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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살리고 돈도 버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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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파괴 주범으로 취급받던 플라스틱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버려진 페트병에서 실을 뽑아 옷으로 재활용하거나 땅 속에서 빨리 분해되는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과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이 연간 7~11%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 입장에선 강화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 사업성도 좋아 일석이조란 평가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노스페이스와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패션 브랜드는 올해 출시한 일부 겨울 의류 제품에 효성티앤씨(298020)의 재활용 섬유 ‘리젠서울’을 적용했다. 리젠서울은 서울 금천, 영등포, 강남 등에서 수거된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섬유다. 리젠서울은 쌀알 크기로 파쇄한 페트병 조각을 가공해 액체로 만든 뒤 뽑아낸 폴리에스테르 원사를 말한다. 티셔츠 한 벌에 500㎖ 페트병 8개, 후리스 한 벌에 20개가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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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페트병으로 만든 섬유 '리젠서울'을 사용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후드티셔츠. /효성티앤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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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페트병으로 옷을 만들 경우, 일반 섬유 옷을 만드는 것보다 비용이 50% 더 든다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의류 업체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효성티앤씨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효성티앤씨의 친환경 섬유 매출액은 315억원으로 2016년(30억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45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액을 넘어섰다. 효성티앤씨 관계자는 “친환경 제품은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리젠의 판매량이 늘면서 꾸준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들도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SK케미칼(285130)휴비스(079980)는 국내 최초로 ‘케미칼 리사이클(화학적 재활용)’ 기법을 활용한 친환경 폴리에스터 원사 ‘에코에버’를 개발하고 있다. 에코에버는 버려진 페트병을 화학 공정을 통해 순수한 원료 상태로 되돌리는 게 특징이다. 물리적으로 재활용하는 것보다 미세 이물질 유입이 적어 품질이 높다는 게 SK케미칼의 설명이다. 지난 10월 말부터 생산에 들어갔으며 현재 휴비스에서 아웃도어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화학섬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재활용 폴리에스터 섬유의 생산량은 전년 대비 6.3% 늘어난 840만톤(t)으로 관련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SK지오센트릭(옛 SK종합화학)은 축구장 22개 크기에 달하는 16만㎡(4만8400평) 울산 부지에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설비를 지을 예정이다. 2025년엔 90만t, 2027년엔 250만t까지 폐플라스틱 재활용 규모를 확대해 회사가 생산하는 플라스틱의 100% 수준에 해당하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폐플라스틱에서 뽑아낸 열분해유는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투입된다. 석유로 만든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다시 석유로 뽑아낸다는 뜻에서 SK지오센트릭은 이를 ‘도시유전’이라고 부른다. SK지오센트릭은 2025년 친환경·재활용 영역에서 6000억원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기업들이 앞다퉈 플라스틱 재활용에 뛰어드는 이유는 환경 보호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 시장은 올해 451억달러(약 54조원)에서 2026년 650억달러(78조원)까지 연간 7.5%씩 상승할 전망이다. 글로벌 플라스틱 생산량은 1950년 200만t에서 2020년 4억6000만t으로 230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재활용률은 9%에 머물고 있으며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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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이 지난해 내놓은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의 3D프린터용 필라멘트(위)와 각종 용기. /SK케미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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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쉽게 분해되는 일명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화학·소재업체 SKC(011790)는 최근 식품업체 대상(001680), 종합상사 LX인터내셔널(001120)과 총 1800억원을 투자해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PBAT’ 생산 및 판매를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PBAT는 자연 분해에 500년이 걸리는 일반 플라스틱과 달리 1년 미만의 짧은 기간에도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게 특징이다.

이 합작법인은 오는 2023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연산 7만t(톤) 규모의 국내 최대 PBAT 생산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인데, 현재 생산량 기준으로는 세계 두 번째 규모다. LG화학(051910)티케이케미칼(104480), 코오롱인더(120110)과 SK지오센트릭도 올해 PBAT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오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 비율을 30%로 확대할 예정인 만큼, 관련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는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이 연간 11.5%씩 성장해 2030년에는 168억달러(약 20조원)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우영 기자(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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