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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순자 사죄 5·18 관련 아냐"···논란 속 전두환 장례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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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 측 민정기 전 비서관 "5.18 관련한 사죄 아냐"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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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씨 장례가 27일 마무리됐다.

이날 이른 오전 발인 전부터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앞은 군 관련 단체에서 나온 사람들과 보수 유튜버들로 북적였다. 경찰은 발인 때 주변 질서유지와 교통관리에 방점을 두고 이날 빈소 인근에 10여 명을 배치해 현장을 관리했다.

이날 보수단체 일부 회원들은 '5·18 광주 시민 학살은 북한 특수군 소행', '전두환은 발포 명령을 하지 않았다' 같은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영결식장 안으로 들어가려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일부 인사들은 "우리가 5·18 관련 단체도 아닌데 왜 막냐"라며 통곡하기도 했다. 이들이 영결식장 앞에서 현장 관리자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오전 7시 30분께부터 친인척과 종교인 등 소수만 참석해 영결식이 치러진 가운데 장례식장 외부에는 우리공화당 등 보수 단체에서 나온 200여 명이 집결했다. 오전 8시 17분께 운구차가 빈소를 빠져나오자 이들은 "전두환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숭고한 정신을 잊지 맙시다"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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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인사들과 보수 성향 유튜버들은 서울추모공원에서도 "전두환 대통령 각하 영면하세요"라고 외치며 곡소리를 냈다. 이들은 오전 9시 55분께 함께 화장장으로 진입을 시도하다가 시설 관계자들과 경찰이 제지하자 유리 문을 파손하기도 했다. 결국 유튜버들은 수골 과정에서는 시설 안으로 들어가 촬영을 지속했다. 오후 11시 44분께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씨 등 유족이 유골함을 들고 나온 후에도 보수단체 측의 곡소리는 이어졌다.

전씨의 유해는 차량 정체가 심한 탓에 오후 1시가 훌쩍 넘어서야 연희동 자택에 도착했다. 교통 정체가 심했던 탓에 보수단체 인사 상당수는 연희동까지는 바로 오지 못했다. 일부 유튜버가 현장에서 방송을 이어갔지만 큰 소란은 없어 경찰도 바로 현장통제선을 철거했다.

이날 보수 단체가 장례식장 안팎을 점령하다시피 했지만, 5·18 관련 단체는 지난 장례 기간 기자회견과 시위를 했던 것과는 달리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5·18 부상회 측은 "갈 가치가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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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씨의 부인 이순자씨는 이날 오전 발인식에서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깊이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전씨 측이 사과한 것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무력진압 이후 41년여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이씨가 미리 종이에 써온 추도사를 3분 15초가량 읽는 중 사죄의 뜻을 밝힌 부분은 15초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자신의 비통한 소회를 털어놓는 데 주로 할애했다.

심지어 전씨 측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이날 오후 화장장인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사를 보니까 5·18 단체들이 사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는데, (이씨가) 5·18 관련해서 말씀하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주희 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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