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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플랫폼 규제?…쇠뿔 바로잡다 소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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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도대체 이 시점의 플랫폼 규제는 누구와 무엇을 위한 것?"

대선 앞두고 성급한 법제화 추진에 비판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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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가 주도한 '플랫폼 규제 이슈 토론회'가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류민호 동아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2021.11.30/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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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김정현 기자 = "도대체 이 시점에 디지털 플랫폼 규제는 누구와 무엇을 위한 것인가. 대선을 앞두고 혼란한 시기에 뭔가 도모하고자 하는 생각들이 있는 것 같다. 지금 시기에 국가적인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건 아닌 것 같고, 최소한 차기 정부에서 차분하게 추진하는 게 맞다. 이 시기에는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아달라."

최근 정부와 국회가 추진 중인 플랫폼 규제를 놓고 학계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플랫폼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법안을 충분한 검토 없이 진행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학계는 대선 정국으로 혼란한 시기에 정치적 의도, 규제 기관의 거버넌스를 둘러싼 권한 다툼이 개입돼 일사천리로 법안 처리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30일 학계가 주도한 '플랫폼 규제 이슈 토론회'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고려대 지능정보기술과 사회문제 연구센터(CIS), 스마트미디어 서비스 연구센터(SSRC)가 주최하고 정보통신정책학회(KATP), 한국미디어경영학회, 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가 주관한 이번 토론회는 '도대체 이 시점의 디지털 플랫폼 규제는 누구와 무엇을 위한 것인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성급한 플랫폼 규제, 충분한 논의 및 근거 부족해"

이날 사회자로 참석한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글로벌 디지털 경제 패권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경쟁을 하는 가운데 미국은 플랫폼을 지배하고 있고, 유럽연합(EU)은 자체 플랫폼을 육성하지 못해 플랫폼 공백 상태에 빠져 규제를 통한 방어를 택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토종 디지털 플랫폼을 보유한 거의 유일한 나라로 아직 업의 이력이 짧아 이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성급한 입법을 통해 불완전하게 규제하는 것은 국익이나 사회적 후생에 반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짚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을 투트랙 입법하기로 합의했다. 공정위 법안은 온라인 플랫폼 갑질, 방통위는 이용자 피해 방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25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방통위 소관의 플랫폼 이용자 보호법을 논의했으나 보류 처리됐다.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도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공정위의 '플랫폼 공정화법'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IT 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조처다.

이를 놓고 김성철 교수는 "외국 규제 같은 경우는 글로벌 빅테크 4~5개 정도를 겨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현재 수정안 같은 경우는 거의 20개 정도 기업을 겨냥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글로벌 빅테크 규모의 40분의 1 더 나아가서 한 100분의 1보다 더 작은 기업들을 규제하게 되는 현상들이 벌어지게 된다"며 "디지털 플랫폼의 사전 규제가 필요한지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 없이 두 개 부처는 법안을 내놓고, 정부와 여당은 이를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토론에 참석한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플랫폼의 속성상 네트워크효과, 규모의 경쟁, 범위의 경쟁 등으로 인해 플랫폼 시장을 승자독식 시장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규제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숙박 O2O, 검색 엔진 등 국내 시장을 놓고 보면 1위 사업자가 최근 몇 년 사이 뒤바뀌는 등 시장 경쟁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고, 서비스 전환이 쉽다는 얘기다. 승자독식이라는 전제부터 국내 상황에 맞는지 면밀히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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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플랫폼 패권 경쟁이 일어나는 가운데, 토종 플랫폼을 지닌 한국이 성급한 규제로 국익이나 사회적 후생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21.11.30/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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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을 위한 규제?…"전체 플랫폼 생태계 부담될 수 있어"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의 주된 목표는 플랫폼의 갑질을 막겠다는 건데,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목표로 하는 공정거래법의 취지에 비춰봤을 때 공정위가 공정 경쟁 쪽에만 초점을 맞춘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계약 단계에서 계약 기간을 명시하도록 하는 등 계약서 규제가 상황에 따라 플랫폼 이용 사업자에게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규제 비용이 이용 사업자에게 전이돼 전체 플랫폼 생태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EU, 미국과 국내 상황이 다른 데 규제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법제화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남훈 교수는 EU는 독자 플랫폼이 없는 상태에서 미국 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에서 규제를 시작했고, 미국은 경쟁법이 까다로운 상황에서 사전 규제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는 반면, 국내는 경쟁법을 비롯해 촘촘한 규제가 적용되는 상황에서 기존 유통업법과 비슷한 규제 논의가 나오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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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네이버, 카카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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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의도 의심, 대선 정국 지나 차분히 논의해야"

대선을 앞두고 규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점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이성엽 교수는 "갑질 방지라는 것이 소상공인들이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정치적으로 매력 있는 테마가 됐고, 그런 면에서 국회가 입법을 과감하게 시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런 정치적 이유 외에도 한국은 특이하게 시장 경쟁이 아닌 규제 기관들이 경쟁하게 됐다. 산업 융합이 일어나면서 부처들이 특정 영역에 조금씩 관여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 규제 기관 간에 경쟁이 일어나게 되고, 조직을 확대하고 예산을 확대하고 하는 경쟁들이 이런 입법 결과를 가져오게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공정위는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고 싶어 하고, 방통위는 조직이 축소된 상황에서 부가통신사업으로만 규제되던 부분을 플랫폼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플랫폼 사업자를 두고 불거지는 골목상권 침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 논란을 전통적인 대기업 관점에서 보면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류민호 동아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사업 확장을 통한 통합적 서비스 제공이 이용자들에게 더 큰 효용을 주며, 현재 플랫폼 사업자 사업 모델을 보면 전통 사업으로 확장하면서 성장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 미국도 정당한 M&A를 문제 삼지 않고, 시장 독점적 M&A에 대한 규제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요한 이슈고 문제들도 많지만, 급하게 결정을 내릴 필요는 없다. 현재의 기준은 너무 빠르게 진행된 과도한 규제"라며 "교각살우라는 말이 있듯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이는 꼴이 될 수 있다. 현재 법안은 많은 젊은 기업들이 성장하고 미래의 부가가치를 더 창출할 기회를 저해시킬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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