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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이재용표 인사 혁신, 연공서열 파괴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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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현실 마음 무겁다"
李부회장 귀국 소감 반영


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4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냉혹한 현실을 보고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9일 '미래지향 인사제도'를 발표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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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9일 '미래지향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했다. 임원 직급단계를 축소했다. 일정 기간을 채워야만 승진시키는 직급별 표준 체류기간도 폐지한다. 30대 임원, 40대 최고경영자(CEO)도 가능하다. 대신 성과와 전문성을 다각도로 검증하기 위한 '승격세션'을 도입한다. 정년 이후에도 근무할 수 있는 '시니어 트랙' 제도도 시도한다. 다양한 경력개발 기회를 제공, 인재를 양성하는 '사내 FA제도'도 선보인다. 성과급의 기준도 절대평가로 전환한다.

삼성전자의 인사제도 개편은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에는 직급 단순화 등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이번엔 승진, 양성, 평가 제도를 모두 바꿨다. 새 인사제도는 조만간 삼성 전체 계열사에도 적용될 것이다. '뉴 삼성'을 알리는 인사제도다.

우리는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와 인사제도 혁신의 연관성을 주목한다. 이 부회장은 최근 열흘간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 중 미국에 두번째 반도체 현지공장 건설을 확정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도 만났다. 실리콘밸리 등도 둘러봤다. 그리고 이 부회장 귀국 후 새 제도가 공개됐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혁신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 올라선 기업 경영진들과의 연쇄회동에서 얻은 인사이트가 제도 개편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업혁신은 글로벌 기업 사례를 인용할 필요 없이 연공형 제도에서는 힘들다. 연공급제는 나이가 우선이다. 삼성은 이병철 선대회장이 '인재제일' 창업이념을 앞세우면서 한국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제는 글로벌 기업들과 피말리면서 경쟁하는 위치다. 반도체 공급망을 놓고 미국 대통령과 중국 국가주석이 다투는 게 현실이다. 관리형 인재로는 난국 타개가 힘들다. 창의성이 생명이다. 직급별 체류기간 폐지는 되레 늦은 감이 있다. '실리콘밸리식'의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새 인사제도가 정확한 방향이다.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 후 귀국길에서 "냉혹한 현실을 보고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는 대전환 시대다. 산업과 경제 트렌드가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철저한 성과와 능력에 맞게 인재를 키우겠다는 새 인사제도는 생존을 위한 대실험이다. 삼성의 변화가 한국 산업계 전반에 인사혁신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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