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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상무 아닌' 삼성 이태훈, 기자 우문에 현답 내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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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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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논현동, 박성윤 기자] 첫 시상식이었지만, 침착하게 주최측의 실수를 바로 잡았다. 삼성 라이온즈 이태훈이 생애 첫 KBO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태훈은 삼성 유망주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2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광주수창초-광주동성중-광주동성고-홍익대를 졸업하고 삼성의 선택을 받은 그는 퓨처스리그 4년째를 맞이하는 올해 잠재력을 뽐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이태훈은 8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289타수 83안타) 12홈런, 65타점, OPS 0.825를 기록했다. 삼성 퓨처스팀이 속한 남부리그에서 홈런왕, 타점왕을 기록했다. 퓨처스리그 전체로 보면 홈런은 2위, 타점은 1위다.

남부리그 홈런, 타점왕 수상을 위해 시상식 무대를 밟은 이태훈은 황급하게 자신의 소속을 수정했다. KBO에서 이태훈을 상무 소속으로 표기해 자막을 띄웠다. 이태훈은 "삼성 라이온즈 이태훈입니다. 상무 피닉스라고 돼 있어서 당황스럽다"라며 여유 있게 소속을 수정했다.

이어 "퓨처스리그에 있는 코치님,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내년에는 1군에서 좋은 경기력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시상식이 끝난 뒤 만난 이태훈은 "소속이 다르게 나오길래 먼저 삼성 라이온즈 이태훈이라고 말했다"며 시상식 당시를 돌아봤다. 그는 "올해 열심히 준비했고, 컨디션이 상당히 좋았다. 1군에서도 기회가 조금 있었는데, 기회가 오질 않아 많이 뛰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좋은 경기력을 바탕으로 9월 확대 엔트리 때 1군 콜업 된 이태훈은 대타로 두 번 출전해 2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지난 8월 22일 더블헤더 특별엔트리에 하루 콜업된 날을 포함해 총 5일 1군에 있었다.

이태훈은 "다른 점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환경, 분위기 그리고 팬들이 경기를 지켜본다는 것의 차이가 있긴 했다. 야구에서 다른 점은 느껴지지 않았다"며 짧은 1군 생활을 돌아봤다"

퓨처스리그가 생소해 자신을 잘 모를 수도 있는 팬들을 향해 자기소개를 했다. 그는 "나는 장타력을 가진 선수다. 롤모델은 오재일 선배다. 오재일 선배는 처음부터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가 아니라고 알고 있다. 하나하나 참고 이겨내서 현재 위치까지 올라가 대선수가 됐다고 알고 있다. 타격 스타일은 다르지만 오재일 선배께 배워야 할 점이 많다. 장타력과 수비력을 동시에 갖춘 타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퓨처스리그에서 홈런, 타점왕을 했지만, 바로 1군에 콜업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새로운 동기부여가 필요한데, 퓨처스리그에서 무언가를 이룬 선수에게 새로운 동기부여를 찾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홈런, 타점왕을 했지만, 내년에도 퓨처스리그에 있을 수 있다'며 '새로운 동기부여' 필요성에 대해 물었다. 취재기자의 '우문(愚問)'에 이태훈은 퓨처스리그에 있을 때 베테랑 선발투수 백정현에게 들은 이야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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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훈은 "백정현 선배께서 '1군에 있든 2군에 있든 열심히 안 할 건 아니잖아'라고 말해줬다. 잘하면 기회가 오지만, 기회가 오지 않더라도 내 할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게 백정현 선배의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동기부여를 찾아다니기 보다, 열심히 준비를 하면서 기회를 기다리는 일을 해야 한다는 '현답(賢答)'을 내놓았다.

홈런, 타점왕 2관왕을 차지하며 이태훈은 상금 200만 원을 손에 넣었다. 그는 해맑은 모습으로 "좋은 방망이를 사려고 한다. 내 손에 맞는 좋은 방망이를 찾았다. 그런데 비싼 방망이는 자루당 20만 원이 넘는다. 비싸서 쉽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신에게 맞는 좋은 방망이를 사겠다고 밝혔다.

이어 "홈런왕, 타점왕을 했는데, 타이틀을 생각하고 올 시즌을 치른 것은 아니다.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은 성적이 나고 상을 받을 수 있었다. 부담되지만, 내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수비와 주루가 부족하다. 오재일 선배처럼 미트를 잘 다루는 훈련을 해서 내야수가 잘못 던진 공을 잘 커버하고 싶다"며 겨울에 준비를 더 열심히 해보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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