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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넷플 대항마라더니 하락세…디즈니+, 39조 '자본의 힘'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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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넷플릭스·디즈니+ 동시 이용자 66만명

결국 콘텐츠 투자 확대가 이용자 유입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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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마련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 체험존에서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 19일 공개되며 하루만에 20일 전세계 넷플릭스 1위에 오른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6부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2021.11.2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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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디즈니+의 한국 진출에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고 '1강 체제'를 굳히는 모양새다. 디즈니+ 신규 가입자 중 절반 이상이 기존에 보던 넷플릭스를 해지하지 않고 동시에 이용하면서다.

26일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11월 셋째 주 국내 안드로이드 및 iOS 이용자(WAU) 기준 동시 이용자 수는 65만5609명으로 집계됐다. 넷플릭스 단독 이용자는 749만8743명, 디즈니+ 단독 이용자는 57만7707명이다. 디즈니+ 전체 이용자 중 53%가 넷플릭스를 동시에 이용한다는 얘기다.


"소문난 잔치?"…'발자막 논란'에 앱 불편 호소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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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대항마로 꼽혀온 디즈니+가 지난 12일 한국에 상륙했지만 초반 성적은 여전히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즈니+는 출시 첫날인 지난 12일 59만3066명의 일일 활성 이용자 수(DAU)를 기록한 뒤, 21일 이용자수는 39만9426명으로 출시일 대비 32.7% 감소했다.

반면 '오징어게임'에 이은 '지옥'의 전세계적 흥행으로 인해 넷플릭스 이용자 수는 오히려 디즈니+ 출범 이후 더 늘었다. 넷플릭스는 디즈니+ 출시 직후 일주일간 DAU가 305만5676명에서 395만5517명으로 29% 이상 치솟았다.

특히 디즈니+의 불편한 사용자 환경(UI)이 출시 초반 이용자 이탈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디즈니+는 출범과 동시에 엉성한 자막과 번역으로 뭇매를 맞았다. 번역기를 돌린 듯한 어투도 문제였지만, 크기와 배경색 등 설정을 앱 내에서 할 수 없어 불편하단 지적이 나왔다. 자막 오역의 일부는 웹브라우저 '크롬'에 외국어 자동번역이 설정돼 있어 실시간으로 번역된 어색한 자막이 출력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배속 재생 기능과 프리뷰 화면으로 앞뒤를 탐색하는 기능이 없다는 점도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미 넷플릭스 재생 기능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이 해당 기능을 찾기 시작하면서 불편함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넷플릭스는 1.5배속 재생 기능과 프로필 맞춤형 자막 설정 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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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자막 오류 사례들. 스페인어가 소리나는대로 자막이 나오거나 자막 위치가 랜덤으로 바뀌는 등 오류가 나왔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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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에 한국 콘텐츠가 많이 없다는 점도 부진한 초반 성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최근 '오징어게임', '마이네임', '지옥' 등 한국 콘텐츠의 힘을 깨닫고 점차 더 많은 한국 콘텐츠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디즈니+는 이미 자체 지식재산권(IP)이 풍부해 넷플릭스만큼의 적극적인 로컬 콘텐츠 투자는 아직 하고 있지 않다. 이는 넷플릭스보다 IP 경쟁력이 높은 디즈니+가 자체 IP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가 제시하는 연간결제는 흔치 않은 가격 모델인데, 이것이 디즈니+가 가진 자사 IP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OTT 특성상 새로 어떤 작품이 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연간 결제를 하기란 쉽지 않은데, 이용자들이 디즈니+에는 새로 어떤 작품이 나올지 기대하기보다는 과거 디즈니 작품을 한 곳에서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는 기대를 더 크게 한다는 것이다.


디즈니 '자본의 힘'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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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에서 찍은 디즈니+ 론칭쇼 화면. /사진=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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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내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는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디즈니는 내년 콘텐츠 예산으로 330억달러(약 39조3890억원)을 책정하며 대규모 콘텐츠 투자를 통해 넷플릭스를 따라잡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이는 올해 넷플릭스가 밝힌 콘텐츠 투자액인 190억달러의 1.7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무엇보다 콘텐츠 제작 확대를 위한 막대한 자본의 힘에서 압도적이란 평가다. 앞서 디즈니+ 국내 론칭쇼는 30인 오케스트라 마블 연주와 레이저쇼, 홀로그램 등을 활용한 대규모로 펼쳐져 "올림픽 개막식보다 화려하다", "자본력의 끝판왕"이라는 얘기까지 나온 바 있다.

한편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자본력 대결에 국내 OTT 역시 대비에 나서고 있다. CJ ENM은 영화 '라라랜드' 제작사로 유명한 미국 할리우드 콘텐츠 제작사인 인데버 콘텐트를 인수해 자사 OTT 티빙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쿠팡플레이도 제작비 200억원을 들여 김수현, 차승원 주연의 장르물 '어느날'을 지난 27일 방송하기 시작해 시선을 모으고 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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