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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트위터 떠나는 창업주…가상화폐 사업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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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트위터 공동창업자인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사진)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도시 CEO는 2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공개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덕목으로 여겨지는 '창업자 경영'이 항상 긍정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전제한 뒤 "궁극적으로 단일 장애점(single point of failure)은 심각하게 회사를 제약하고 시스템 전체를 망가뜨리기 때문에 한 회사가 창업자의 영향이나 지시로부터 자유롭게 홀로 설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일 장애점은 컴퓨터 용어로 특정 요소가 작동하지 않으면 전체 시스템이 중단되는 핵심 요소를 가리킨다. 그만큼 자신이 물러나도 전체 시스템이 잘 작동되기를 바란 셈이다. 트위터 이사회는 후임 CEO로 파라그 아그라왈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임명했다.

아그라왈 CEO는 AT&T,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등을 거쳐 2011년 트위터에 합류했다. 아그라왈 CEO는 "합류한 것이 10여 년 전인데 마치 어제와 같다"면서 "그동안 도전과 장애, 승리와 실수를 목격했지만 트위터의 놀라운 영향력을 계속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조용히 활동해 전임자와는 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시는 그동안 턱수염을 길게 기르고 코걸이를 하는 등 미국 혁신 기업에서 가장 수수께끼 같은 인물로 꼽혀왔다. 특히 유달리 가상화폐에 집중했다. 디지털 결제 서비스 업체인 스퀘어 CEO를 겸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그는 "아프리카에 비트코인의 미래가 있다"면서 "3~6개월간 아프리카에 머물겠다"고 깜짝 선언한 바 있다. 이러한 돌출 행동에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트위터 지분을 대폭 매입한 뒤 도시의 퇴장을 요구한 적도 있다. 이후 트위터는 이사진 임명과 자사주 20억달러 매입 등을 조건으로 도시 CEO를 유임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번에 물러나는 도시가 향후 가상화폐 생태계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실제로 "스퀘어나 트위터 경영을 하지 않는다면 비트코인 관련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도시는 핀테크 업체 스퀘어에서는 CEO로 활동할 예정이다.

스퀘어는 트위터와 달리 가상화폐에 적극적인 행보를 펼쳐왔다. 올 2월 현금 자산 중 2%를 비트코인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6월에는 블록스트림이라는 비트코인 채굴 기업의 태양광 채굴 사업 부문에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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