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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카스트로’… 온두라스 첫 여성 대통령 탄생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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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 출신 시오마라 카스트로

쿠데타로 실각한 남편 대신 출마

개표율 51%서 집계 중단됐지만

득표율 53%… 與후보와 20%P 差

“대만과 단교, 중국과 협력” 공언

양안 갈등 대리전… 美서도 촉각

세계일보

28일(현지시간)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자유재건당 대통령 후보 시오마라 카스트로가 손가락으로 지지자들에게 승리의 브이(V)자를 그려 보이고 있다. 테구시갈파=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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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 온두라스에서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이 점쳐진다. 영부인 출신인 시오마라 카스트로(62)는 12년 전 쿠데타로 실각한 남편을 대신해 본인이 직접 좌파 정당의 대통령 후보로 나서 관심을 끌었다. 개표가 절반을 넘긴 상황에서 집계가 중단돼 최종 결과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쿠바와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 좌파 지도자가 이끄는 주변국들은 일찌감치 ‘돌아온 카스트로’를 반겼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자유재건당 후보 카스트로는 개표율 51% 상황에서 53%를 득표해 여당인 국민당의 나스리 아스푸라 후보를 20%포인트가량 따돌렸다. 온두라스에서는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동생 토니가 미국에서 마약 밀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데 이어 대통령 본인도 연루 의혹을 받고 기소될 위기에 처했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진 만큼 변화에 대한 갈망이 컸고, 이는 67%라는 1997년 이후 최고의 투표율로 나타났다.

그러나 개표율이 절반을 넘긴 이후 갑자기 집계 공표가 중단됐다. 미주기구(OAS) 선거관리단장인 루이스 기예르모 솔리스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개표 지연과 관련해 특이사항은 보고받지 못했다”며 “투표 과정이 순조로웠던 만큼 개표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공식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쿠바와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지도자들은 일제히 트위터 등을 통해 카스트로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남겼다. 모두 좌파 정상들이다. 카스트로도 축하 인사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등 당선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카스트로는 2009년 쿠데타로 축출된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의 부인이다. 셀라야는 중도우파 후보로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취임 후 왼쪽으로 선회했다. 카스트로도 퍼스트레이디로서 사회 개발 등에 적극 나섰고, 남편이 대통령직을 잃은 뒤에는 좌파 정당을 창당해 재기를 노렸다. 그의 노선은 한때 사회주의 맹주를 꿈꿨던 우고 차베스(2013년 사망)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비견될 정도로 뚜렷한 좌파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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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현지시간) 온두라스 대선 투표 종료 후 좌파 야당 자유재건당의 시오마라 카스트로의 지지자들이 수도 테구시갈파의 당사에 모여 카스트로의 사진을 든 채 환호하고 있다. 테구시갈파=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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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는 마약 밀매와 정부 부패 같은 고질적인 문제에 지난해 11월 초강력 허리케인 두 개가 연달아 강타하면서 수천 명씩 떼지어 미국으로 향하는 ‘캐러밴‘의 온상이 됐다. 카스트로가 공약한 ‘온두라스형 민주사회주의’가 캐러밴을 멈춰 세울지 주목된다.

이번 온두라스 대선은 양안(중국·대만) 갈등의 대리전으로도 관심을 끌었다. 온두라스는 지구상에 15개뿐인 대만 수교국 가운데 하나다. 카스트로는 대통령이 되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손잡겠다고 공언해왔다. 이 때문에 대만은 물론 미국도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대선 직전 이례적으로 국무부 고위 관리를 온두라스에 보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미국도 1979년 대만과 단교한 뒤 아직까지 대만을 국가로 승인하지는 않은 상태다.

조앤 어우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우리는 누가 당선되든 새 온두라스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공식 성명은 최종 선거 결과가 나온 뒤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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