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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병상대란에, 신규 확진자는 재택치료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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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경우 재택치료가 원칙이다. 부스터샷(추가 접종) 기간도 앞당긴다. 확진자 폭증으로 병상 여력이 다하자 꺼내든 방책이지만 전문가들은 본질적인 문제 해결과 동떨어진 궁여지책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2단계 전환을 유보하고 앞으로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사망자 모두 증가하고 병상 여력이 빠듯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어렵게 시작한 단계적 일상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다”며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이나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을 강화하지는 않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 대신 문 대통령은 “핵심은 백신 접종”이라며 “이제 3차 접종이 추가 접종이 아니라 기본 접종이고, 3차 접종까지 맞아야만 접종이 완료되는 것으로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 백신 접종과 관련해서도 “12세부터 17세까지의 접종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학교로 찾아가는 접종 등 접종 편의를 높이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5세부터 11세까지 아동에 대한 접종도 신속하게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주재 회의가 끝난 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현재의 일상회복 수준을 (고령층 추가 접종 효과가 나타날) 4주간 더 유지하며 방역 상황을 안정화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먼저 방역 패스(접종완료·음성확인제) 유효기간을 6개월로 설정하고 부스터샷 접종 지침도 내놨다. 18~49세 일반 성인도 기본 접종을 완료한 지 5개월(150일) 지났으면 추가 접종을 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50세 이상만 가능하다. 다음 달 2일 사전예약을 시작하고 4일부터 접종받을 수 있다.

또 지금은 60세 이상, 요양병원·요양원·의료기관, 감염취약시설, 기저질환자 등은 기본 접종 완료 후 4개월(120일) 후 추가 접종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잔여 백신을 활용할 경우 3개월 지난 시점에 접종할 수 있다. 18~59세는 추가 접종 간격이 5개월인데 잔여 백신을 이용하면 4개월 만에 가능하다.

18~59세 부스터샷 넉달부터 가능 … 학생 방역패스는 보류

중앙일보

수협중앙회는 지난 28일 노량진수산시장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시장 종사자 전체를 대상으로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하는 등 고강도 선제적 예방조치를 하기로 결정했다. 29일 노량진수산시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장 종사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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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신규 확진자에 대해선 재택치료를 원칙으로 한다. 지금까진 70세 미만의 무증상·경증 확진자에 한해 본인이 원할 때만 집에서 치료했다. 늘어난 확진자를 ‘입원 중심’ 의료체계로 대응하다 보니 의료자원 소모가 커 지속하기 어렵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재택치료자도 물론 의료기관이 관리한다. 산소포화도 측정기·체온계·해열제 등을 제공한다. 환자가 원할 때나 증상이 변화하면 단기·외래진료센터를 연계한다. 필요하면 항체치료제도 투여한다. 응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24시간 핫라인도 구축한다. 이와 더불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생활치료센터 2000 병상을 늘릴 계획이다.

일부 방역수칙은 강화했다. 고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경로당·노인복지관 등은 추가 접종을 마쳐야만 이용 가능해진다. 백신을 맞지 않은 종사자는 주기적으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유효기간은 48시간이다. 비말(침방울) 발생 위험이 큰 겨울철 김장 행사 역시 금지다. 영화관의 경우 지난 1일부터 접종 완료자를 위한 전용 상영관을 두면 취식이 가능했으나 당분간 중단된다.

앞서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는 현재 10명까지인 수도권의 사적 모임 규모를 축소하고, 식당·카페 내 미접종자 인원(최대 4명)을 줄이는 등 의견이 제시됐지만 특별점검회의에선 일단 유보했다. 사적 모임 부분은 여론을 보다 폭넓게 수렴한 뒤 결정키로 했다.

향후 코로나19 상황이 더 악화돼 비상계획이 발동해도 학교에선 등교수업을 계속한다. 이날 교육부는 “등교수업 원칙을 유지하며 학생들의 수업 결손 문제를 예방하고, 지역별 감염 상황 등 여건에 따라 밀집도를 달리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학생 방역 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도입 여부는 잠정 보류됐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학부모의 우려와 ‘반강제 백신 접종 정책’이라는 불만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단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은 지금보다 더 강도 높게 권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질병관리청은 “정부의 접종 권고 메시지를 ‘접종 강력 권고’로 강화하고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접종 필요성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날 정부가 발표한 특별방역대책에 대해 우려를 쏟아냈다. 먼저 사적 모임 제한 등 방역 강화 방안이 제외된 것을 놓고 “자영업자를 위해 방역을 포기한 것”(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이란 평가가 나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장 시급한 건 중증, 사망자를 줄이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거리두기 강화가 유일하고 빠른 조치인데 핵심적인 게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8~49세는 2차 접종한 지 얼마 안 돼 내년이나 부스터샷 대상이 되는데 현재 문제점(고령층 중심의 위중증, 사망 증가)과 전혀 동떨어진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천은미 교수는 “재택치료가 아니라 사실상 재택 관찰인 상황에서 고령 환자들은 조금만 나빠져도 바로 중증, 사망으로 악화할 우려가 있다”며 “초기에 치료해야 중환자 발생을 막을 수 있는데 항체 치료제 투여 기회조차 박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역시 “위중증 환자가 많이 늘어나 입원을 못 하고 대기하는 환자가 많아져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엉뚱한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택치료는 생활치료센터의 대체재인데 뭐라도 내놔야 하니, 대책이라고 내놓고 생색내기 한다”고 꼬집었다.

김민욱·강태화·황수연·이후연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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