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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돼가는 민주당, 안 변한 국민의힘…누가 되든 선거 후가 더 걱정” [이진구 기자의 對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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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

동아일보

금태섭 전 의원은 “선거 승패보다 선거 이후에 우리 사회가 한 걸음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각 당의 후보들이 진짜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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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희망을 보는 장이 아니라, 거대 양당의 복수혈전에 그친다면 나라에 미래가 있을까.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한다지만 누가 되든 대선 후가 더 걱정이라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승패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 어떻게 하면 선거 이후에 우리 사회가 한 걸음이라도 나아질 수 있을지 고민하고 행동해야한다”고 말했다.

―2년 전 한창 당에 쓴 소리 할 때 “공천은 걱정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걱정 안 한다”고 했다.

“하하하, 그때는 진짜 걱정하지 않았다. 경쟁자도 없고, 지역구 관리도 자신이 있었으니까. 내가 떨어지면 큰일 난다고 걱정해주는 사람도 당에 많았다. 예뻐서라기보다는 내가 공천에 탈락하면 중도층이 이반해 당 전체가 타격을 입을 거라는 분위기가 있었으니까. 그래서 걱정 안 했는데, 내 생각과는 달리 당은 중도층 포용이 아니라 지지층만 보고 가는 전략을 썼다. 그런 전략으로 갈 거라는 생각은 못했다.”

※2019년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끝난 직후 당시 민주당 소속이던 그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이로 인해 지지층으로부터 3000여 통이 넘는 문자폭탄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그 전략으로 민주당이 이겼는데.

“그게 결국 독이 됐다. 이후로는 당 내에서 건전한 비판의 목소리가 쑥 들어갔으니까. 그 뒤에 민주당이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보지 않았나.” (당에서는 당신이 지역구 관리를 안 해서 진거라 하던데.) “하하하, 결과적으로 졌으니까 지금 와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해봐야 다 핑계처럼 보이겠지만…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사람이 나를 이겼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는 그때 아직 이사도 못 온 상태였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163석,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17석, 유사 위성정당인 열린민주당 3석으로 범여권이 183석을 얻었다. 당시 미래통합당은 84석,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19석으로 103석을 얻었다. 경선에서 금 전 의원을 이긴 강선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실제 경선 운동을 7일 밖에 못했다고 밝혔다.
―입을 좀 다물었다면 인생이 많이 달라졌을 텐데 후회하지는 않나.

“그럴 리가. 우리 사회에 이런 습성이 있는데… 학생 때 집회나 시위를 하려고 하면 주변에서 ‘지금은 공부를 하고 나중에 해라’라고 한다. 회사 초년병 때 부조리를 보고 말하려고 하면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니 좀 더 익히고 힘을 가진 뒤에 해라’라고 한다. 그렇게 어… 하다가 은퇴하는 순간이 온다. 조국 사태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주변에서 재선도 해야 하니까 이제 그만하는 게 어떠냐고 조언을 많이 했다. 그런데 국회의원조차도 ‘아직은 초선이니까…’이런 생각으로 입을 닫으면 누가 제대로 된 말을 할 수 있나. 3선, 4선이 된 후에? 국민의 대표라면, 국민이 느끼는 것을 그대로 대변해야지 이거 재고, 저거 재고, 자기 재선 고려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윗사람이 밥까지 사주면서 부탁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하더라.”

―윗사람?


“공수처법 투표 전날 이해찬 대표가 나와 조응천 의원을 불러 함께 식사를 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이 대표는 ‘공수처법에 찬성해 달라’고 말하지 않았다. 내가 공수처의 문제점을 말하면 ‘그런 면이 있었네’하는 정도였다.” (그걸 꼭 말을 해야 아나?) “당 대표가 소속 의원에게 명시적으로 찬성하라고 한다는 건, 책임을 함께 나눠지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당 대표가 끝까지 그런 말을 안 하는데 밥 얻어먹고 내가 찬성으로 돌아서면 알아서 기는 것이 된다. 나는 그런 정치를 할 생각이 없고, 그건 내가 알던 민주당 모습도 아니다. 알아서 기기 시작하면 그게 무슨 민주정당인가.” (대놓고 부탁했다면 찬성했을 건가.) “하하하, 그때는 총선 공천 전이라… 아마 ‘대단히 미안합니다’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당신이 반대해도 통과에 지장은 없었는데 이후에 징계까지 주면서 왜 그렇게 야박하게 몰아댔을까.) “그게 더 정치적으로 얻을 게 많으니까.”

―당신을 몰아붙이면 당이 더 정치적으로 이득을 본다고?

“강성 지지층이 그걸 좋아하니까. 국회의원들이 실력이 없는 것 같아도 정치적인 감각은 다 있다. 민주당이 변한 걸 내가 처음 느낀 게… 김경수 경남지사가 1심에서 예상 밖으로 유죄 판결 받고 법정 구속됐을 때였다. 핵심인사에게 판결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는데 판사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그랬더니 오히려 지금은 공격을 해야 된다는 거다. 지지층 마음을 달래줘야 된다고…. 너무 기가 막혀서 전화통을 붙잡고 한 시간을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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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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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 윤미향 의원,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부산시장 문제가 발생했을 때 민주당이 보인 모습은 상식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뭐가 민주당을 그렇게 변하게 만든 건가.

“성공했으니까. 예전에는 그렇게 이상한 행동을 하면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행정부도 차지하고, 국회도 개헌 선에 가까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지지율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 그러니까 승리에 취해서 계속 이상해지고 있는 거다. 파병된 청해 부대원들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는데,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이 보고를 받으시자마자 참모회의에서 바로 누구도 정말 생각하지 못했던 공중급유 수송기를 급파하라고 지시했다’고 자랑하는 거는 정상이 아니다. 대장동 사건 같은 경우는 정말 사과해야 되는 거다. 본인이 설계했다고 해 놓고, 설사 뇌물을 받은 사람 중에 국민의힘 쪽이 많다고 해도 그게 어떻게 자신을 면책시키는 논리가 되나.” (민주당은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주장한다.) “그런 진짜 이상한 말을 당 대표, 원내대표라는 사람들이 받아서 우기니…. 어찌어찌 해서 민주당이 대선에서 또 이기면 진짜 괴물이 될 거다.”

―국민의힘이 집권하면 달라질까.


“하… 그게… 그래서 선거 후가 더 걱정이 되기는 한다. 정권교체는 필요한데 국민의힘도 전국 단위선거에서 4연패를 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4번이나 들어섰는데도 별로 변한 건 없지 않나. 지도부가 추석 전에 곽상도 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50억 원 받은 걸 알았다 면서도 아무 말 안한 걸 보면…. 당연히 밝히는 게 상식 아닌가? 그래서 리더들의 자각이 정말 중요한데… 그런 걸 밝히는 게 정치적으로 손해 보는 것 같지만 나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믿는다.”

―당신은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고 보는 쪽 같은데.

“김대중 대통령은 DJP연합으로 간신히 대통령이 됐지만,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에게도 대통령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경상도 출신인 김중권 비서실장을 기용하고, 자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전두환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불러 밥도 먹었다. 그런 게 한 나라의 대통령다운 모습이다.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 때부터 점점 그런 모습이 사라지더니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쳐 지금은 완전히 없어졌다. 문 대통령도 취임사에서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도 섬기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정말 철저하게 편 가르기를 했다. 한 명이라도 우리 편이 많아서 이기면, 다른 쪽은 신경도 안 쓴다. 청와대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과 견해가 다르다고 국민을 친일파, 토착왜구로 모는데… 그런 말을 어떻게 국민에게 쓰나. 하면 안 되는 행동을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서. 오직 그것만 생각한다.” (그런 탓인지 우리 사회가 굉장히 안 좋아졌다.) “출세하기 위해 안달하는 정치인들이 롤 모델이 되고 있으니…. 당 내에서 눈치를 보다가, 뉴스공장에서 김어준이 뭐라고 하는 지 듣고, 댓글 보고 따라가는 식이다. 정치인들이 국민의 모범이 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도록 이끌어야하는데 되레 강성 추종자들을 따라만 가고 있다. 이런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억지로라도 새 피를 수혈해야하는데, 오히려 조국 수호 집회 다녀온 사람, 무슨 시민단체 이런 쪽에서만 끌어당기니… 그래서 바뀌기는 해야 할 것 같다.”

―당신의 생각이 올바른 건 맞는데… 미안하지만 사람들은 비난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흑석’ 김의겸, 김남국 의원 같은 사람을 부러워한다.

“그래서 책임감이 생겼다.” (책임감?) “조국 집회 몇 번 나가서 옹호발언한 사람들이 국회의원 되는 걸 보고 젊은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할까. ‘저렇게 해야 성공하는 거구나’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내가 쓰러지면 그들의 잘못된 성공방식이 맞다는 걸 되레 증명해주는 꼴이 될 수 있다. 그럴 수는 없으니까. 옳은 것이 이긴다는 걸 꼭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믿고 싶지만…정말 될까?) “나는 이긴다고 믿는다. 역사를 보면 항상 옳고 합리적이고 열린 쪽이 이겨왔다. 편협하고 편 가르기 하는 쪽은 잠시 기세를 올리더라도 결국 패배하고 역사에서 사라졌다.”

※김남국 의원은 2019년 10월 5일 8차 조국 수호 집회 연단에서 “검찰이 조국을 장관에 임명하지 말라고 대통령에게 협박했다”고 말했다. 수차례 강성발언으로 인지도를 높인 그는 이듬해 민주당 공천을 받고 국회의원이 됐다.

―민주당은 못 들어가고, 국민의힘은 안 들어간다 했고, 제3지대는 안 모이는데 무슨 힘으로 당신이 생각하는 정치를 구현할 수 있나.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마크롱 같은 경우도 있고….” (정치인들이 툭하면 마크롱을 예로 드는데 세계사적으로 유래 없는 희귀 케이스를 너무 쉽게 갖다 붙인다.) “하하하, 그렇긴 하다. 2013년에 제 3당(새정치연합) 창당 작업을 하다가 안철수 대표가 갑자기 민주당으로 불쑥 합당해 버려가지고 무너졌는데, 그때를 생각해 보면 제3지대를 만드는 건 정말 어렵다. 좀 노골적으로 말하면 1, 2등은 민주당, 국민의힘으로 가고 3등이 오는데 안받으면 오만하다고 하고, 받으면 새 정치한다면서 왜 그런 사람들을 받느냐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정치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가 보수 정당의 혁신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무튼 선거 때가 정치를 변화시키는 에너지가 가장 많을 때니까 어떤 식으로 대선에서 역할을 하는 게 도움이 될지 고민하고 있다.”

―진중권 전 교수, 권경애 변호사와 ‘선후포럼’을 만든 게 그런 이유인가.

“선거 이후를 생각하는 모임이란 뜻인데… 우리가 선거 때만 되면 늘 승패에만 관심을 갖는데 더 중요한 건 선거 이후에 사회가 한 발이라도 더 좋아지도록 만드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대선 후보들도 불러서 얘기도 듣고, 비판도 하고, 조언도 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었다.” (지금 경청하고 명심하겠다고 하는 건 다 공수표 아닌가.) “그렇더라도. 포럼에서 대선 후보들에게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와 그 해법이 무엇인지를 강력하게 물을 생각이다.” (지금까지 각 당 경선도 보고, 포럼에 출연도 시켰는데 그런 해법을 가진 사람이 있던가.) “하하하.” (하하하?) “그동안은 경선이니까 당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겠지만… 본선에서는 대통령답게 생각하시기를 바란다.” (미루어 짐작이 가는데….) “하하하.”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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