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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손님늘고 연말대목 눈앞인데" …한달만에 또 장사 못하나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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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최대 3배 늘어…연말 특수 기대하고 있었는데 막막"

"위드코로나 전 하루 매출 0원도…장사만 하게 해달라"

뉴스1

3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 2021.11.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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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구진욱 기자,이정후 기자 =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 한 달을 맞은 1일. 서울 주요 지역 자영업자들은 위드코로나 특수를 한 달도 채 누리지 못하고 불안해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3000~4000명씩 나오고 있고, 오미크론 감염 의심 사례가 처음으로 발견되면서다.

이들은 거리두기 4단계 때와 비교해 적게는 10%, 많게는 200%까지 매출이 뛴 상황에서 다시 방역체계가 강화돼 매출이 바닥을 기지 않을까 우려헀다.

비 내리는 11월의 마지막 날 오후 7시35분 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 곱창집. 가게 안 테이블은 곱창을 먹으며 술을 마시는 손님들로 가득 찼다. 이 정도면 장사가 잘되는 편이지만 주인 A씨(40대)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다.

A씨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새벽 4시까지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지만 지금은 밤 10시가 넘으면 손님이 많지 않아 영업시간을 자정까지로 줄였다"며 "매출도 위드코로나 이후 많이 늘 것으로 예상했는데,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알바를 자르고, 위드코로나 됐다고 해서 알바를 새로 뽑았는데 시간제한이 생기면 다 자를 판"이라며 "나도 사람인지라 직원을 뽑아놓고 자르고 싶지 않은데 계속해서 바뀌는 방역방침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2차 손님이 많은 맥줏집이나 포차 주인이 느끼는 불안감은 더욱 크다.

서대문구 창천동에서 맥줏집을 운영 중인 B씨(50대)는 "주말에만 매출이 15~20% 가량 늘었지만, 기대한 것보다는 훨씬 못 미친다"고 걱정했다. 그는 최근 다시 방역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한마디로 절망적"이라며 "위드코로나 전에는 하루 매출이 10만원도 안 나오는 날이 많았다. 2차 손님 중심이라 오후 8시부터 손님이 오는데 제발 밤 12시까지라도 영업을 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포차를 운영하는 C씨(50대)도 "위드코로나 이후 20% 정도 매출이 늘었다"면서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코로나19 여파에 일찍 파하는게 익숙해져서 그런지 실제 매출 상승은 훨씬 적었다"고 밝혔다. C씨는 "위드코로나 전에는 매출이 0원인 적도 많았다"며 "방역을 다시 조이면 극단선택을 할 것 같다. 포차는 오후 8~9시 돼야 사람이 오는데 한 시간 할거면 뭐하러 장사를 하겠나"고 되물었다.

홍대입구역 주변뿐 아니라 다른 지역 자영업자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용산구 이촌동에서 3년째 중식집을 운영 중인 송모씨(40대)는 "위드코로나 이후 10~20% 정도 매출이 좋아지긴 했다"며 "연말에는 보통 매출이 10% 더 늘기 때문에 연말특수를 기대하고 있는데 최근 다시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나와 걱정이 크다. 아직 취소하는 손님은 없지만 2단계 전환을 유보한다는 내용이 지난 29일 발표돼 주말이나 다음주에는 취소건이 많이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포구 공덕동에서 부모님과 함께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모씨(30대)도 "거리두기 4단계 때보다 20~30% 정도 손님이 늘고 있기는 한데 거리두기 이전 한 달에 500만원씩 냈던 적자를 메우기 위해 받은 대출금을 갚고 있는 정도"라며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시간 제한만 다시 안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시민들도 약속을 하나둘 취소하는 분위기다. 직장인 송모씨(33)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다음달 부서 회식이 취소됐다"며 "대규모 회식은 올초 이직 후 이번이 두번째여서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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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 2021.11.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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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를 맞아 가게를 새로 열려다 날벼락을 맞은 경우도 있다.

이촌동에서 치킨집 오픈을 준비 중인 김모씨(50대)는 "댄스스포츠 학원을 하다가 집합금지로 버틸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위드코로나를 한다길래 업종을 바꿨다. 이번주 오픈인데 다시 방역 강화 이야기가 나와 막막하다. 맥줏집은 새벽 1, 2시까지는 영업해야 마진이 남는데 오후 9, 10시까지 장사하라고 하면 전기세도 안 나올텐데 문 닫으란 이야기"라며 "이런 상황이라면 직원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회사들이 모여 있는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인근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오후 7시45분쯤 종로구 관철동의 횟집은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붐볐다. 공평동 꼼장어집 10여개의 테이블은 만석이었고, 가게 앞에는 10명 가까이 줄을 서 있었다.

2015년 은퇴 후 횟집을 차렸다는 사장 D씨는 "매출이 3배는 늘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 같다"며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사태를 겪다보니 방역 강화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영업제한을 하면 손실보상을 해줄테니"라고 말했다.

꼼장어집 주인 E씨(30대)는 "코로나19 이전의 90%까지 매출이 회복했고, 거리두기 4단계 때보다는 1.5배 정도 늘었다"고 했고, 관철동의 맥줏집 직원 F씨(20대)도 "위드코로나 후 금토일엔 거의 만석이다. 거리두기 4단계 때보다 2~3배 손님이 는 것 같다"고 밝혔다.

3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032명 발생했다. 이는 전날의 3309명보다 277명 줄어든 것이지만, 화요일 발생 확진자 중 최다 규모다. 위중증환자는 661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고, 서울의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병상 가동률이 90%를 넘어섰다. 특히 이날 오전 서울 빅5 상급종합병원에 남은 코로나19 중증병상은 6개 뿐이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30일 오미크론 감염 의심 사례도 처음으로 발견됐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40대 부부가 오미크론 감염으로 의심돼 변이 확정을 위한 검사를 시행 중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주(11월21일~27일) 코로나19 유행 위험도가 전국 단위에서 '매우 높음'이라고 진단하고, 사적모임 인원을 제한하거나 인원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국민 불편과 민생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향후 추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 시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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