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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차전지 소재를 핵심축으로” 친환경사업 확장 속도낸다 [K브랜드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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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포스코

해외서 안정적 원료 조달망 확보

가공·공급해 글로벌 가치사슬 구축

2030년까지 리튬 22만t 공급 계획

꿈의 ‘전고체전지 소재’ 개발도 박차

“전기차 시장 파트너 자리매김 할 것”

세계일보

포스코가 인수한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는 리튬 매장량이 인수 당시 추산한 것보다 6배 많은 것으로 검증됐다. 사진은 아르헨티나 리튬 시험생산 시설 전경. 포스코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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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십년간 한국에서 포스코는 철강과 동의어였다. 20세기 한국 중공업 발전사의 상징이기도 했다. 강철처럼 우리 산업을 뒷받침해온 포스코가 최근 급변하는 환경에 맞춰 신사업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와 수소가 사업구조 전환의 두 축이다. 포스코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철강에 맞먹는 그룹 핵심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친환경 소재 전문기업이라는 포스코의 방향성은 올해 4월 창립 53주년을 맞아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이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단적으로 읽힌다. 최 회장은 저탄소·친환경 흐름을 언급하며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육성 중인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생산능력을 증강하고, 그룹 역량을 결집해 리튬, 니켈, 흑연 등 원료에서부터 양·음극재로 이어지는 가치사슬(밸류 체인)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전기차 전용 강재, 모터코어 등 핵심부품, 이차전지 원료 및 소재를 아우르는 전기차 시장의 신뢰받는 파트너로 성장하자”고 했다.

◆4개국에 편중된 리튬 2010년부터 선점

포스코그룹은 이미 해외에서 리튬·니켈·흑연 등 이차전지 핵심 원료를 확보한 후 이를 이차전지 소재로 가공해 공급하는 가치사슬을 탄탄히 구축 중이다.

이차전지 생산을 위해서는 첫 단추인 안정적 원료 조달이 필수다. 자원 빈국인 한국으로서는 특히 그렇다. 이차전지는 양·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으로 구성되며, 이 중 양극재는 리튬·니켈·코발트·망간 등을 원료로 한다.

리튬은 전기차 1대당 약 40㎏이 필요한 핵심 원료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50년 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필요한 리튬은 2018년보다 5배 늘어난 41만5000t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리튬 매장량의 82%가 칠레(44%), 호주(22%), 아르헨티나(9%), 중국(7%) 4개국에 편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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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리튬을 경제적·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2010년부터 광석 리튬·염수에서 배터리급 고순도 리튬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2017년 탄산리튬, 2018년 수산화리튬을 국내 최초로 생산했다.

올해 4월에는 호주 필바라 미네랄스와 합작회사 ‘포스코리튬솔루션’을 출범시키고, 리튬 정광을 장기 공급받기로 했다.

포스코리튬솔루션은 광석 리튬으로부터 수산화리튬을 추출하는 사업을 하게 된다. 수산화리튬은 산소와의 반응성이 큰 리튬을 배터리용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산화물 형태로 바꾼 것이다. 탄산리튬보다 배터리 용량과 수명을 늘리는 데 유리해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로 많이 쓰인다. 수산화리튬의 원료는 크게 물에 용해된 염수 형태 리튬과 광석 형태로 나뉘는데, 광석 리튬이 염수보다 생산 공정이 간소하다.

포스코리튬솔루션은 올해 5월 전남 광양 율촌산업단지에 수산화리튬 공장을 착공했다. 공장은 19만6000㎡ 부지에 7600억원을 들여 세워진다. 2023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완공되면 연간 4만3000t, 전기차 100만대 분량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포스코가 확보한 리튬 원료가 이 공장에서 수산화리튬으로 가공된 후 포스코케미칼로 넘겨진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수산화리튬 100%를 이런 과정을 거쳐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포스코는 이 외에도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서 리튬 원료를 추가 확보했다. 이 염호는 추가탐사 결과 리튬 매장량이 인수 당시 추산한 220만t보다 6배 늘어난 1350만t이라고 글로벌 컨설팅사인 미국 몽고메리사가 검증했다. 현재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연산 2500t 규모의 리튬 시험생산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연산 2만5000t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리튬 매장량의 87%가 염호에 있으며, 아르헨티나·볼리비아·칠레의 ‘리튬 삼각지대’가 염호의 75%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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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양극재 원료 확보를 위해 올해 5월 호주의 니켈 광업·제련 전문회사 레이븐소프 지분 30%를 약 27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사진은 레이븐소프사 니켈광산 전경. 포스코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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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켈·흑연 공급도 탄탄… 전고체 소재 개발도

포스코그룹은 양극재 필수원료인 니켈 확보를 위해서도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고순도니켈 생산도 추진한다. 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니켈은 여러 나라에 분산 매장돼 있으나 현재 국내 니켈광 매장량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5월 호주의 니켈 광업·제련 전문회사 레이븐소프 지분 30%를 2억4000만달러(약 27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2024년부터 니켈 7500t(니켈 함량 기준)을 공급받을 권리를 확보했다.

또 올해 7월 그룹사인 SNNC의 기존 설비와 연계한 투자를 통해 2023년까지 연산 2만t(니켈 함량 기준) 규모의 이차전지용 고순도니켈 정제공장을 신설키로 했다. 고순도 니켈 2만t은 전기차 5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SNNC는 스테인리스 원료용 페로니켈을 제련하는 설비를 보유 중으로, 여기에 철을 제거하는 탈철공정을 신설한다. 니켈 순도 20%인 페로니켈이 탈철공정을 거치면 순도가 70~75%로 올라가며, 포스코는 다시 이를 정제해 순도 99.9% 이상의 고순도니켈을 만든다. 포스코가 공장 설립에 1700억원, SNNC가 설비 추가에 6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정제공장은 SNNC와 인접한 광양제철소 동호안 부지에 들어선다.

포스코그룹은 음극재 원료인 흑연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 초 아프리카 탄자니아 흑연광산을 보유한 호주 광산업체 블랙록마이닝 지분 15%(약 82억원)를 인수해, 흑연 수급 다변화를 꾀했다.

이 같은 원료 공급망 강화와 소재 개발을 통해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리튬 22만t, 니켈 10만t을 자체 공급하는 가치사슬을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차세대 이차전지로 주목받는 전고체전지 소재 개발에도 나선다. 리튬이온 전지와 같은 기존 이차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액체 전해질이 이온을 전달한다. 전고체전지는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로,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낮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장점이 있다. 안전성이 높기에 안전장치가 따로 필요 없고 고체 전해질이 분리막 역할까지 대신해 전지의 고용량화·소형화가 가능하다. 그만큼 전기차 주행거리를 높일 수 있다. 다만 낮은 이온 전도성, 제조 공정과 양산화의 어려움, 높은 단가 등이 상용화의 걸림돌이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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