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매파 발톱' 드러낸 파월…조기 금리인상 우려에 다우 1.9%↓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0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서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며 뉴욕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29일 낙폭을 일부 회복했던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날 다시 상승폭을 반납했다. 투자자들이 극도로 예민해진 상황에서 뉴스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현재 경제가 매우 견고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자산 매입 축소에 속도를 내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다음 연준 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공급망 문제가 더 꼬이면 인플레이션이 더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이런 측면에서 연준이 보다 적극적인 대처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으로 2주 동안 새로운 변이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연방시장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수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테이퍼링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것은 조기 금리인상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오미크론 변이 발생으로 고용과 경제에 하방효과가 발생하고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 4일 연방시장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 매월 150억달러씩 채권 매입을 줄여 나가는 것을 골자로 한 테이퍼링 기본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6.2% 오르는 등 진정이 되지 않자 테이퍼링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평소 통화정책을 큰 방향 전환에 대해서 제롬 파월 의장은 FOMC 후 기자회견 같은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곳에서는 언급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이날 의회에서 테이퍼링에 변화를 가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연임을 확정함에 따라 파월 의장이 본격적으로 매파적 발톱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 초반 하락세를 만회하던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알려지며 크게 밀렸다.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86% 하락 마감했으며 S&P 500 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1.90%, 1.55% 하락했다. 중소형주 위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는 1.92% 하락했다. 최근들어 약세장에서 중소형주들이 더욱 큰 폭으로 하락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하락장에서 애플은 주요 기업 중 유일하게 3.1%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2조 7100억달러로 불어났다.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인 애플의 주가가 이렇게 크게 상승한 것은 이례적이다.

구글(-2.50%), 아마존(-1.53%), 메타(-4.01%), 마이크로소프트(-1.79%) 모두 이날은 약세를 보였다.

애플은 불확실성 상황에서 가장 안전한 주식으로 평가를 받은 셈이다.

로라 마틴 니댐(Needham) 애널리스트는 CNBC에 "애플은 엄청나게 현금흐름이 좋기 때문에 경제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버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됐다"고 말했다. 그는 "폭풍을 견디고 파산을 피할 수 있고, 재무적 부담을 버틸 수 있는 회사들로 투자가 이전하고 있다"며 대형주가 위기 속에서 더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벤치마크로 쓰이는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1.511%로 거래를 시작한 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불안감으로 1.412%까지 하락했다가 파월 의장의 테이퍼링 일정 단축 발언에 한 때 1.524%까지 치솟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이후 다소 금리가 하락해 미 동부시간 오후 4시 30분 현재 1.449% 에서 거래 중이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