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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탄소중립, 정의로운 노동전환의 조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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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전통에너지 업계 노동자의 경력전환 교육을 준비해야

오마이뉴스

▲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의 수소충전소. ⓒ 인천국제공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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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 인류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류 앞에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해야 하는 절대 절명의 미션이 놓여있다.

특히 전통에너지 업계는 정부와 투자자 등으로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경영압박을 받으면서, 저탄소 사업으로의 에너지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석유회사들의 3개의 화두는 탄소 저장·활용·저장(CCUS), 해상풍력과 수소산업이다. 그들의 산업전환 이유는 간단하다. 생존이다.

글로벌 석유메이저 회사들은 지난 100여 년간 변화하는 정치·사회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해왔다. 역시 영리하게도 지금의 시기를 생존을 넘어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BP, 쉘, ENI, 에퀴노르 등 유럽계 회사들은 석유개발 투자를 줄이거나 유지하면서 신재생에너지 부문에 적극 투자 중이다. 반면 미국계인 엑손모빌과 쉐브론 등은 신재생에너지 부문에 소극적인 투자 행태를 보인다.

신재생에너지 추진 전략의 차이는 이들이 처한 석유개발 투자 환경의 지속가능 여부에 따른 것이다. 미국에게는 막대한 셰일 오일이 있어 언제든 싸게 석유 생산이 가능하다. 유럽은 석유개발 비용이 높고 탐사 잠재력이 낮으며, 러시아로부터의 가스 공급 의존도가 높다.

신재생에너지 전환이 가져올 일자리 변화

국내의 모든 에너지 기업들도 에너지 전환에 나서고 있다. 한국전력은 "태양과 바람에서 친환경 전기 생산"을 모토로 삼았고, SK계열사 8개는 RE100(소비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에 가입하고 친환경 전환으로 석유사업 한계를 넘기겠다고 했다. 필자가 속한 한국석유공사는 동해가스전을 활용하여 탄소 포집 및 저장(CCS)와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수소사업의 모든 밸류체인에 진출하고자 몰두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전환으로 에너지 업계의 일자리는 창출되고 소멸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놓은 2050년까지 넷 제로(Net Zero) 로드맵 보고서에 의하면 2030년까지 1400만 일자리와 1600만명의 노동수요 창출이 기대되나, 화석연료 부문에서 500만 일자리의 손실을 예상한다. 보고서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동자 재교육, 일자리 재배치, 피해 지역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에너지 업계의 일자리 중개사인 브루넬(Brunel)의 2021년 조사에 의하면 석유회사 직원 1/3이 신재생에너지 분야로의 전직을 고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한국판 뉴딜 2.0 추진 과제에 휴먼뉴딜이 추가되면서 석탄발전 등 사업 축소 분야의 신재생에너지 업종 전환 지원이 언급됐다. 후속으로 공정한 노동 전환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으나, 관련 기업들을 위한 대책이 주를 이룬다. 좌초되는 전통에너지 산업의 활용과 노동자들을 위한 공정 전환에 대한 관심과 대책은 부족한 듯하다. 전통에너지 부문 종사자들은 직종의 소멸을 앞에 두고 걱정이 크고 불안하다. 정년을 몇 년 앞둔 필자도 걱정이 큰데 후배들은 오죽하겠나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규모가 세계 10위인 우리나라는 제조업 강국으로 전기 발전량이 GDP 4위인 독일보다 더 많다. 거기에다 발전량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7.2%으로 세계 평균 26.6% 비해 매우 낮다. 관련 기술력도 뒤쳐져 있다.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안에 의거한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목표는 60%대이다.

목표달성을 위한 수많은 전문 인력 수요를 어디서 공급할 것인가? 전통에너지 업계에서 유사한 경력자를 경력 전환 교육을 통해 공급하는 것이 현실적이며 효과적일 것이다. 경력전환 교육의 넓은 의미는 좌초산업과 여기에 속한 종사자들을 에너지 전환의 희생자로 남겨두지 않을 것이라는 실천이다. 즉 선제적이며 적극적인 공정전환, 즉 정의로운 노동전환인 것이다.

정의로운 노동전환이 필요하다

전통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기술 유사성이 많기에 호환의 여지가 많다. 부유식 해상풍력의 부유체 기술은 석유개발의 반잠수식 시추선(semi-submercible)에서 유래했으며,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는 해양석유개발 프로젝트와 매우 유사하다.

이산화탄소 저장소를 탐사하고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고 잘 가두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CCS 기술은 석유회사 고유의 기술인 유전 탐사 및 개발과 같은 기술이다. 석유개발과 CCS는 동전의 앞뒤면이라고 불릴 정도다.

수소산업에 있어 천연가스로 수소를 개질·생산하고 부산물인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면 이를 블루수소라 한다. 더욱이 해상풍력으로 생산된 전기로 수전해하여 생산된 수소는 그린수소이며, 이는 수소산업의 지향점이다. 석유회사에게는 기존 인프라의 활용도가 높아 수소사업이 일석삼조 사업인 셈이다.

석탄화력발전 부문에서 석탄 그 자체를 배제하기는 이르다. 아직까지는 석탄의 역할이 많이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다. 석탄 업계는 석탄의 가스화 및 액화 공정을 통해 황산화물, 질소화합물,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듀크에너지사는 노후 석탄발전소를 대체하여 석탄가스화 발전소와 화학공장으로 변신시켰다. 그러면서 기존 인력을 십분 활용하여 공정전환의 모범 사례로 남았다.

필자는 다소 추상적이지만 우리의 산업 및 고용 환경에서 경력전환 교육(역량강화와 직무전환, 전직 및 재취업 등)의 세 가지 주안점을 생각한다.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수소산업은 세계 기술 수준과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시장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 번째로 신속한 경력전환 교육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에너지와 지능정보 기술 간의 융합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인프라 강화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제조업 중심, 특히 조선·석유화학·정유·자동차 등의 기존 고탄소 기간산업을 저탄소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 육성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에너지 업계 공정전환의 첫 걸음으로 사업 전환에 따른 일자리 변화를 분석해 고용에 미치는 영향 평가를 수행할 것을 제안한다. 여기에는 분야별로 기업과 일자리 수요·공급의 미스매칭 현황과 양적·질적 고용수준에 대한 조사·진단이 포함된다. 또 전통에너지 분야의 기술·경험·인프라·인력 등의 활용 방안과 지역경제 활성화와 정부지원 정책도 포함돼야 한다. 이를 통해 고용안정, 일자리 수준 향상 및 경력전환 교육 시스템을 정립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휴먼뉴딜을 지향하는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진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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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석유공사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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