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080’만 누르면 어디든 빠르고 편하게…하루 850만명이 쓴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 2021

대상/ KT 080 콜 체크인


한겨레

080 전화, 080 콜, 코로나, QR코드,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확진자 역학조사 및 동선관리를 위해 출입기록을 등록하는 서비스에도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종이와 필기구를 이용한 수기 명부 작성이 제공됐고 이어 메신저나 통신사·포털사이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정보무늬(QR코드)가 보급되었고, 방문자들은 방문처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출입등록을 하였다. 하지만 수기 명부는 개인정보 유출, 관리의 불완전성 문제를 계속 지적받았고, 큐아르코드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속성상 일반 휴대전화(피처폰)를 사용하거나 스마트폰 조작에 어려움을 느끼는 정보취약계층에게는 높은 기술적 장벽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더욱 간편하고 빠른 출입등록 방식이 고안되었다. 전화 기반 출입명부 서비스 ‘080 콜 체크인’이다. 케이티(KT)는 2020년 9월 080회선 전화 한 통으로 간편하게 출입등록을 할 수 있는 전화 기반 코로나 방역 특화 서비스 ‘080 콜 체크인’을 선보였다. 구체적인 프로세스는 방문객이 기관이나 점포를 방문할 때 현장에 할당된 고유의 080 번호로 전화를 걸면, 케이티의 지능망 내 교환기에 매장별로 발신기록(로그)이 저장된다. 기록은 4주간 저장되고 저장된 통화 로그는 지방자치단체와 보건소에서 방역 대책에 맞춰 관리·활용할 수 있는 구조다.

케이티 080 콜 체크인은 매장 방문자에게는 수기 명부나 큐아르 체크인을 하는 시간(평균 10~20초)을 절반 이상(5초)으로 줄여주는 신속·간편한 출입등록 서비스이다. 또한 비용 측면에서는 고객의 통화료 부담을 덜어주는 무료 서비스이고 매장 입장에서도 태블릿피시 등 큐아르코드 리더기를 마련하지 않아도 돼 별도의 장비 구입 비용이 필요치 않다. 특히 소규모 식당 등 영세 자업업자들의 경우 별도의 태블릿피시 등을 구매하지 않고도 무료 전화번호 안내만으로 방역 지침을 따를 수 있어 실질적 도움을 줬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동시통화 무제한 기능을 제공하는데, 다수의 통화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080 회선을 사용하여 ‘통화 중’ 같은 대기시간을 없앴다. 또한 개인정보 이슈와 관련하여서 080 콜 체크인은 출입기록이 통화 이력으로만 관리되어 방문자, 가입자(매장), 방역기관 외에 개인정보 유출의 우려가 없다. 전화번호 기록으로 관리돼 방문자 추적을 위한 정확도와 효율성이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케이티 080 콜 체크인은 방역, 편의, 접근성 측면에서 사람 친화적 기술의 특성을 가진 대표적 ‘적정기술’이다. 방역 측면에서는 수기 명부와 큐아르코드 체크인에 불안과 어려움을 느끼는 대상에게 간편한 출입등록 서비스를 제공하여 방역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한 확진자가 발생해 방역기관이 역학조사를 할 때 별도의 통화 기록 확보 없이 바로 쉽고 편리하게 기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편의 측면에서도 직접 손으로 연락처를 적는 명부 작성이나 통신과 단말기 사정에 따라 지체와 오작동이 생기는 큐아르코드보다 훨씬 쉽고 빠르다. 개인정보 노출이 없다는 것도 우수함이다. 가장 큰 특징인 접근성 측면에서는 큐아르 체크인을 하는 데 미숙하거나 어려움을 느끼는 노년층 등 정보취약계층과 피처폰 사용자 등에게 전화를 통한 쉽고 빠른 출입등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사람 친화적 기술의 특성을 보였다.

기술적 장벽을 낮추고 편의성을 높인 케이티 080 콜 체크인에 대한 호응도 갈수록 높아졌다. 지난해 9월 서비스 개시 이후 하루 사용자는 1만7천명이었지만, 폭발적 증가세로 이어져 지난 11월6일엔 하루 850만통을 기록했다. 1년2개월 만에 500배로 증가한 수치이고, 올 11월 초까지 누적 통화 건수는 10억3천만건에 이른다. 이는 5천만 국민이 각각 20여차례씩 이용한 셈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200여곳을 비롯해 전국의 야구장, 백화점, 마트는 물론 각종 식당과 매장 등 소상공인 사업장에서 널리 채택되며 지난해 9월 1만회선이던 가입 회선은 올해 3월 말 27만9천회선으로 증가하더니, 올해 11월 초 137만회선을 돌파했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은 해당 지역 내 매장의 ‘080 콜 체크인’ 통화료를 부담하는 정책을 실행함으로써,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부담도 없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방역 강화 측면에서 뛰어난 효과를 지닌 도구이지만, 누구나 쓰는 전화 통화에 기반해 기술적으로 단순하고 사용이 쉽고 비용 부담이 없어 널리 이용되었다. 기술이 사용자의 필요와 눈높이에 맞춰 설계되고 서비스되면 사람과 사회 전체를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 ‘사람 친화적 적정기술’의 본보기이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벗 덕분에 쓴 기사입니다. 후원회원 ‘벗’ 되기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주식 후원’으로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