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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Q&A] 오미크론 변이, 기존 백신 효과 얼마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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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데이터로는 위험성 정확한 파악 어려워

남아공의 경우 입원환자 다수가 백신 미접종

전문가 “우려되나, 할 수 있는 건 백신·마스크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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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과 감염자 그래프 표시 앞에 주사기 바늘이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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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이 처음 확인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 각국으로 퍼지면서 세계적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얼마나 위험한지 기존 백신 접종이 효과가 있는지 등에 대해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무엇인가?


남아공에서 확인된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이다. 델타 변이 등 기존의 변이 바이러스보다도 훨씬 더 많은 50여개의 돌연변이가 일어나, 더 쉽게 전파될 가능성이 크다. 델타 변이 이후 가장 우려스러운 변이라는 의견이다.

이 변이를 확인한 남아공의 전염병대응혁신센터의 툴리오 드올리베이라 소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돌기 단백질에서 30개 이상의 돌연변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돌기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인간의 세포에 붙는 역할을 하고 있어서, 그만큼 감염이 쉽다는 의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변이가 다른 변이에 비해 재감염의 위험이 높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행스러운 점은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의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방역 전문가들은 현재로써는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력이 높고, 기존의 백신이나 치료법의 효과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동의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확보된 데이터로는 위험도를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주의를 촉구하나, 공포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권고한다. 기존의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는지 연구중이나, 전문가 사이에서는 여전히 효과가 있다는 초기 의견이다.

얼마나 전파되고 있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는 지난 23일 남아공에서 처음으로 확인됐으나, 어디에서 발원했는지는 알 수 없다. 남아공에서는 지난 20~26일동안 매일 인구 10만명 당 50명의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해, 전주에 비해 592%의 폭발적 증가율을 보였다. 남아공의 코로나19내각자문위원인 이안 샌느 박사는 오미크론 변이가 지배적인 바이러스가 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더 전파력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국, 벨기에, 보츠와나, 독일, 홍콩, 이스라엘, 이탈리아 등에서도 환자가 확인됐다. 아프리카 대륙 밖의 사례는 대부분 아프리카 지역을 여행한 사람들에게서 발견됐다. 네덜란드 당국은 남아공에서 도착한 600명 여객 중에서 6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27일 발표했다. 이중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몇 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보건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다른 나라들에도 번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에서는 확인된 첫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지난 11일에 도착한 여행객이다. 벨기에에서 확인된 한 여성 감염자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을 여행하지 않았다. 이 여성은 터키를 거쳐 이집트를 여행한 뒤 11일 뒤에 증세가 나타났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엔비시>(NBC)의 ‘투데이’에 출연해 오미크로 변이가 이미 미국에서 돌아다니고 있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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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서 의료 관계자가 여행객 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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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백신은 효과가 있나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를 제한한다고 해도, 백신이 제공하는 보호 효과를 완전히 무력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남아공의 샌느 박사는 아직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샘플이 적기는 하나, 백신을 맞은 사람 중에서 돌파감염된 비율이 비교적 높다고 봤다. 하지만, 그는 입원한 환자의 다수는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임을 지적해, 백신이 여전히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프레드허치슨 암 연구센터’의 바이러스 학자 제시 블룸은 “이 변이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기존 백신의) 중화항체(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감염을 막아주는 항체)를 무력화하거나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할 수 있는 확실한 일들이 있다. 백신을 맞고, 추가접종(부스터 샷)을 하고, 마스크를 쓰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백신 접종 저항이 거센 유럽과 미국에서는 오히려 이번 오미크론 변이 발생이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강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에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이 그 시기이다”며 백신 접종 및 추가 접종을 촉구했다.

기존 백신 회사들의 대응은?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제약회사들은 지난 26일 일제히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대응 연구를 시작했다며, 낙관적인 결과가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화이자는 성명에서 “백신을 회피하는 변이가 발생한다 해도, 화이자와 (공동 개발사인) 바이오엔테크는 그런 변이에 대응하는 맞춤형 백신을 규제당국의 승인까지 포함해 약 100일 이내에 개발해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얀센은 “우리는 이미 남아공에서 발견된 새롭고 급속히 번지는 변이에 대한 우리 백신의 효과를 시험중이다”고 발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변이가 발견된 보츠와나 등에서 이미 연구를 진행중이다”며 옥스퍼드대와 함께 개발한 백신 플랫폼으로 새로운 변이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승인받은 백신의 추가접종만이 면역력 약화에 대한 현재 유일한 전략”이라며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3가지 추가접종안을 시험 중이라고 밝혔다.

진행중인 일상 회복은 다시 멈추나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로 번져서 입원과 사망자 수를 현저히 늘린다면, 정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 기존의 방역책을 다시 강화해야 할 것이다. 최악의 경우, 봉쇄로 다시 돌아가야만 한다. 하지만, 다수의 과학자들은 알파 및 델타 변이 확산 때보다는 대응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우선 델타 변이 때보다는 오미크론 변이의 발견과 경고가 빨리 이뤄져서, 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또, 이 변이가 백신 및 기존 감염에 의한 면역력을 완전히 돌파할 가능성을 적다는 점이다. 현재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서, 알파 및 델타 변이 때보다는 피해가 작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도 변이 바이러스 출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마스크 착용 등 일상적인 방역책은 지속돼야 한다. 무엇보다도, 아프리카 등 개도국에서의 백신 접종이 변이 바이러스 출현을 막는 관건이다. 백신 접종이 부진한 개도국에서의 코로나19가 번지면서 변이 바이러스 출현이 일어나, 선진국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의 추가접종도 중요하나, 개도국에서 백신 공급이 변이 바이러스 출현이나 기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는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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