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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표 얻으려고 양도세·가상자산 ‘감세’ 나선 거대 양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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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재부 간부들과 함께 자료를 보며 논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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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가구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올리고, 가상자산 과세를 1년 연기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으려고 거대 양당이 합심해 세금을 깎아주거나 미뤄준 것이다.

이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이 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아진다. 비과세 기준을 이렇게 올리면 9억~12억원 사이 1주택자들이 양도 차익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을 뿐 아니라, 12억원 이상 1주택 소유자들도 12억원까지 비과세가 적용되는 등 감세 혜택을 받는다. 기본적으로 ‘부자 감세’다.

게다가 양도세 비과세 기준 상향은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서 지금 살고 있는 주택을 매물로 내놓을 1주택자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반면에 이 가격대의 주택을 매수하려는 수요는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정부 여당이 올해 6월 주택 대출규제 완화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렸을 때, 6억~9억원 중저가 주택 수요가 늘면서 집값 급등을 주도했는데, 이번엔 12억원 이하 주택까지 수요가 따라붙을 수 있다. 과세 기준 변화가 집값 상승의 ‘가이드라인’ 구실을 하는 꼴이다.

가상자산 과세는 이미 지난해 말 세법 개정으로 내년 1월1일부터 250만원 이상 소득에 대해 20% 세율을 부과하기로 확정한 사안이다. 그동안 몇몇 여야 의원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등이 과세 연기를 주장하면서 혼선을 빚자, 9월 말 당정청 회의에서 유예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린 바도 있다. 그런데 법 시행을 불과 한달 앞두고 나라 살림의 근간이 되는 조세정책을 뒤집으려고 하는 것이다. 가상자산 투자자가 많은 2030세대의 표를 얻어보겠다는 계산이다.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다.

여야는 ‘자영업자 손실보상 50조원’ 등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대선 공약을 쏟아내면서도 정작 재원 마련 대책은 분명하게 내놓지도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투기성 자산에 대한 과세 유예에다 ‘부자 감세’까지 해주면 재정 여력은 더 빠듯해지고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불로소득을 제대로 거둬 집 없는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해 잘 쓰는 게 필요하다. 여야 모두 법 개정 추진을 중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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