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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근육 찢기는 소리가 맴돌아요”…인천 ‘흉기난동’ 사건 피해가족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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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 피해 가족들의 건강 상태가 전해졌다. 40대 여성은 26일 오전까지도 의식이 없는 상태고, 딸은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한다.

조선일보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은 이웃 일가족 3명을 흉기로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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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흉기 난동 사건은 지난 15일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발생했다. 4층에 사는 40대 남성 A씨는 층간소음 문제로 아래층에 사는 B씨 부부와 20대 딸 등 일가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와 피해 가족을 분리조치했다. A씨를 4층 집으로 올려보냈지만, A씨는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와 흉기를 휘둘렀다. B씨의 아내, 딸과 함께 있던 여순경은 지원 요청을 이유로 현장을 벗어나 남경이 있는 1층으로 뛰어 내려갔다.

당시 1층에서는 남경이 B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상황을 들은 B씨가 3층으로 뛰어 올라가 A씨와 몸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B씨의 아내 C씨는 A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이 찔린 상태였다.

◇ “언니는 식물인간 가능성 90%…조카는 후유증”

C씨의 여동생 D씨는 27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C씨 건강상태를 묻자 “언니는 식물인간이 될 가능성이 90%가 넘는다고 한다. 26일 아침에도 의식이 없고 상태가 좋지 않은 쪽으로 가고 있어 가족들이 대단히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C씨의 딸 건강 상태에 대해선 “조카가 심각하게 후유증을 겪고 있다. 엄마가 칼에 찔리면서 근육 찢기는 소리가 계속 귀에서 맴돌고 밤에 잠들려고 하면 계속 가위에 눌린다고 한다. 조카는 엄마가 눈 앞에서 목에 칼이 찔려 피가 솟구치는 걸 봤다. 아이가 얼마나 충격이 컸을지 상상조차 안 간다”고 했다.

현재 병원비는 인천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지원을 받고 있다. D씨는 “치료비와 생계비를 포함해 1인당 연간 1500만원 한도 내에서 최대 5000만원까지, 최대 6개월 동안 지원해 주기로 했다. 경찰 측에서도 힘을 써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보험료 적용이 안 돼 치료비가 3800만원이었는데, 경찰 측에서 건강보험료 적용을 80% 해주고, 나머지 20%도 1500만원까지 지원해 준다고 했다. 하지만 언니의 의식불명 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찰이 지원해준 금액으로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 “경찰, 사건 종료 후 CCTV 보여주겠다고..”

피해 가족은 사건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아직까지 받지 못한 상태다. D씨는 “경찰은 증거물로 보관 중이라 사건 종결 후 가족들이 요구하면 보여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LH 측은 경찰을 대동하면 보여준다고 했다가, 경찰이 공문을 보내주면 된다고 했다가, 현장에 찍힌 경찰이 동의해야만 한다고 또 말을 바꾸는 등 입장을 계속 번복하고 있다. 시간을 자꾸 미루고 있다는 생각만 든다”고 했다.

경찰청장이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의 부실 대응 논란을 사과한 것에 대해선 “언론으로만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 경찰청장이 직접 피해 가족들에게 전화를 주거나 사과를 한 적은 없다. 책임자가 나서서 직접 피해 가족에게 사과를 하거나 그런 적이 없다”고 했다.

[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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