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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파월 "오미크론, 물가·고용에 악영향"…테이퍼링 속도 조절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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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미크론 변이 충격 ◆

매일경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경제활동에 하방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인플레이션 대처 방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할 예정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하루 전 사전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오미크론 변이 출현은 고용과 경제활동에 하방 위험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을 달성하고 완전한 고용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6일 '블랙프라이데이' 폭락장을 경험했던 뉴욕 증시는 29일에는 대형주 위주로 반등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보다 0.68%, 1.32% 올랐다. 나스닥지수는 1.88%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머지않아 오미크론 변이 확진 사례가 미국에서도 발생하겠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패닉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다"며 진정시킨 영향을 받았다. 미국은 봉쇄 정책을 부활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뉴욕 증시가 마감된 이후 오후 늦게 전해진 파월 의장 메시지는 시장을 다시 혼란에 빠뜨렸다.

연준이 '돈줄 죄기'에 본격 들어서는 관문에서 이런 돌발 변수에 직면함에 따라 상황이 심각해지면 테이퍼링(유동성 공급 축소) 일정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미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선 월가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소비가 위축되는 등 경기 회복을 둔화시켜 인플레이션 우려를 낮출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공급망 병목 현상을 가중시켜 인플레이션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매우 복잡한 방정식이 됐다.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을 증대시켰다"고 말한 것이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을 대변한다.

파월 의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노동시장 진전을 둔화시키고, 공급망 교란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공급망 차질이 얼마나 지속되고 어떤 영향을 줄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물가를 끌어올린 요인들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오히려 반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만약 오미크론 변이가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다면 상품과 노동력 공급 회복이 가속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시나리오에 따른 가정이 전제된 것이기는 하지만 낙관적 견해라 주목을 받았다. 골드만삭스는 데이터가 구체화될 때까지 기존 경제 전망을 수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세계 성장 전망에 타격을 입히고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엘레나 더거 무디스 전무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공급망 혼란과 물가 상승, 노동력 부족이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글로벌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위험이 된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연말 여행·쇼핑 성수기의 소비 수요에도 오미크론 변이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오미크론 변이로 시장의 위험 회피 성향이 커지면 외국에서 들어오는 투자에 의존하는 신흥국들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아직 전염성, 중증도 등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오미크론 변이가 초래할 경제적 파장을 예상하긴 어렵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 물가 상승을 불러와 거시경제적 대응을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 서울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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