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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소부장⑤] '첨단산업 비타민' 희토류…91% 중국 의존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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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이경태 임은석 기자 = 2010년 9월 7일 일본은 동중국해 지역에서 중국 선원을 구금했다. 중국과 일본은 동중국해 일부 섬을 두고 치열한 영유권 분쟁을 치르던 때였다.

중국은 자국 선원을 석방시키기 위해 희토류 수출 금지 카드를 꺼내들었다. 일본은 그제서야 중국인 선원을 석방했다. 일본의 첨단산업 대부분에 필요한 희토류가 중국에게 외교전 승리를 안겼다.

우리나라도 처지는 다르지 않다. 희토류에 대한 글로벌 공급망이 중국에 집중된 만큼 미래 먹거리 산업에 집중할수록 부족한 희토류 때문에 중국에 손을 내밀어야 할 형편이다.

산업부는 올해 희토류를 포함한 희소금속 전반의 산업 발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놨으나 본격적으로 추진도 못하고 있다. 올해에는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 내년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산업계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사후약방문' 대책, 기획재정부의 '갑질 예산 편성', 국회의 '아마추어식 예산 통과' 등 악순환이 위기의 소재 공급망 사태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상황이다.

타이어·합금·고체산화물 연료전지 활용되는 희토류 금속

전체 희토류 가운데 희토류금속은 관세·통계통합품목분류표 6단위 코드 상 '스칸듐과이트륨(상호혼합된것인지또는상호합금된것인지에상관없다)'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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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의 산업 아틀라스 모형을 통해 공동 분석한 희토류금속의 산업 연관성 지수를 보면 ▲타이어 재생업(72.35%) ▲타이어 및 튜브 제조업(45.71%) ▲바이오 연료 및 혼합물 제조업(44.17%) ▲요업용 도포제 및 관련제품 제조업(39.31%) ▲인쇄 잉크 및 회화용 물감 제조업(29.0%) ▲도금업(16.06%) ▲그외 기타 분류 안된 화학제품 제조업(15.43%) 등으로 활용범위가 넓다.

스칸듐과이트륨이 복합 적용된 만큼 개별적인 활용도가 높은 산업에 대한 분리가 제한적이나 실제 이트륨은 '훌륭한 첨가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른 금속에 적은 양을 넣게 되면 해당 금속은 기능성 합금이 된다. 이를 통해 점화 플러그, 제트엔진, 미사일 부품 등 높은 온도에서 변형이 없도록 하는 데 쓰인다. 손상에 민감한 초정밀 광학 렌즈 제조에도 이트륨이 활용된다.

스칸듐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알루미늄 합금에 중요한 성분으로 알려져있다. 이 가운데 스칸듐은 타이어 림(타이어 폭을 나타내는 부위 안쪽 휠)에 쓰인다. 가벼우면서도 충격에 강하다는 점에서 알루미늄 합금과도 함께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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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금속 역시 중국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실제 한국무역협회에 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희토류금속에 대한 중국 수입 의존도는 91.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일본 7%, 미국 1.1%, 독일 0.3% 순이다.

이번에 분석된 5대 소재 가운데 2번째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인 셈이다. 희토류 전체를 보면 중국에서만 채굴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희토류 매장이 확인된다. 다만 경제성이 낮아 전량 수입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진다. 희토류 전체의 중국 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35%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도 알려진다.

반면 스칸듐·이트륨이 포함된 희토류금속은 상대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여전히 중국발 소재 공급망 리스크가 큰 원자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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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희토류금속의 가격 변화 역시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한국광해공단이 제공하는 희토류금속의 가격변화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 27일 기준 3150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 26일 기준 1만300달러로 3.3배나 올랐다.

업계에서는 희토류금속 사용량이 제한적이라고 하나 유독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희토류금속의 향후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해외산업실장은 "중국산 희토류에 대한 대비책을 찾는 게 쉽지 않고 수입 대체국을 만들기도 어렵다"며 "의존도가 높은 이유는 소재 값이 싸기 때문이고 그렇게 수입하는 게 다른 대체지보다 경제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채굴량 규제하는 중국…희토류 쟁탈전 펼치는 국제사회

화학 주기율표에서 총 17개 원소를 총칭하는 희토류는 이름 그대로 '자연계에 매우 드물게 존재하는 금속 원소'로 꼽힌다. 이렇게 자연계에서 드문 금속을 채굴하는 만큼 부작용도 심각하다.

채굴 과정에서 최근에는 광맥 상층에 황산암모늄을 주입한다. 황산암모늄은 유독액체로 구분되며 지하에 잔류하게 되면 지하수원 오염을 유발한다.

희토류 원소를 분리하는 것 역시 복잡하고 정교한 공정을 거친다. 강산에 녹인 뒤 여과하고 다른 화합물로 침전시킨 뒤 농축과 환원 과정까지 거친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오염 물질이 생긴다. 라듐, 토륨 우라늄 등 방사성 물질이 섞여 있어 유해한 부산물도 많다.

2014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평구 박사 연구팀이 초미세먼지를 분석한 결과, 초미세먼지 속 철에 함유된 다량의 희토류 원소가 확인되기도 했다. 국내에는 희토류 제련 및 정련 등을 하는 곳이 없지만 중국에는 희토류 제련소가 다수 가동되고 있는 만큼 중국에서 유입된 초미세먼지라는 점도 함께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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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보니 중국 역시도 환경 문제를 등한시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 9월 30일 '2021년 6대 그룹별 희토류 채굴 및 제련 분리 총량 통제지표'를 발표해 희토류 채굴량을 조절했다.

이 총량 통제지표에 따라 중국 6대 희토류 그룹은 산화물(REO) 기준으로 광산품은 16만8000톤, 제련분리제품은 16만2000톤만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희토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지는 만큼 국제사회의 희토류 쟁탈전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중국의 생산 비중을 줄이는 데 힘을 보탠 호주의 희토류 기업인 라이너사의 활약에 중국 이외 국가에서 디스프로슘·네오디뮴 공급이 진행되고 있다. 라이너사는 일본의 희토류 수요의 30% 수준을 공급하기도 한다. 라이너사는 미국 화학업체인 블루라인과 합작을 통해 텍사스 지역에서도 희토류 정제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미국 기업인 USA레어어스사 역시 미국 내 중희토류 원재료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역시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희토류 광산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으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미국 내 희토류 생산량을 다소 늘릴 것으로 보인다.

박소희 산업연구원 동북아산업실 연구원은 "채굴의 부작용으로 환경오염이 불거지다보니 중국 정부가 희토류 채굴량을 통제하기 위해 관련 기업을 큰 그룹으로 묶어놨다"며 "당장 희토류로 인한 타격을 체감할 수는 없으나 원천적으로 (희토류 소재 탈피 등) 기술 개발이 해결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대책 후예산'…희토류 등 희소금속 산업발전 예산 없으면 '공수표'

희토류를 비롯해 희소금속에 대한 수요에 맞춰 산업부도 대책을 내놓기는 했다.

산업부는 지난 8월 '희소금속 사업 발전대책 2.0'을 내놨다. 다만 대책 추진은 개점휴업 상태다. 더구나 대책이 상당부분 물량 비축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소재 리스크에 대한 입체적인 대안으로는 미흡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희소금속 산업 발전대책 2.0'의 핵심은 희토류를 비롯한 희소금속에 대한 산업 수요가 급증하고 국제적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희소금속 확보와 비축, 순환의 3중 안전망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산업부는 사업 첫 단계로 희소금속 원료·소재 수급 불안 최소화를 위해 비축물량 확대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30~100일 수준인 희소금속 확보일수를 다른 나라와 유사한 60~180일로 두 배 가까이 늘리고 비축물량도 현행 58.6일에서 100일로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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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8월 19일 전북 군산시에 위치한 희소금속 군산비축기지를 방문한 뒤 희소금속 공급망 현황 등을 점검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2021.11.28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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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산업부는 확보된 예산없이 대책만 발표했을 뿐 내년도 예산도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비축물량 확보를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다"며 "올해는 반영된 예산이 없어 당장 비축물량을 늘리는 일은 불가능해 내년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당장 100일분의 비출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비축물량 확보 기간을 10년 가량으로 잡고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비축물량을 한 번에 대폭 늘리는 것은 예산 문제나 비축기지 문제 등 여러가지 여건상 불가능하다"며 "시간을 갖고 비축물량을 늘려나갈 계획이고 이 기간에 10년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희소금속 대책의 방점이 비축에 찍힌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비축은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해외 자원 개발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공급망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강천구 인하대학교 초빙교수는 "정부가 희소금속 대책을 내놓았지만 공급 문제 해결의 핵심인 해외 자원 개발에 대한 부분은 빠져있다"며 "정부는 해외 자원 탐사 수준만 지원하고 민간 기업에 자원개발을 맡기는 형태인데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외 자원 개발을 추진해야 공급망 문제가 본질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대책에 비축에 대한 부분만 잔뜩 강조해놨는데 사실 해외 자원개발을 하면 그게 곧 비축물량인 것"이라며 "앞선 정부에서 해외 자원 개발에 실패했다고 해서 이번 정부에서도 손을 놓고 있다면 지금보다 더 큰 공급망 문제를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잘 알고 있지만 이전 실패의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았다"며 "자원공기업들은 자본 잠식 상태고 정부에서 도전적으로 해외 자원 개발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또 공급망을 근본적으로 다변화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자원 외교가 동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교수는 "자원 개발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이라며 "해외 각국에서도 공급망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공급망 다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며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상회담 등을 통한 자원외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위원도 "공급처를 다변화하기 위한 국제 협력을 우리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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