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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위드 코로나 한 달에도 웃지 못하는 자영업자 “겨우 숨통 트여… 거리두기 복귀는 절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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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낮 12시쯤 직장인들이 서울 종로구 일대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이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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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낮 12시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일대 음식점들은 점심식사를 해결하려는 직장인들로 붐볐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마스크를 벗고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몇몇 음식점은 대기 손님들로 긴 줄이 만들어질 정도였다. 근처 스타벅스·커피빈 등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는 앉을 자리가 부족했다.

이른바 ‘오피스 상권’으로 분류되는 이곳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타격을 입었지만, 지난 11월 1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되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되면서 저녁 손님이 늘고 있다는 게 자영업자들의 설명이다. 광화문에서 중국집을 하는 한 자영업자는 “점심시간 때는 손님 숫자가 비슷한 것 같다”면서도 “저녁에 직장 동료들끼리 와서 밥이나 술을 먹는 경우가 굉장히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예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이냐는 물음에 “아직 멀었다”고 답했다.

위드 코로나가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자영업자들의 주름살도 조금은 펴지는 분위기다. 다만 현장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웃을 때는 아니라는 반응이었다. 매출이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된 것도 아닌데, 정부가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은 연말연시에 또다시 영업시간이 제한되면 그때는 버티는 게 불가능하다며 벌써부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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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근처 먹자골목. 점심시간이지만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송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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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에서 참치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49)씨는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하루 매출이 두 배 가까이 뛰었지만 살얼음 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했다. 확진자 급증으로 언제 또다시 영업시간이 제한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김씨는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면서 사람이 줄었다”며 “코로나 때 임대료만 생각하면 진짜 피눈물이 났었는데, 다시 돌아가면 어떨 것 같냐”고 반문했다.

홍대거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56)씨는 “사람들이 일찍 집에 들어가는 습관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다”며 “영업시간이 늘어나 조금이라도 더 파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예전처럼 영업시간을 제한하면 더 힘들어진다”며 “상상하기도 싫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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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대표적인 유흥가로 손꼽히는 서울 강남구 일대 먹자골목. /윤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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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유흥가로 손꼽히는 서울 강남구 일대 자영업자들의 고민도 여전했다. 음식점 사장 김모(48)씨는 “위드 코로나 이후에는 조금 나아졌다”면서도 “아직 내보냈던 직원들도 다시 못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발병 이후) 2년 동안 손해 본 것을 위드 코로나 한 달 동안 번 걸로 만회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강남에서 돈가스집을 하는 김모(40)씨는 “코로나 전에 비하면 적은 액수지만 일단 한시름은 놨다”고 했다. 다만 “확진자가 점점 늘어나 걱정된다”며 “이제 겨우 밀린 임대료 냈는데, 거리두기로 돌아가면 정말 못 버틸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자영업자들은 사적 모임 인원을 제한하고, 영업시간 단축을 강요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방역 효과는 없는데 자영업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대표적인 실패한 정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날 정부가 연말 특별방역 대책을 발표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복귀를 검토하겠다고 한 것에 대한 격앙된 반응도 많았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백모(33)씨는 “코로나가 아무리 유행한다고 해도 예전처럼 영업을 아예 금지하고 시간과 인원을 제한하는 방식은 자영업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남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정모(38)씨는 “강남 상권 자체가 코로나를 겪으면서 많이 망했다”며 “2년 동안 피해 본 것 복구하려면 아직 멀었는데 거리두기 격상은 절대 안 된다. 편의점은 손실보상도 못 받았다”고 했다.

이학준 기자(hakjun@chosunbiz.com);최효정 기자(saudade@chosunbiz.com);송복규 기자 (bgsong@chosunbiz.com);윤예원 기자(yewon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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