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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끼형'의 충격적인 조기 탈락, 개콘의 영광은 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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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KBS 2TV 코미디 서바이벌 <개그로 승부하는 자들-개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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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개승자'의 한 장면.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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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끼형' 유민상이 <개승자> 서바이벌의 첫 탈락자로 선정됐다. 지난 27일 방송힌 KBS 2TV 코미디 서바이벌 <개그로 승부하는 자들-개승자>에서는 1라운드 개그 판정존 탈출 미션의 최종 결과가 공개 됐다.

앞서 충격의 4연패에 빠지며 유력한 탈락후보로 지목된 김대희 팀의 다음 상대는 8번 유민상 팀이었다. 유민상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뚱뚱이 개그'로 승부수를 걸기 위하여 후배인 송이지, 송영길, 김태원, 김수영 등 거구의 희극인들을 모아서 뚱디션을 개최했다.

이미 송영길과 김태원이 다른 팀의 러브콜을 받은 것을 알고 당황한 유민상은 최종적으로 김수영과 2인팀을 결성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소꼬리곰탕'이라는 코너를 선보였다. 하지만 개그판정단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평가 결과는 73대 26으로 김대희 팀이 승리하며 극적으로 판정존을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9번째로 무대에 오른 것은 신인 팀이었다. "가지고 있는 모든 걸 쏟겠다", "우리의 장점은 새로움"이라며 의욕을 드러낸 신인팀은 쟁쟁한 선배들과의 차별화를 위하여 영상을 활용한 코너를 준비했다. 후배들의 일일 멘토로 KBS 19기 선배인 유세윤이 등장했다. 후배들의 무대를 지켜본 유세윤은 "선배들은 이런 개그 못 짜지 않았을까. 아이디어가 트렌디하다. 1라운드는 무조건 통과다"라고 극찬했고 적극적으로 아이디어까지 내며 힘을 실어줬다.

신인팀은 '회의 줌 하자'라는 코너를 통해 화상회의라는 참신한 콘셉트를 선보이며 개그 판정단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켜보던 선배들의 반응 역시 호평 일색이었다. 신인 팀은 유민상과의 대결에서 93대 6이라는 최다점수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파란을 일으켰다.

'콩트의 신'으로 불리우는 김준호 팀이 다음 순서로 나섰다. 김준호는 동료 선후배들 사이에서도 '개그대통령', '개그맨들의 개그맨', '개버지'로 불리우며 압도적인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김준호는 조윤호, 정명훈, 김장군과 팀을 결성하여 '인류의 마지막 노래'라는 코너로 좀비가 되기 전 마지막 노래를 부르는 설정을 선보였다. 김준호는 기타 연주를 위하여 수업까지 받는가 하면 뺨을 맞고 밀가루를 뒤집어쓰며 옷까지 찢기는 등 열연을 마다하지 않았다. 김준호 팀은 67대 32로 유민상 팀을 꺾었다.

윤형빈 팀은 한국어 구사와 문화에 서툰 재한 외국인들을 패러디한 '대한 외쿡인'이라는 코너를 통해 김지호, 이종훈, 정찬민, 신윤승과 호흡을 맞췄다. 윤형빈 팀은 6년 동안 소극장 공연장을 통하여 다져온 안정된 팀워크를 보여줬다. 윤형빈은 74대 25로 유민상 팀을 꺾고 살아남았다.

오나미 팀은 장효인, 정지민, 박휘순, 이승환을 영입하여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을 패러디한 '나미의 세포들' 코너를 선보였다. 비장의 무기로 와일드카드 이상준이 깜짝 등장하여 오나미와 연인 케미로 웃음을 자아냈다. 오나미 팀은 64대 35로 승리했다.

5연패에 빠진 유민상 팀은 이제 마지막 순서인 이승윤 팀과 탈락을 두고 대결하게 됐다. 이승윤은 이상호, 이상민과 홍나영, 심문규와 팀을 결성하여 유투브 알고리즘을 소재로 한 '신비한 알고리즘의 세계'라는 코너를 선보였다. 이승윤의 전매특허인 근육개그에서부터 '스트릿 우먼 파이터' 패러디, 와일드카드 윤택의 등장으로 이승윤과 <나는 자연인이다> MC들간의 깜짝 만남 등을 선보이며 공감과 웃음을 모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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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민상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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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결과는 89대 10으로 이승윤 팀의 완승이었다. 이로서 유민상 팀이 <개승자> 1라운드 최초의 탈락팀으로 선정됐다. 다른 팀 출연자들은 예상보다 적은 유민상 팀의 득표수에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했다. 유민상과 <맛있는 녀석들> 등을 통하여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김민경은 유난히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민경은 "이 프로그램 할 때 차라리 팀장 안 하고 유민상 팀에 넣어달라고 할 만큼 존경하고 따르는 선배님이다. 오늘 떨어지는 것 보고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라고 고백했다.

탈락 후 유민상은 " 기획 단계에서 내가 방향성을 잘못 잡았다. 정적인 개그보다 활기찬 걸 했어야 했는데 아쉽다"라며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김수영은 "제가 연기에 집중하고 잘했으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민상 선배에게 너무 죄송하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유민상은 "잘했다. 김수영이 살 빠지더니 많이 연약해졌다"라고 농담으로 그를 위로했다. 지켜보던 동료 희극인들도 따뜻한 박수로 두 사람을 격려했다.

유민상은 "시청자 여러분들의 평가는 냉정하게 받아들인다. 다시 한 번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서바이벌이라는 게 이렇게 무섭다. 남은 분들이 파이팅시키고 개그 프로그램을 살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남겼다. 이어 유민상은 "코미디 프로그램에 대한 욕구는 늘 있었다. 무대에서 관객과 호흡하는 희열을 잊을 수 없다. 꼭 개승자가 잘 되어야 우리 코미디가 살아난다"라고 응원하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이어진 예고편에서는 살아남은 12팀이 2라운드 조별리그 미션을 통해 탈락자 3팀을 가리는 더욱 치열해진 경쟁을 예고하며 궁금증을 높였다.

<개승자>는 '포스트 개그콘서트' 시대의 한국 공개 코미디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중요한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서바이벌이라는 새로운 포맷으로 등장한 <개승자>는 희극인들이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꼼꼼하게 보여주며 그들이 얼마나 웃음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노력과 눈물을 흘리는지 강조한다.

1라운드에서 각 팀은 대부분 자신들이 가장 익숙하고 잘할 수 있는 콘셉트를 들고 나왔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말하면 시청자들도 그들이 만들어내는 웃음 패턴을 예측가능했다는 의미도 된다. <개콘>시대를 대표하는 베테랑 스타 희극인들도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평가와 달라진 웃음트렌드 앞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은 서바이벌의 긴장감을 더욱 높인다.

가장 저조한 평가를 받았던 유민상이나 박성광, 김대희 팀의 경우 하나같이 이미 개콘에서 선보였던 코너와 캐릭터의 게으른 재탕에 가까웠다. 특히 언어유희와 패러디에 의존하는 정적인 개그를 펼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결정적인 패착으로 지목된다. 또한 살아남은 팀들도 상대적인 대진운의 덕을 본 경우가 많았고,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정도의 한 방을 보여준 팀은 나오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개승자> 1라운드는 <개콘>이라는 프로그램이 왜 인기가 떨어지고 역사속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었는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 무대이기도 했다. 모든 팀들은 이구동성으로 방송 무대와 코미디에 대한 갈망을 이야기했지만, 정작 그들의 웃음코드가 여전히 <개콘>시절의 재탕에 머물고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이상 <개승자>가 공감을 얻기는 어려워보인다.

한편으로 오히려 인지도가 낮기에 기존의 이미지가 주는 고정관념 자체가 없는 신인팀이, '코로나19 시국을 반영한 화상회의'라는 소재를 활용한 개그로 압도적인 득표수를 기록한 장면은 선배들에게도 자극이 될 만한 부분이다. 또한 뻔한 육체파 개그를 예상했던 이승윤 팀은 유투브 문화 패러디를 활용하여 특유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젊은 세대의 감성을 덧입힌 전략도 돋보였다.

또한 서바이벌의 취지를 감안해도 운용의 묘는 조금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희극인들도 오랜만에 선보이는 공개 방송무대였던 만큼 코미디나 방송 감각이 아직 완전하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현재의 밀어내기식 탈락 시스템 역시 경연 순서가 후반부인 팀에게 지나치게 불리했다.

부담이 큰 출연자들은 자연히 모험이나 실험보다는 검증된 웃음 공식 위주의 안전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오히려 뻔한 개그가 늘어나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차라리 1라운드 정도는 몸풀기로 기회를 주고 2라운드부터 성적을 합산하여 탈락자를 가리는 식으로 희극인들에게 좀 더 서바이벌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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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승자' 다시 한번 KBS 코미디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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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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