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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경찰, 월패드 카메라 해킹 수사 본격화…피해 추정 아파트 현장조사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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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찰이 아파트에 각 가정을 비추는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 기기 월패드가 해킹된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착수했다. 월패드는 인터폰 형태로 벽에 설치된 기기로 도어락, 조명, 난방, 가전 등을 제어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 국내 아파트 입주민들의 월패드 동영상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피의자들을 검거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28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는 최근 월패드를 통해 집 안 영상이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수사의뢰를 받고 입건 전 조사에 나섰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수사의뢰한 것은 월패드에 각 가정을 비추는 전면 카메라가 장착돼 있는데, 이를 해킹해 사생활을 불법 촬영한 영상이 인터넷상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 해킹 웹사이트 ‘R’에는 국내 아파트의 실내를 비춘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진들이 대거 올라왔다. 여기에는 거실 전경부터 발코니, 정원, 바깥 전망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사진이 대거 포함됐다.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에 사생활 유출이 의심되는 동영상의 섬네일(미리보기)도 올라왔다. 이어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월패드 해킹 아파트 명단’이라며 전국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이름이 게재됐다.

경찰은 해커들이 올린 사진과 동영상 등을 입수해 피해 아파트가 어디인지, 실제 해킹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현장에 출동해 자료를 입수한 뒤 로그기록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까지는 피의자들이 동영상 섬네일 등을 올린 뒤 돈을 받고 거래하겠다는 식의 미끼만 던져놓은 수준이어서 구체적인 피해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 월패드로 촬영된 영상이 다크웹(특정 웹브라우저를 이용해 제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웹사이트)에서 불법 유통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구체적인 거래가 확인된 사실은 없다. 경찰은 월패드에 접속한 로그기록 분석 및 국제 수사 공조를 통해 피의자들을 추적할 방침이다.

스마트홈 네트워크를 통한 해킹은 사생활 침해를 넘어 악성코드 유포와 디도스(분산 서비스거부) 공격에 악용될 소지가 있어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해커가 월패드 카메라에 접근했다면 가스, 수도 등 공용시설 제어기기에 접근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월패드 해킹을 통한 영상 유출이 우려된다며 홈 네트워크 기기 제조기업과 공동주택 관리소, 이용자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경향신문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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