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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갚기 어려운데 빚 권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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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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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외식업 밀집지역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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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숙박·음식점 업체 중 절반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빚을 갚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정부의 금융지원 만으로는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대면 서비스업이 또다시 충격받을 수 있는 만큼 재정지원과 체질개선 등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9일 코로나19 소상공인 손실보상에서 제외된 업종에 1%의 초저금리로 2000만원까지 지원하는 ‘일상회복 특별융자’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올해 7월 7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정부의 시설운영 및 인원 제한 조치로 매출이 줄어든 소상공인이다. 이는 지난 23일 정부가 발표한 ‘소상공인 등 민생경제 지원방안’에 담긴 대책으로, 당시 정부는 약 9조4000억원을 금융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빚을 못 갚는 기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이같은 저리 대출 등 금융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한계기업 비중은 17.8%로 집계됐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내지 못하는 상태가 3년간 지속된 기업으로 2018년 13.3%, 2019년 15.5%로 매해 비중이 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거리두기 영향으로 코로나19 충격이 집중된 숙박·음식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45.4%로 2년 전에 비해 11.3%포인트나 증가했다. 특히, 숙박업의 경우에는 절반이 넘는 55.4%가 지난 3년간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했다. 음식·주점업도 코로나19 영향으로 한계기업 비중이 18.3%로 2018년(7.6%)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도 이같은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DSR)이 40%를 넘고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고위험 자영업가구는 19만2000가구로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3월 말보다 8만3000가구가 늘었다. 당시 한은은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충격으로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상당폭 악화했다”며 “저소득 자영업자의 경우 재무건전성 저하가 다른 계층보다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빚을 못 갚는 자영업자에 빚을 내라고 지원하는 정책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지금 소상공인이 겪는 어려움은 대출을 받지 못해서 발생했다고 보기 힘들다”며 “대출 형태의 지원은 정부가 부담을 떠안지 않겠다는 것으로 소상공인 손실보상 비율을 낮추더라도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발생한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자영업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비대면 근무와 온라인 소비 확산 등으로 경제 전체에 미치는 코로나19 충격은 줄어들 수 있어도 자영업자는 거리두기 조치가 재개되면 별다른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금융지원만으로는 이들 업종이 갖고 있는 경영난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준비된 창업을 유도하는 한편, 폐업은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기적인 대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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