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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fn스트리트] 페가수스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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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육군이 우주력 발전 기본 계획인 '페가수스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최근 밝혔다. 사진은 육군 표어(육군 제공) 사진=뉴시스


페가수스는 그리스 신화 속 동물이다. 제우스의 마구간에서 우주로 날아올라 별자리가 된 말이다. 말을 타고 우주로 솟아오르는 꿈은 서양 고대인들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경주 천마총에서 출토된 천마(天馬) 또한 지상과 하늘을 잇는, 1500여년 전 선조들의 상상력의 산물이었다.

21세기 들어 우주는 더 이상 신화의 영역이 아니다. 공상과학영화인 '스타워즈'에서나 봤던 일이 근래엔 일상사가 되고 있다. 최근 러시아 타스통신은 국제우주정거장에 특파원을 파견한다고 선언했다. 미국과 러시아 간 우주 탐사 경쟁에 중국이 위성 요격시험을 감행하는 등 공세적으로 가세하면서 우주전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러시아가 지난 2015년 공군과 항공우주방위군을 항공우주군으로 합병하자, 미국도 2019년 육·해·공군 및 해병대와 별도로 우주군을 창설해 멍군으로 응수했었다.

육군이 최근 '페가수스 프로젝트'를 띄웠다. 이는 우주에서 우리 군의 합동작전 수행에 이바지하기 위한 육군 우주력 발전 기본계획을 가리킨다. 페가수스란 말을 차용한 데서 보듯 지상군인 육군의 역할을 우주로까지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주가 미래의 전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면 육군의 이런 선택이 생뚱맞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적잖은 군사전략가들이 "강대국 간 대전이 발발하면 우주가 새로운 진주만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위성을 기반으로 첨단 전력을 찰나에 마비시킬 수 있는 전파교란체계 등이 현실화됐다.

다만 우주 투자는 양날의 칼임을 잊어선 곤란하다. 요즘 민간에 쓰이는 보온섬유나 지구위치측정체계(GPS)도 본래 군사용 기술이었듯 우주산업의 전후방 연관효과는 엄청나다. 다만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는 게 문제다. 육군에 앞서 공군도 지난해 '에어포스 퀀텀 5.0'을 공식화했다고 한다. 우주 각축전에 대비하더라도 각 군 간 불필요한 경쟁을 지양하고 협업으로 가성비를 극대화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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