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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CEO열전]김정현 우진산전 사장 "연간 지하철 380칸 생산 거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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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45세에 사장 맡아…47년째 이어진 철도차량업 이어받아

"코로나, 공장증설로 응수…1080칸 수주 물량 소화 이상無"

수소전동차·자율주행 전기버스 등 친환경 대중교통 개발도

"향후 2~3년, 미래 50년 결정…매출 1조달성 이바지할 것"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코로나19 시기에도 공장 증설로 미래를 대비하다 보니 1년에 지하철 380칸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습니다. 총 1000칸이 넘는 물량을 처음 수주했지만 문제없이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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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우진산전 사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우진산전 서울사무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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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강남구 우진산전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김정현 사장의 머릿속은 온통 지하철에 납품할 전동차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2019년 수주를 시작해 오는 2025년까지 납품해야 할 총 전동차 수는 1000칸이 훌쩍 넘는다. 서울 지하철 5·7호선 336칸, 지하철 1호선 330칸, 일산선 160칸, 부산지하철 1호선 200칸 등이다.

이 중 5호선 방화~하남검단(마천)역 구간 운행에 투입할 1호 전동차를 이달 16일 납품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기술을 적용해 기존 차량 대비 30%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고, 재난이나 안전대응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통신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품질을 높인 게 특징이다.

하지만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전동차 내 체계를 관리해주는 ‘신호’ 부품 등은 해외에서 조달할 수밖에 없는데, 코로나19 여파로 부품생산이나 공급이 심각하게 지연됐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타 노선과 달리 5·7호선은 자동으로 주행해 전동차를 출발하고 정지할 수 있게 제어하는 핵심장치인 신호 부품 등이 필수인데 이는 해외에서 조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당시 해외 업체가 셧다운됐다”며 “철도기술연구원 입회 하에 해야 하는 현지 부품 성능시험도 불가능해 동영상으로 진행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예비주행을 해야 할 기관사들이 단체로 코로나19에 감염이 되는 등 문제가 많았다”며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외부적 문제였다는 점이 너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렇지만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이에 그는 공장 증설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충북 증평에 위치한 우진산전 공장은 기존 전동차 최대 생산량이 한 달 16칸이었는데, 이를 31칸까지 늘리기로 한 것이다.

김 사장은 “현재는 월 26칸 생산이 가능한 수준이고 내년 1월 중 31칸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하루에 한 칸, 연간 380칸 수준의 생산이 가능해져 2022~2025년에 걸친 납기일에 맞춰 1080칸 생산을 소화하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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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우진산전 사장이 24일 서울 강남구 우진산전 서울사무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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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산전은 지하철에 납품해야 할 전동차와 함께 전기버스, 스마트에너지를 ‘3대 축’으로 삼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를 융합해 ‘친환경 대중교통 토탈솔루션’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우선 2015년 디젤발전기와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 ‘바이모달트램’ 상용화를 시작으로 2017년부터 전기버스 양산에 돌입했다. 지난 2019년 50대를 시작으로 지난해 100대, 올해 150대를 수주할 정도로 성과가 이어진다.

스마트에너지는 철도용을 비롯한 에너지 저감시스템, 자연에너지를 이용하는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융·복합해 차세대 전력 체계로 주목 받는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 등을 주로 한다.

김 사장은 “철도든 도로든 할 것 없이 사람이 타는 친환경 대중교통의 모든 것을 제공하는 회사가 되려고 한다. 이 일환으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우이신설경전철 운영 사업자로도 참여하고 있다”며 “향후 전동차 물량과 전기버스, 운영 사업 등을 적절히 균형감 있게 가져가면서 사업을 확장해 나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미래 먹거리 역시 이와 관련한 분야에서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자율주행 전기버스와 수소전동차다. 김 사장은 “‘도로 위의 지하철’이 될 수 있는 자율주행 전기버스를 개발 중이다. 3년 후면 대중교통 전기버스의 자율주행화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수소전동차 역시 국책과제로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김영창 우진산전 회장의 1남 4녀 중 3녀다. 1976년생으로 올해 만 45살의 나이에 우진산전의 키를 잡게 됐다. 그는 2007년 우진산전에 입사하기 전 회계사로 근무했는데, 그 경력을 살려 운영을 꼼꼼하게 책임질 뿐 아니라 이제는 현재와 미래 먹거리를 함께 고민하며 실질적인 해법을 구상 중이다.

한단계 성장을 위한 자금조달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우진산전은 적자가 없기로 유명하지만 최근 공장 증설을 하면서 상당수 차입이 발생해서다. 프리 IPO(기업공개)나 자금 동원을 도와줄 외부 파트너도 모색하고 있다.

우진산전은 지난 1974년 설립했다. 2010년 지주사로 전환한 우진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당시 물적분할을 한 이후에도 철도차량업이라는 본질을 47년째 이어가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매출이 2000억원을 넘겼고 내년에는 5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30년까지는 1조원 이상 회사가 되도록 하는 게 내가 해야 할 역할”이라며 “앞으로 2~3년 과정을 얼마나 잘 거치느냐가 향후 50년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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