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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패배에 이례적 '극대노' 벨 감독의 열정…아시안컵이 다가온다[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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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대한민국 벨 감독이 3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과 뉴질랜드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2021.11.30.고양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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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양=정다워기자] “오늘 많이 아쉬워요. 전반전 경기 좋았어요. 후반전 못했어요.”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은 3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두 번째 평가전에서 0-2로 패배한 후 결과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어설프지만 비교적 정확한 발음의 한국말로 먼저 이야기한 벨 감독은 이어 영어로 ‘속사포’를 날리기 시작했다. 그는 격양된 어조로 “이 경기를 졌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전반에는 사실상 4-0에 가까운 경기를 했는데 골을 넣지 못했고 후반에는 경기력이 안 좋았다”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감정적으로 화가 난 듯한 벨 감독은 점점 언성을 높였다.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 정도로 격하게 이야기하는 경우는 드물다. 게다가 이날 경기는 친선경기였다.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조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일정이었는데 벨 감독은 이례적으로 화를 내며 노골적으로 혹평했다.

벨 감독이 화가 난 이유는 명확하다. 전반전에 일방적인 경기를 하고도 한 골도 넣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반 45분만 놓고 보면 한국은 거의 7대3, 8대2에 가까운 경기를 했다.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이 잘 통했고, 추효주와 여민지, 최유리, 지소연 등을 중심으로 하는 공격 작업도 원활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 지소연의 중거리슛은 크로스바를 때렸고, 나머지 선수들이 시도한 결정적인 슛은 모두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걸렸다. 골키퍼가 잘한 것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선수들의 슛이 더 정교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한 대가는 혹독했다. 한국은 후반 막판 역습으로 두 골을 얻어맞으며 패했다. 벨 감독이 ‘극대노’ 한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벨 감독은 후반 막판이 되자 벤치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봤다.

단순히 경기 결과, 내용 때문만은 아니다. 이제 곧 아시안컵이 다가오는 것도 벨 감독을 더 예민하게 만든다. 여자대표팀은 다음해 1~2월 인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한다. 벨 감독은 도쿄올림픽 예선에서 잘 싸우고도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아시안컵에서는 성과를 내야 하는 압박감을 안고 있다. 허탈한 패배에 화를 낸 배경이다.

벨 감독은 “기회가 있을 때 살려야 한다. 실점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의 경기 계획을 90분간 유지해야 한다”라면서 향후 과제를 설명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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