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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삼성전자, 승진 연한 폐지…30대 임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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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회사 인트라넷서 직원 직급 표기 삭제
우수 인력 은 정년 후 근무도 가능케 해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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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직원들이 한 직급에 8~10년 머물러야 승진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폐지키로 했다. 연공 서열에 상관 없이 젊은 인재를 과감히 등용해 30대 임원도 나올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회사 인트라넷에서 직원 직급 표기를 삭제하는 등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한 조치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내년부터 시행할 ‘미래지향 인사제도’ 혁신안을 29일 발표했다.

이번 혁신안은 우수 인력이 빠르게 승진하고,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직급별 표준 체류 기간 제도를 없앤 것이 대표적이다. 기존 삼성전자의 직원 직급단계는 CL(Career Level)1부터 4까지 4단계로 돼 있는데, 다음 단계로 승격하기 위해선 8~10년의 기간을 채워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 직급별 체류 기간을 폐지하고 성과와 전문성을 다각도로 검증하는 ‘승격세션’을 도입해 젊고 유능한 임원을 배출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부사장과 전무 직급을 부사장으로 통합하는 등 임원의 직급단계도 축소했다. 조기에 능력을 인정받으면 30대 임원, 40대 CEO(최고경영자)도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고령화, 인구절벽에 조기 대응해 우수 인력은 정년 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시니어 트랙’을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회사 인트라넷에 표기된 직급과 사번 정보를 삭제하고, 매월 3월 진행하던 공식 승격자 발표도 없앴다. 임원이 아니라면 상대의 직급·연차를 모르고 소통하게 한 것이다. 사내 공식 소통에선 상호 존댓말 사용을 원칙으로 했다.

평가 방식은 절대평가로 전환했다. 동기 부여를 위해 최상위 등급 비율은 10% 이내로 유지하되, 나머지 등급은 절대평가로 바꿔 성과에 따라 다수가 상위 또는 하위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부서장 한 명에 의해 이뤄지는 기존 평가 프로세스를 보완하기 위해 동료가 협업 기여도를 서술형으로 작성하는 방식도 시범 도입한다.

삼성전자의 인사 제도 개편은 2017년(2016년 발표)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7단계의 직급을 4단계로 줄이고, 직원 간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이번 인사 개편안에 대해 삼성전자 노동조합들은 “무한경쟁과 불공정 문화를 강화하는 개악안”이라고 비판했다. 삼성전자 4개 노동조합은 지난 23일 ‘삼성전자 직원들은 현실 오징어게임 참가자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공동 성명에서 “이번 인사 개편은 부서장과 팀장 권한을 강화하고 직원들 간의 경쟁과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며 “팀장에 대한 줄서기 문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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