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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아파치 대대·2사단 포병 본부, 한국에 상시 주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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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그동안 한반도에 순환 배치해 왔던 아파치 가디언(AH-64E) 공격용 헬리콥터 대대와 미 2보병사단 포병대 본부의 상시 주둔을 공식화했다. 또 지난 트럼프 행정부 때 주한미군 감축론이 등장했던 것과는 달리 주한미군을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글로벌 배치 태세 검토(GPR·Global Posture Review)’를 승인했다. GPR은 안보환경이 변화할 때 이에 맞춰 해외 주둔 미군의 배치 계획을 총점검하는 보고서다. 미 국방부가 이날 공개한 GPR의 핵심 키워드는 반중국이다. 바이든 정부 안보정책의 중심이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재확인하면서 전 세계 미군 배치를 소폭 조정해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우선 미 국방부는 기존 주한미군 배치 태세에는 변화가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마라 칼린 국방부 정책부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내년 발표 예정인) 국가안보 전략을 검토하면서 북한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밝혀 둔다”며 “우리는 한국에서의 군 배치 태세를 아주 강력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 시점에서 어떤 변화도 밝힐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주한미군 규모 유지 … 중국의 남중국해 위협엔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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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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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주한미군은 9개월 단위로 순환 배치하는 기갑여단과 미 7공군 사령부 예하 2개 비행단 등 전투부대를 중심으로 현행 수준인 2만8500명을 유지하게 됐다. GPR에는 주한미군의 현재 병력 규모를 유지하되, 한반도에 순환 배치하는 공격용 헬리콥터 대대와 미국 본토에 있던 제2보병사단의 포병대 본부를 상시 주둔 부대로 전환하는 데 대한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승인도 포함됐다.

앞서 주한미군은 지난 9월 공격용 헬리콥터 대대를 상시 주둔 부대로 배치했으며, 미 워싱턴주에 있던 2사단 포병대 본부를 경기도 평택 험프리스 기지로 재배치한 바 있다. 이런 전력 배치가 이번에 공개한 GPR의 일환이었다는 풀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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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미군 주둔 규모.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탱크 킬러’로 불리는 아파치 가디언은 세계 최강의 공격헬기다. 한국 육군도 36대를 전력화해 운용하고 있다. 유사시 북한군 전차 궤멸 임무를 수행하는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이 헬기는 70㎜ 로켓과 30㎜ 기관포, 적 전차와 벙커를 장거리에서 무력화할 수 있는 헬파이어 미사일 등을 기본으로 장착할 수 있다.

미 2사단 포병대 본부는 1965년부터 2006년까지 한국에 주둔했던 부대다. 2006년 11월 미 육군 재편으로 일시 해체됐다가 2014년 본토에서 재창설했다. 15년 만에 한국에 재배치된 포병대 본부는 대령급 지휘관을 비롯해 100명 정도의 소규모 부대지만 미 2사단 주력 포병 전력이다. 3개의 다연장로켓포(MLRS) 대대를 예하에 둔 제210 화력여단을 직접 지휘한다.

210 화력여단은 서울 이북 지역에서 북한군의 장사정포 공격에 대비해 맞불 포격을 하는 부대다. 즉 ‘서울 불바다’를 위협하는 북한군을 개전과 거의 동시에 궤멸하는 ‘대북 불바다’ 부대로 불린다. 따라서 아파치 공격헬기 부대와 포병대 본부를 상시 주둔으로 전환하는 것은 유사시 주한미군의 대응 능력을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괌·호주 미군기지 증강 카드 꺼내

미 국방부는 또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핵우산과 재래식 전력을 제공하는 ‘확장 억지력(Extended Deterrence)’에도 변화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칼린 부차관은 “가까운 동맹에 대한 우리의 확장 억제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어떤 변화에 관해서도 이야기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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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핵우산’ 정책 재확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는 또 “우리는 북한의 문제 있고 무책임한 행위에 대해 계속 우려하고 있다”며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방한 기간 중 대화의 강력한 주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오스틴 장관은 다음 달 2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리는 제53차 한·미 안보협의회(SCM)에 참석한다.

미 국방부는 이번 GPR이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칼린 부차관은 “이번 검토는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와 추가 협력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에 기여하고, 중국의 군사적 공격성(aggression)과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는 방안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간 갈등이 경제, 안보, 인권, 대만 문제 등 전방위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중국 견제 군사 전략을 GPR에 반영했음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에 대중 견제 참여 요구 커질 듯

연장선상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괌과 호주 미군기지의 비행장 및 기타 인프라 시설을 개선하고, 태평양 도서 지역의 인프라 시설 강화, 호주에 순환 공군부대 배치 등을 GPR에 담았다. 이는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 전략 등에 대응하면서 서태평양에서 미국의 우월성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중국 견제를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다음 수순은 이 지역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 대중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것이다. 한국을 향해서도 대중 견제에 함께 나서자는 요구가 더욱 거세어질 전망이다. 내년 대선을 거쳐 5월 차기 정부가 들어서면 대중 견제 체제인 오커스(AUKUS)와 쿼드(QUAD) 참여 요구가 본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지난달 미국 평화연구소(USIP)가 주최한 대담에서 “오커스는 ‘개방형 구조(open architecture)’ 중 하나”라며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SCM에서 중국, 그리고 중국이 역내에 계속 제기하는 도전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중국 위협론을 앞세워 군비를 증강하고 군사력을 확장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미국이 가상의 적을 만드는 냉전적 사고를 버리고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을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은 “미군 측의 검토 결과 보고는 인도·태평양 군사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면서 “이는 미국이 전력을 다해 중국을 억제하고 포위하려는 진의를 잘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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