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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살인' 유족 "경찰, 매뉴얼 따랐는데 죽었단 식…우릴 두번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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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토킹으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김병찬이 2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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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한 스토킹으로 경찰 신변 보호 대상자였던 30대 여성 A씨를 살해한 김병찬(35) 사건에 대해 유족 측이 "경찰이 할 거 다 했다고 하면서, 잘못한 게 없단 식의 마인드를 보인다"고 토로했다.

피해자의 동생 B씨는 지난 29일 JTBC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게 경찰의 의무고 그들이 할 일"이라며 "그냥 매뉴얼에 따라 했는데 피해자가 죽었다, 할 거 다 했다고 말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말이 경찰이 할 수 있는 말인지, 이런 경찰이 왜 필요한 건지 그러면서 본인들은 잘못한 게 없다는 식의 말을 듣고 우리 국민은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라며 "우리 유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B씨는 "스마트 워치도 위치가 잘못 찍혔고 스마트 워치에서 경찰 목소리가 들렸지만 이런 건 언니가 전달받지 못했다"며 "가해자가 같이 있는 위급한 상황에 목소리가 나와서 신고가 노출되었다는 것 자체가 경찰의 불찰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사건 당시 A씨는 스토킹 범죄 예방을 위해 경찰에서 나눠준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 워치의 기술적 한계로 경찰은 피해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고, 현장 도착 시간이 지체되는 사이 피해자는 사망했다.

B씨는 "(경찰이 스마트 워치 기능 보강을) 미리 했다면 우리 언니가 죽지도 않았을 텐데 왜 우리 언니를 잃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대응을 하는지 도저히 이해되질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가해자는) 경찰 신고에 대한 보복 살인을 한 것"이라고 했다. 피해자는 지난 6월 26일부터 총 5차례 김씨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언니가 경찰에 신고한 후 살인범이 흉기와 범행방법에 대해 검색했고, 사건 발생 하루 전에 흉기를 산 게 확인됐다"라며 "당연히 계획 살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이날 김씨가 자신을 신고한 피해자에게 보복하기 위해 살인을 저질렀다고 보고 적용 혐의를 살인에서 특가법상 보복살인으로 변경했다. 현행법상 보복 살인이 살인보다 형이 무겁다.

또 경찰은 스마트워치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스토킹범죄 대응을 강화한다는 대안을 내놨다. 경찰은 경찰청 차장을 팀장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스토킹 전담 경찰 인력과 관련 예산을 늘리고, 스토킹 범죄 매뉴얼을 개선하기로 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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