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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박원순 성희롱 근거 자료 내라" 인권위 "2차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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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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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유족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지난 1월 성희롱 판정 및 2차 가해 중단 권고 결정과 관련해 법원이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을 인정한 주요 근거를 제출해달라”고 인권위에 요청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 이종환)는 30일 박 전 시장의 부인 강난희씨가 “국가인권위의 직권조사 결과 등 권고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행정소송의 2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원고 측은 인권위 결정의 주문 내용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낸 건데 실질적으로는 국가인권위가 무리하게 사실 인정을 했다는 것을 다투지 않느냐”며 “이 점에 대해서는 실체적인 자료 제출이 없어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인권위에 “재판부 입장에서는 인권위의 권고가 나온 핵심 근거 자료 정도는 내주는 게 어떨까 한다”며 자료를 요청했다.

지난 1월 국가인권위는 박 전 시장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이 업무와 관련해 피해자에게 행한 성적 언동은 인권위법에 따른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서울시 등 관계기관에 피해자 보호 및 2차 피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는 등 제도 개선에 대한 권고를 결정했다.

당시 국가인권위 발표에는 박 전 시장이 밤늦은 시간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 이모티콘을 보내고, 집무실에서 네일아트한 손톱과 손을 만졌다는 피해자의 주장은 사실로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박 전 시장 유족 측은 이같은 인권위 조사 결과에 반발해 지난 4월 이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인권위가 권한도 없이, 일방적인 조사에 근거해 성범죄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발표했다는 게 유족 측 주장이다.

하지만 인권위 측은 2차 피해 우려를 들어 재판부의 자료 요청에 난색을 보였다. 인권위 측은 “제출된 결정문에 어떤 자료를 근거로 결정했는지를 충분히 기재했다”며 “인권위에서 조사한 참고인 진술 내용 등은 형사절차보다 민감한 인권침해 사건이어서 인권위에서 공개한 유례가 없다”고 했다. 이미 이 사건 피해자는 2차 가해에 시달렸고, 실명까지 노출된 상태인데 또 한번 자료가 법원에 제출되고 공개될 경우 예측할 수 없는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취지다.

이에 법원은 “모든 자료를 내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2차 피해 예방 권고 같은 결론을 끌어낸 성희롱 개연성 자료 같은 핵심적인 자료만 내 달라는 것”이라며 “재판부에 내는 것은 공표가 아니고, 재판부가 공개할 이유는 없다”며 인권위 측에 자료를 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법정에는 박 전 시장의 부인 강씨가 직접 출석했다. 강씨는 할 말이 있냐는 재판부 물음에 잠시 망설이다 “판사님께서 정확하게 판단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다음 재판은 내년 1월 18일에 열린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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