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민의힘이 소속 국회의원과 전국 당협위원장의 여성 배우자들로 구성된 ‘배우자 포럼’(가칭)을 발족한다는 내용의 보도들이 11월 21일 나왔다. ‘당 홍보활동 지원’과 ‘여성당원 역량 강화’가 목표로 알려진 이 포럼을 통해 윤석열 대선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씨가 공개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선대위도 이재명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를 전면에 내세우기 위한 배우자 기획단을 준비 중’이라는 기사가 보도됐다. 뉴스타파는 양당 후보 캠프에 연락해 입장과 계획을 들어 봤다.
구체적인 일정은 없지만…국민의힘 ‘배우자포럼’ 준비 중
뉴스타파가 확인해보니, 국민의힘 ‘배우자 포럼’은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정식 발족이 준비되고 있었다. 다만 당과 선대위 측 모두 김건희 씨와의 연관성은 부인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는 ‘배우자 기획단’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힘 ‘배우자 포럼’의 존재는 21일 조선일보의 단독 기사로 처음 알려졌다. 당 중앙여성위원회가 윤석열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공개 활동을 염두에 두고 이 포럼을 발족할 것이란 내용이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다음 날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 중에 남성이 많다 보니 배우자 여성 분들이 계시다. 제가 배우자들끼리 모여서 현안에 대해 강의도 듣고 토론도 하면서 향후 대선에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 뭔지 같이 고민해보자고 해서 모임을 해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양금희 의원실은 뉴스타파의 취재 요청에 “이 모임은 대선후보가 정해지기 전 자발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권을 교체하는 데 각각의 역할을 주체적으로 하겠다는 취지로 당의 지원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해당 단독 기사에서 “배우자 포럼 소속 배우자들이 의원이나 당협을 맡은 배우자를 도와 봉사 활동을 하면며 선거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민의힘 ‘배우자 포럼’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때문이다. 김건희 씨는 지난 5일 윤석열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에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 씨는 현재 주가 조작과 논문 표절 등의 의혹을 받아 이른바 윤 후보의 ‘본부장(본인·부인·장모)’ 리스크 중 하나로 꼽힌다. 김건희 씨가 언제 공식 활동에 나설지, 어떤 방식으로 나설지는 이번 대선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정치권, 국힘 ‘배우자 포럼’에 부정적 반응…민주당 “배우자 기획단은 소설 같은 얘기”
국민의힘 ‘배우자 포럼’이 언론에 보도된 뒤 정치권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의당 선대위는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배우자의 역할 수행을 당이 지원하는 것은 공사 구분에도 적합하지 않고 고정적인 성역할로 판단될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홍주희 정의당 청년대변인은 “정당의 정치 주체인 여성당원을 정치인의 ‘배우자’ 역할로만 호명하는 거냐”고 지적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배우자가 후보 홍보활동에 나서는 거야 그럴 수 있다 해도, 당이 공식기구로 배우자 포럼까지 띄우는 건 아무리 봐도 과도하고 시대착오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반응에 대한 입장을 양금희 위원장 측에 물었지만,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내 내조’ 계속돼 온 대선판
대선후보 여성 배우자들의 일명 ‘내조 정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부인 김정숙 씨는 수행비서와 단둘이 전국을 다니며 선거운동을 했다. ‘배우자 포럼’ 같은 별도 조직은 없었다. “제가 문재인 안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제가 힘을 보태기 위해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할 만큼 대선후보인 남편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대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을 때, 김 씨는 같은 당의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의 부인들과 모여 ‘통합 내조’ 행보도 보였다.
최근 들어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 역시 이 후보 일정에 동행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 이용빈 대변인은 “후보님이 일정이 빡빡해 다 소화하지 못한다. (김혜경 씨가) 내밀한 내조자로서의 역할은 가능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해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300명 중 여성은 57명(19%) 뿐이다. 국제의원연맹(IPU)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이 수치는 193개국 중 121위에 해당한다.
뉴스타파 박상희 sacha@newstapa.org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