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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헬로키티 그려진 北 사탕…서해 5도로 흘러든 쓰레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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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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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항일 빨치산' 활동을 정통성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북한에서 일본의 '헬로키티'와 유사해 보이는 캐릭터를 내세운 사탕이 만들어졌다. 평양곡산공장에서 생산한 '딸기향 크림속사탕'이다. 평양곡산공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6년 6월 현지지도했던 공장이다.

해당 제품의 포장지가 북한·통일 전문가 강동완 동아대 교수의 신간 '서해5도에서 북한쓰레기를 줍다'를 통해 소개됐다. 생활 쓰레기 포장지를 분석해 북한 제품의 브랜드와 디자인, 생산공장 현황 그리고 정치선전을 엿보자는 의도로 저술된 책이다.

책 본문에는 "아무리 거리가 가깝다 해도 북한 제품 포장지가 백령도 해안에 쌓였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며 "인민들에게 공급하는 소비품에 굳이 디자인과 브랜드를 고려할 필요가 있을까는 생각은 어쩌면 선입견이었다"고 쓰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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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과자 가운데 한국산 제품을 카피한 듯한 디자인도 눈에 띈다. 북한의 '쵸콜레트단설기'는 한국의 오리온 초코파이 포장을 닮았다. 라면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한국산 라면 포장지에 인쇄된 '횡성' 등의 단어 외에 캐릭터나 디자인만 보면 어느 제품이 각각 남북한인지 구분조차 어렵다"며 "한국 농심 '신라면'과 북한 라선령선종합가공공장의 '소고기맛 즉석국수'의 포장지는 색상과 디자인이 비슷하다"고 했다.

서해5도에서 습득한 제품 포장지중 단일품목으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건 조미료인 '맛내기'였다. 25곳의 공장에서 모두 30종류의 제품을 생산한다. 저자는 "같은 공장에서 디자인이나 함량을 달리해서 다른 종류를 생산하는 상품까지 감안하면 총 35종류의 맛내기 포장지가 수거됐다"고 했다.

저자가 서해5도 지역에서 습득한 의약품은 모두 15종으로 크게 '치료약', '링거', '주사바늘' 등 세 종류였다.

저자는 "지난 1년 동안 서해5도 해안가 곳곳을 누비며 쓰레기더미를 뒤졌다"며 "하나둘 주운 생활 쓰레기는 북한사회를 읽는 소중한 자료이자 보물이 됐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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