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사진은 말한다] 여성교육자 김옥길, 1986년 4월 23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충청도와 경상도가 통하는 문경새재 산자락에서 조용히 살고 있는 교육자 김옥길 총장(1921~1990)을 기자들이 만나러 갔다. 18년간 이화여대 총장을 3번이나 연임했던 김 총장은 문교부 장관을 하면서 전두환 정권의 비상계엄 확대(1980)를 반대하다가 1년 만에 경질돼 문경에서 은거하고 있었다. 마침 점심시간이었다.

활달한 성격의 김 총장은 "이곳에서 혼자 처음으로 밥을 지어도 보고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식탁에 잡곡밥과 텃밭에서 무공해로 가꾼 상추와 쑥갓, 깻잎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기자들도 함께 식사를 하자"고 했다. 상추가 그렇게 싱싱한 것은 처음 보았다. 김 총장은 박정희정부 시절, 학생 4000여 명이 '유신 반대'를 외치며 거리로 나가려 하자 불상사를 막기 위해 "나가려거든 먼저 나를 밟고 나가라"고 했던 여걸이었다.

그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면서 '앎의 변화가 삶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철학으로 학생들을 가르친 진정한 교육자였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