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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오프화이트' 만든 버질 아블로, 암 투병 중 사망…향년 4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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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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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사진=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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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브랜드 '루이 비통'의 디자이너이자 '오프화이트'의 창업주인 버질 아블로가 암 투병 끝에 28일(현지시간) 41세로 사망했다.

LVMH(루이 비통 모에 헤모시)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버질은 천재적인 디자이너였을 뿐만 아니라 선구자였고 아름다운 영혼과 위대한 지혜를 가진 사람이었다"고 애도했다.

버질 아블로는 2019년 희귀병인 심장혈관육종에 걸렸고 여러 가지 치료를 받아왔지만 이날 미국 시카고에서 숨을 거뒀다.

버질 아블로의 인스타그램에는 "버질은 2년 넘게 희귀성 심장 혈관 육종과 용감하게 싸워왔다"며 "그는 2019년에 암 진단을 받은 후 투병을 하면서도 패션, 예술 그리고 문화 영역에서 왕성히 활동했다"는 내용의 추모글이 올라왔다.

버질 아블로는 재봉사였던 어머니에게 영향을 받았을 뿐 공식적으로는 디자인을 공부한 적이 없다. 그는 미국 위스콘신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일리노이 공과대학에서 건축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래퍼 카니예 웨스트를 만나 그의 앨범 커버와 무대를 디자인했고 이후 디자이너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버질 아블로는 2009년 패션 브랜드 '펜디'에서 인턴으로 디자이너 생활을 시작했으며 그의 첫 브랜드는 '파이렉스 비전'이었다. 그는 미국 패션 브랜드 '폴로 랄프 로렌'의 인기 없는 제품을 싼 가격에 구입해 그 위에 자신의 프린트 디자인을 입혀 비싼 가격에 되팔기도 했다.

버질 아블로가 본격적으로 디자이너의 삶을 시작한 건 2013년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를 만들면서다. 그는 각종 부호와 케이블 타이 등 실험적인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나이키, 이케아 등 여러 분야의 브랜드들과 협업하기도 했다.

2018년 3월에는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루이 비통'의 남성복 기성복 라인의 수석 디자이너로 임명됐다. 이는 명품 브랜드와 스트리트 브랜드의 결합을 가져와 루이 비통에 젊은 남성 고객이 유입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LVMH는 지난 7월 버질 아블로의 '오프화이트' 지분 60%를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그래피티, 힙합, 스케이트보드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친 버질 아블로는 패션쇼를 통해 인종 정체성에 관한 주제나 포용성과 젠더 유동성(gender-fluidity)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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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헤일리 비버와 버질 아블로의 모습/사진=헤일리 비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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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질 아블로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자 할리우드 스타들과 패션계 유명인사들은 SNS를 통해 추모글을 남기며 그를 애도했다.

가수 저스틴 비버의 아내인 모델 헤일리 비버는 버질 아블로가 디자인한 자신의 웨딩 드레스 사진을 공유하며 그를 추모했다.

헤일리 비버는 "버질 아블로는 내가 스트리트 스타일과 패션을 보는 방식을 모두 바꿨고 사물을 보는 방식에 깊은 영감을 줬다"며 "그의 런웨이를 걷는 것부터 그에게 내 웨딩 드레스를 디자인하게 하는 것, 그리고 그 사이의 다른 모든 놀라운 순간들까지 그를 알고 함께 일한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그가 걸어가는 모든 곳에 항상 생명, 카리스마, 사랑과 재미를 가져다주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의 영향력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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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지지 하디드와 버질 아블로/사진=지지 하디드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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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지지 하디드 역시 "사랑하는 친구이자 세상의 친구인 버질 아블로의 죽음에 가슴이 찢어진다"며 "나는 그가 '미키 마우스'처럼 영원히 우리와 함께하고, 영원히 사랑 받고, 영원히 마법 같고, 특별하고 '재미있는 버질'(Virgil FUN)로 영원히 우리를 인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질, 당신은 매일 나에게 계속 영감을 줄 것입니다. 편히 쉬어요. 버질의 아내 섀넌과 그의 아이들, 그리고 그의 온 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빛과 힘을 보냅니다"라고 덧붙였다.

영국판 보그의 에디터 에드워드 에닌풀은 버질 아블로에 대해 "남자들 사이의 거인"이라고 칭하며 "버질 아블로는 패션 사업을 변화시켰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다작으로 유명했던 버질 아블로는 항상 자신의 저명한 경력보다는 더 큰 대의를 위해 일했다"며 "미래 세대를 위해 예술과 패션의 문을 열어 다음 세대들이 자신과 달리 더 창의적인 세계에서 자신을 반영하는 사람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고 버질 아블로를 기억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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