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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NFT 접목한 ‘돈 버는 게임’ 부상에 게임사간 합종연횡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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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블록체인에 기반한 대체불가능한토큰(NFT)을 접목, 이른바 ‘돈 버는 게임(P2E·플레이투언)’이 게임산업의 한 축으로 부상하자 국내 게임사들이 연합군 형태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런 움직임에는 별도 플랫폼으로 각자도생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큰 블록체인 생태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함께 성장하자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유동성이 심한 가상화폐의 위험부담을 줄이려면 이런 형태의 연합군 체계가 더 유리하다.

최근 블록체인·NFT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게임빌은 지난 24일 가상화폐 플랫폼 기업 ‘제나애드’를 인수하고, 개발 부서로 내재화했다고 밝혔다. 게임빌에 따르면 제나애드는 블록체인 거래소 구축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한편, 디지털 광고에 블록체인 기반 리워드 시스템을 개발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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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매틱 소울: AFK 레이드. /게임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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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빌은 제나애드의 블록체인 기술 노하우를 활용, NFT 거래소와 전자지갑, 스마트 콘트랙트(블록체인 기반의 금융거래 및 부동산 계약, 공증 등) 기술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인 ‘하이브’에 블록체인 기반 광고 솔루션도 접목한다.

제나애드는 카카오게임즈 계열사 웨이투빗과 가상화폐 ‘보라’를 광고 플랫폼에 사용하는 계약을 지난 6월에 맺고, 게임 등에서 모바일 광고를 시청한 이용자에게 ‘보라’를 지급하는 광고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때문에 게임업계는 게임빌의 자체 가상화폐 ‘C2X(가칭)’ 프로젝트에 ‘보라’를 접목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본다.

앞서 지난 18일 게임빌 자회사 게임빌컴투스플랫폼은 테라폼랩스코리아와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에 관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 MOU로 게임빌은 ‘하이브’ 플랫폼에 테라폼랩스의 소프트웨어개발자키트(SDK)를 얹는다.

테라폼랩스는 약 20조원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루나(테라)’ 코인을 개발한 회사로, 탄탄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내년 각각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크로매틱 소울:AFK 레이드(게임빌)’와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컴투스)’을 선보일 계획으로, 두 게임은 루나(테라)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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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게임업계 최고 흥행작인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 /카카오게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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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코인을 보유한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국내 최고 흥행작 중 하나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NFT화를 노린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개발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를 유럽법인을 통해 인수하고,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는데, 여기에 NFT를 접목하겠다는 것이다. 오딘의 장르인 다중접속온라인RPG(MMORPG)가 NFT에 적합하고, 이런 방식의 게임이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흥행하고 있어 오딘 NFT 버전은 아시아 시장을 먼저 공략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6월 ‘보라’ 코인을 개발한 웨이투빗과 자회사 프렌즈게임즈를 합병했다. 따라서 오딘 NFT 버전에는 가상화폐 ‘보라’가 사용될 가능성이 제일 크지만 카카오게임즈는 아직 어떤 가상화폐를 게임에 접목해 내놓을지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카카오게임즈와 위메이드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카카오게임즈가 오딘 NFT 버전에 위메이드의 가상화폐인 ‘위믹스’를 활용할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나온다.

오딘을 개발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카카오게임즈가 지분 51.95%를 확보하고 있는 대주주다. 그러나 위메이드 역시 지분 7.2%를 보유하고 있어 관계사 중 하나다. 또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는 위메이드 출신이기도 하다. 여기에 ‘보라’가 아닌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엑스)가 개발한 가상화폐 ‘클레이튼’을 활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위메이드가 서비스 중인 가상화폐 지갑 ‘위믹스 월렛’에서 클레이튼과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위믹스’를 교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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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에서 서비스 중인 '미르4'./ 위메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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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는 위믹스 생태계를 더욱 넓힐 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주도하는 것은 MMORPG ‘미르4 글로벌 버전’이다. 최근 동시접속자 숫자가 130만명을 넘어서기도 한 이 게임은, 게임 안에서 캔 광물을 모아 위믹스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위메이드는 이 위믹스를 사용하는 게임 100개를 모아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한다.

이미 위믹스에 합류한 게임사가 적지 않다. ‘블레이드 for 카카오’로 대한민국게임대상을 받은 액션스퀘어, 인기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을 개발한 조이시티, 넥슨 주요 게임 중 하나인 ‘바람의나라: 연’을 만든 슈퍼캣 등이 위믹스에 올라탔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 특성상 이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다양한 거래소에 상장된 검증된 가상화폐를 사용하는 편이 좋은데, 게임사들은 블록체인·NFT 게임에 뛰어들면서 연합군을 형성하는 방법으로 위험부담을 줄이려고 한다”라며 “더 다양한 합종연횡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박진우 기자(nichola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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