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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MVP 보다 더 치열했던 2위 싸움, 이정후 "강백호와 경쟁, 스스로 대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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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왕 이정후, 강백호에 9점 앞서

"강백호와 한국 야구 이끌겠다"

뉴스1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타격왕을 수상한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1.11.2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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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경쟁자의 존재는 기량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2021시즌 KBO 타율왕을 차지한 이정후(23·키움)에게도 강백호(22·KT)라는 경쟁자가 있었다. 둘은 올 시즌 내내 타율왕 경쟁을 펼쳤는데 마지막 MVP 경쟁에서도 치열한 싸움을 펼치며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라이벌임을 입증했다.

29일 서울 강남구의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2021 KBO 시상식의 하이라이트인 MVP의 주인공은 아리엘 미란다(두산)였다.

미란다는 올해 최저평균자책점(2.33)과 최다 탈삼진(225개)을 기록하며 한국프로야구기자협회 소속 기자단의 투표에서 총 558점을 받았다. 미란다는 가장 많은 96표를 받았는데 이중 1위 59표, 2위 19표, 3위 8표, 4위 6표, 5위 4표를 받았다.

MVP 영예는 미란다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지만 2위 싸움은 치열했다. 이정후가 총점 329점을 받아 강백호를 9점차로 따돌리고 2위에 올랐다. 이정후는 1위표에서 12표에 그치며 강백호(17표)에 뒤졌지만 2~5위표를 골고루 표를 받아 강백호를 제쳤다.

시상식 후 이정후는 "사실 MVP 후보 3위 안에 든 것만으로 큰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나보다 월등하다고 생각한 백호와 이렇게 경쟁을 할 수 있어서 놀랍고, 스스로가 대견스럽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정후와 강백호는 현재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젊은 타자들이다. 이정후는 2017년 프로 무대에 먼저 데뷔, 그해 신인상을 차지했다. 강백호는 이듬해 KT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뛰어 들어서 바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둘은 한국 최고의 타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정후와 강백호는 2019년 나란히 타율 0.336을 기록했다. 2020년에도 이정후가 타율 0.333, 강백호는 0.330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 등 주요 기록에서도 둘은 엎치락뒤치락했다.

올 시즌도 다르지 않았다. 전반기까지 강백호는 4할대 타율을 자랑하는 등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다. 리그가 중단되기 전까지 타율, 안타, 출루율, 타점 등 타격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며 다관왕에 도전했다.

강백호를 추격하던 이정후는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경쟁자가 타격감이 살아나면서 타율 0.360으로 생애 첫 타율왕에 올랐다. 리그 내 최고 타율을 기록, 아버지 이종범과 함께 세계 최초로 부자 타율왕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하지만 이정후는 마냥 웃지 못했다. 자신은 타율왕에 올랐지만 강백호는 통합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2019년 한국시리즈를 경험했지만 끝내 정상에 오르지 못한 아픈 기억이 있다.

이정후는 "백호의 우승을 보면서 부러운 것이 사실이었다. 프로라면 누구나 우승하기 위해 땀을 흘리는 것"이라면서 "이번에 타율 3할5푼 이상을 기록하며 타율왕에 올랐는데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더 노력,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정후와 강백호 사이에 경쟁 의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정후는 "시즌이 끝나고 백호와 많은 연락을 했다. 서로 바빴는데 조만간 식사를 하려 한다"며 "내년 아시안게임에 출전할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이제 대표팀이 어린 선수 위주로 꾸릴 계획이기 때문에 나와 백호가 주축이 돼서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며 다부진 각오를 피력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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