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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5G보다 50배 빠른’ 6G 선점 나선 삼성·LG… 해외서 기술 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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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대 이동통신(6G) 시대 초공간 서비스를 위한 위성통신망 구성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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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르면 2028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세대 이동통신(6G) 네트워크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론상 현재 5G보다 최대 50배 빠를 것으로 전망되는 6G는 데이터 지연이 거의 없는 초고속·초지연 통신을 기반으로 플라잉카, 메타버스 등을 구현할 ‘꿈의 통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아직 6G에 대한 국제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시장을 선점한다면 6G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 역시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에 이어 6G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지만, 5G 기지국 구축도 마무리하지 못한 만큼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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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G로 달성되는 미래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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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G 핵심표준특허 세계 1위 목표”…삼성·LG, 주도권 확보 잰걸음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2028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시장에서 핵심표준특허 보유 세계 1위와 장비 시장 점유율 세계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6G의 통신 속도는 이론상 초당 1000Gbps(기가비트)다. 5G가 최고 20Gbps의 속도를 낸다는 점을 고려하면 50배 빠르다. 이론상 20GB(기가바이트) 용량의 영화를 내려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0.16초에 불과하다.

단순 전송 속도만 빠른 게 아니라, 지연시간은 1000㎲(마이크로초·1만분의 1초)에 이른다. 지연시간은 사용자와 인터넷 서버가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초지연·초연결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적 기술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했던 2019년 일찌감치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한 후 6G 선행 기술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어 지난해 7월 ‘6G 백서’를 공개하며 글로벌 표준화와 기술개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끌어갈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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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연구원들이 140㎓ 통신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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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6G 실험을 위한 전파 사용 승인 허가를 신청해 허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6G 스마트폰으로 기지국과 중장거리 통신이 가능한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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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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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년 만의 미국 출장에서 이동통신기업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한 것을 두고도 6G 논의가 오갔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버라이즌으로부터 약 8조원에 달하는 대형 수주를 따낸 바 있다. 이는 한국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계약이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단일 기업과 공급 계약을 맺고 공시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라며 “5G 장비 시장에서 중국 화웨이 등에 밀리는 만큼 6G에서 기술 협력을 위해서는 핵심 파트너사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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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프라운호퍼 하인리히-헤르츠 연구소에서 6G 테라헤르츠(THz) 대역을 활용해 100m거리에 있는 베를린공대까지 통신 신호를 전송했다.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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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6G 테라헤르츠(㎔)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실외에서 통신 신호를 직선거리 100m 이상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 무선 송수신 기술은 100㎓~10㎔ 사이의 ㎔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초당 최대 1Tbps(테라비트)의 초고속 데이터 전송 속도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6G 이동통신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LG전자 역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일찌감치 6G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2019년 한국과학기술원과 손잡고 ‘LG-KAIST 6G 연구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올해 초 글로벌 무선통신 테스트 계측 장비 제조사 키사이트와 협업 강화 계획을 밝혔다. 지난 6월에는 미국통신산업협회(ATIS) 주관 ‘넥스트 G 얼라이언스’의 의장사로 선정됐다. 6G 관련 선행 기술 논의와 서비스 방향성 제시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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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대표이사(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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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사도 6G 기술개발 나섰지만… 5G 품질 논란에 곱지 않은 시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 역시 6G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연구개발과 외부 협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새로운 통신 기술 상용화를 위해서는 통신사와 장비업체 간 협업이 필수적이다.

최근 국내 이동통신 3사와 과기정통부가 세계 최초로 5G 28㎓ 기반 와이파이를 지하철 내에서 구현한다고 밝히며 장비업체인 삼성전자의 역할을 여러 차례 강조했던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유독 통신사의 신(新)기술 개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상용화 3년이 지난 현재까지 5G에 대한 품질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5G도 제대로 터지지 않는데, 6G가 무슨 소용이냐”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이는 이동통신 3사가 구축하기로 한 기지국이 제때 지어지지 않은 영향이다. 올해 연말까지 이동통신 3사가 구축하기로 한 28㎓ 5G 기지국은 총 4만5000개인데, 10월 말 기준 204개에 불과하다.

정부는 아직 한 달 정도 시간이 남은 만큼 연말까지 이동통신 3사의 구축 현황을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지만, 현 추세라면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이 불가피하다. 현행법상 의무 구축수량 대비 실제 구축수량이 10% 미만이거나, 평가 결과 점수가 30점 미만이면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이 내려진다. 두 요건 중 하나만 충족하지 못해도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국내 한 통신 업체 관계자는 “2019년 5G 상용화 이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지국 구축에 필요한 장비 수급 문제와 부지 선정 등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라면서도 “연말까지 예정했던 투자비용을 최대한 투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6G 상용화가 이뤄지더라도 100㎓ 이상 주파수 대역이 필요한 만큼 28㎓ 기지국 구축에도 애를 먹는 통신사들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고대역 주파수는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애물을 뚫거나 피해 갈 수 있는 ‘회절성’이 약하다. 이는 기지국을 더 촘촘히 깔아야 한다는 의미로,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커진다.

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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