여를 하면서 더 많은 혜택을 받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광주광역시나 전북 익산, 전남 순천에서는 이미 청년들이 시정이나 구정에 참여할 때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는데, 서울시도 위원회 등 참여를 보상해 주는 제도가 있었으면 해서 제안하게 됐다"고 했다.

또 "활동 내역이 한 곳에 모여서 인증되거나 출력되면 좋겠다"며 "예를 들어 미래청년기획단에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기후환경본부에서도 하면 각각 요청해서 발급받아야 하는데, 청년포털에서 일괄적으로 한 번에 출력이 돼서 경력증명서 같은 개념으로 나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희 팀은 참여할수록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팀을 보니 좋은 의견들을 제안해 주셨고, 제안한 내용이 전부는 아니더라도 서울시정에 반영되면 좋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이번에 본선에 진출한 32개 팀은 1대 1 토너먼트 방식의 토론 대회를 치르게 된다. 이들은 지난달 말 이틀간 서울연구원이 진행하는 전문가 멘토링에 참여해 정책 제안 내용을 보강하고 구체화했다.

토론 대회는 이달 4일부터 진행되며, 8강에서 승리한 4개 팀은 11일 하루 동안 4강과 결승을 잇달아 치른다. 결승전에서 확정된 우승팀은 상금 1천만원과 함께 서울시 청년정책 검토·자문에 참여할 기회를 얻는다.

아울러 본선 진출 32개 팀의 제안 내용은 서울연구원의 후속 연구를 거쳐 심화 발전되며, 향후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을 통해 실제 정책으로 구현된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디자인팀 제공]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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