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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국가 홍보에 연 10조 쓰는 중국…쓰면 뭐하나,사람이 사라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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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펑솨이ㆍ판빙빙 실종 논란 국제적 관심

당이익 최우선 삼는 불투명 시스템이 화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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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테니스 스타 펑솨이.〈사진=EPA 연합뉴스〉




행방불명됐다가 19일만에 다시 소재가 파악돼 국제적 이슈가 된 펑솨이(彭師). 펑솨이는 2014년 중국인으로는 처음 여자 복식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테니스 스타입니다. 19일만에 실종 논란은 잦아들었지만 행방불명 기간 동안 드러났던 전 사회적 침묵은 여진을 남기고 있습니다. SNS나 관영매체 어디에도 펑솨이의 신병을 둘러싼 얘기가 차단됐기 때문입니다.

국제 무대에 잘 알려진 중국의 여배우 판빙빙도 2018년 가을 행방불명 이후 100일이 넘도록 소재 파악이 안됐었죠. 그나마 펑솨이는 세계적 테니스 스타들이 나서 '펑솨이 어딨나' 같은 해시태그를 퍼트리면서 단기간에 끝난 편입니다.

나라 망신도 이런 망신이 있을까요. 폭로 하나 했다고 관련 동향이나 신병까지 깨끗이 사라지는 나라, 국가브랜드가 구겨져도 이렇게 구겨질 수가 있을까 싶습니다.

중국은 한 해 국가브랜드 홍보에 10조원을 쓰는 나랍니다. 심혈을 기울여 닦고 조여서 반들반들하게 만들고 있는 '차이나(China)'라는 국가브랜드가 이렇게 잊을만 하면 터지는 실종 사건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얼마나 국가브랜드 조탁에 애를 쓰고 있는 지 따져보면 이런 실종 사건은 정말 어이가 없게 만듭니다.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국가, 아프리카에 1600억 달러씩 투자하는 '큰손' 국가입니다. 천문학적 자금이 아프리카 국가의 기반시설 확충에 쓰여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된다면 빈곤과 기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유 억압과 인권 유린 등 아프리카 어느 나라의 내정이야 어떻든 발전의 초석을 세우겠다며 계좌에 돈을 꽂아주는 중국. 일부 반발도 있지만 빚더미의 후유증까지 내다볼 겨를이 없는 또다른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중국의 국가브랜드 상승은 예상 못할 일이 아닙니다.

2018년 가을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ㆍ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FOCAC)에는 아프리카 54개국 가운데 53개국 정상이 참석했을 정도로 차이나 머니의 힘을 과시했습니다.

중국은 공자아카데미 수출국입니다. 세계 질서의 패러다임이 하드파워만 앞세워선 어려운 시대로 옮겨가자 소프트파워를 높이겠다며 중국어를 가르치는 기관을 해외에 파견하고 있는 겁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 요소로서 언어는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문제와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언어를 배우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게 문화죠. 언어가 문화의 시공간적 축적의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공자아카데미는 중국어에 곁들여 중국 문화도 전파하는 문화 첨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자아카데미는 중국 국무원 산하 외교부, 재정부, 교육부, 상무부, 문화부, 신문출판총국, 국가방송총국 등 총 11개 정부 부처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공자아카데미는 현재 154개국 548개소가 설립됐습니다. 2017년 146개국에 525개소에서 더 늘어났습니다. 2014년만해도 126개국 475개소였습니다. 2004년 첫 깃발을 내걸고 17년만에 이렇게 늘어난 겁니다.

이 정도면 성숙 단계에 접어든 확장세를 뒤로 하고 다시 성장 페달을 밟고 있다고 봐야할 겁니다. 10조원, 돈의 힘이죠.

이렇게 양과 질적으로 다듬고 다듬은 게 중국의 국가브랜드 아닙니까. 판빙빙 증발사건도 3년 전 국제적 이슈였었죠. 공자학원을 통해 퍼져나간 중국영화 한 두 편에 판빙빙이 없을 리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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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두 닷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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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티켓 파워를 노려 헐리우드가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 캐스팅한 국가대표급 배우가 증발을 했는데 국가 기구들은 100일 이상 입 다물고 있는 게 중국의 현실입니다.

나중에 알려지기로는 탈세 때문이었다는데 탈세 문제가 크고 엄중하면 국가기관은 탈세 얘기를 하면 됩니다. 당사자는 탈루한 액수를 채워넣고 대중의 기대와 신망을 바탕으로 부와 영예를 거머줬던 삶이니 대중 앞에서 정식으로 사과하면 됩니다.

이렇게 상식에 맞게 행동하면 끝날 일인데 100일 이상 '증발'사태가 지속되면 사안이 탈세에 그치지 않는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미국 망명설이 나오고 개인적 원한 관계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느니 정치권의 음모와 결부된 치정 사건이라느니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와 루머가 기승을 부리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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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화보. 오른쪽 중간에 판빙빙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마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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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의 권력 유지가 국가와 사회 전 영역의 어떤 이익보다 우선하는 나라가 중국입니다. 그런 나라가 시진핑 정권 들어 의법치국(依法治國)'하겠다고 선언했었죠.

당의 유권 해석이 아니라 법대로 하겠다는 것인데 과연 얼마나 실현될 수 있을지 반신반의 하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그래도 반은 믿었다는 말입니다. 당의 이익이 어떤 의사결정에서든 최우선 고려되는 당ㆍ국가체제에서 성립이 안되는 언어도단이라는 냉소도 뒤따랐었죠. 어쨌거나 시진핑 체제에서 하겠다고 의지를 표하니 일말의 기대마저 뿌리치긴 어려운 법 아닙니까.

결과는 어땠나요. 본인이 원하면 하루 24시간의 행적이 공개되는 세상에서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특급 스타 연예인이 사라졌는데도 수사 당국의 실종자 수사 움직임이 알려진 바 없었죠. 수사가 진행된다면 비공개로 진행된다해도 주변인 접촉 과정에서 수사 당국의 행보가 새어나올 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

100일이 넘도록 아무 행적이 안나왔다는 것은 비공개 수사도 없다는 뜻이란 관측을 낳습니다. 연예판의 스타가 잠적인지 실종인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됐는데도 수사기관은 뒷짐 지고 있는 모양새였죠. 판빙빙의 신병 문제를 당국이 쥐고 있다는 강력한 반증 아닐까요.

아니라면 인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일인데 이렇게 당이 방치해도 된단 말인지… 참다 못해 홍콩의 빈과일보 특파원이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 때 물었습니다.

“판빙빙 어떻게 된 거냐.”



외교부 대변인의 답변은 이랬습니다.

“그게 외교 사안인가.”

인민이 증발하고 무슨 일이 생겼는 지 설만 무성한 일들이 얼마나 비일비재한 지에 대해서 필자는 아는 바 없습니다. 하지만 판빙빙이니까, 펑솨이니까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일 뿐 당·국가체제에서 구조적으로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해선 궁금증을 억누르기 어렵습니다.

펑솨이 행방묘연 사건과 판빙빙 증발 사태, 그리고 당국의 대처는 후폭풍을 몰고 올 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이 그토록 애지중지 추진했던 국가브랜드 홍보가 얼마나 허망한 일이었고 밑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 없었는지 웅변하는 것 말고도 말입니다.

인권은 안중에 없고 인신 구속과 사법 편의주의가 판치는 '차이나'라는 전근대적 이미지는 두고두고 확대재생산되지 않을까요.

펑솨이ㆍ판빙빙 사건은 중국이라는 나라의 사회 시스템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줬습니다. 체제에 리스크가 된다 싶은 인사 등을 자의적으로 구금하고 문제가 불거지면 덮고 감추기에 급급한 전근대적 불투명 시스템이 초래한 결과입니다.

정말 궁금한 게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에겐 체제홍보ㆍ선전도 중요하고 사회질서도 심대하게 중요하고 중국공산당의 체신 유지도 핵심 가치일텐데요. 관련 부서들 일하는 게 왜 이렇게 손발이 안맞는 걸까요.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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