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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국 견제 위해 괌·호주 인프라 향상…주한미군 현행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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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외주둔 미군 배치 검토(GPR) 완료

“인도태평양에서 중국과 북한 위협 억제”

괌·호주에 이착륙장 등 군사 시설 향상

공격헬기부대와 포병대본부 한국 상시주둔

미 언론 “큰 변화 없어…중국과 타지역 균형 어려움”


한겨레

마라 칼린 미 국방부 정책 부차관 대행이 29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2021 해외 주둔 미군 배치 검토’(Global Posture Review)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미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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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와 괌 등의 군사 인프라를 개선하기로 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주한미군 규모는 현재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미 국방부는 29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뒤 3월부터 진행해온 ‘해외 주둔 미군 배치 검토’(Global Posture Review·GPR)를 마쳤다며 이런 내용을 담은 검토 결과의 뼈대를 공개했다.

미국이 이번 검토에서 중점을 둔 것은 오스트레일리아와 괌 등의 역할 강화였다. 미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이번 검토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잠재적인 중국의 군사 공격과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고 지역 안정에 기여하는 구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동맹·파트너들과의 추가 협력을 지시”하는 것이라며 오스트레일리아와 괌 등 태평양 섬들의 인프라를 향상(enhancing)하고, 오스트레일리아에 순환 공군부대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프라 향상’이란 비행기 이착륙장 등 군사 기반시설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이 작업은 내년부터 시작된다.

마리 칼린 국방부 정책부차관 대행도 브리핑에서 “오스트레일리아에 순환 전투기·폭격기 부대가 새로 배치되고, 지상군이 훈련하고 병참 협력이 강화될 것이다. 또 괌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다양한 인프라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에 병참 인프라가 개선되면, 서태평양에서 유사사태가 발생할 때 부대 배치와 이송 능력이 향상된다.

미국이 오스트레일리아의 중요성에 주목한 것은 1990년대 이후 꾸준히 발전해 온 중국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 능력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만의 하나 미-중 사이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한국~일본 본토~오키나와 등 제1선에 배치된 미군 부대는 중국의 미사일 공격에 매우 취약해진다. 이에 대비해 2선과 그 바깥에 위치한 괌과 오스트레일리아의 능력을 높여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앞선 9월엔 영국과 함께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를 창설해 오스트레일리아가 핵추진 잠수함을 갖추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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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과 관련해선 기존에 순환배치 부대였던 아파치 공격 헬기 부대와 포병대 본부를 상시 주둔으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은 지난 9월 워싱턴주에 있던 제2보병사단의 포병대 본부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기지로 이전한 바 있는데, 이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상시 주둔으로 전환은 부대의 현지 적응도와 숙련도를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 현재 2만8500명 수준인 주한미군 규모를 유지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칼린 대행은 “주한미군 배치는 아주 강건하고 효과적이다. 현명한 배치”라며 “이 시점에서 발표하고 싶은 어떤 변화도 없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지(핵우산) 제공 원칙도 재확인했다. 주한미군 규모 현행 유지나 순환배치 부대의 상시 주둔 전환은 북한은 물론 중국 대응까지 염두에 둔 판단으로 보인다.

이번 검토에 앞서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0년 초중반부터 중국의 위협에 맞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시하는 ‘재균형 정책’을 펼쳐왔다.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검토를 시작한) 처음에는 중대한 병력 배치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는 느낌이 있었다”면서 “작업을 깊게 할수록, 우리는 전세계에 걸친 병력 태세가 전체적으로 옳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번 검토에서 중국 견제에 방점을 찍었다고는 하지만, 최근 대만 해협에서의 미-중 간 군사적 긴장 고조나 중국의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 등에 대한 미국의 공개적인 경계심 표출 등을 고려하면 미국이 대대적인 군사 태세를 전환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큰 변화는 없다면서, 이는 미국이 다른 지역에서의 방어 약속을 지키면서도 중국과 맞서기 위해 군사적 자원의 균형을 맞추는 게 어렵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중국 견제가 중요하지만 기타 지역에서 병력을 빼서 인도태평양 지역에 재배치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는 유럽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의 공격에 맞서 ‘전투에서 신뢰할 수 있는 억지력’을 강화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병력이 더 효과적으로 작전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독일 주재 미군 규모를 2만5000명으로 감축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침을 지난 2월 바이든 대통령이 폐지했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중동에 관해서는 “아프가니스탄 작전 종료(8월) 뒤 이란에 대한 접근법과 대테러 요구를 평가했다”며 “이란과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IS) 격퇴 작전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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