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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로 얼룩지고 누울 곳도 없어…전두환의 쓸쓸한 마지막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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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김성진 기자, 양윤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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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를 찾은 한 조문객이 전투모를 꺼내쓰고 경례하고 있다. 2021.11.24/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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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 11대, 12대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은 쓸쓸했다. 정치권 주요 인사들은 그의 빈소에 조문조차 하지 않았다. 제5공화국 시절 그의 측근들과 일부 추종자들만 그의 빈소를 찾았다. 측근들은 "5.18 주동 세력은 북한군"이라는 등 여전히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그의 장례식을 막말로 얼룩지게 했다.


오늘 전두환 영결식…노제없이 화장 후 연희동 자택에 임시 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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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이 별세한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고인이 운구차로 향하고 있다. 2021.11.2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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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7시 30분부터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전두환씨에 대한 영결식이 열린다. 유족 50여명만 참석한 가운데 노제(路祭) 없이 조촐하게 진행된다. 취재진의 출입도 일부 제한되며, 영결식을 마치는 대로 화장한 유해는 연희동 자택으로 옮겨져 임시 안치될 예정이다.

전씨는 내란죄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아 국립묘지법에 따라 국가장 대상에서도 제외돼 국립묘지에도 안장될 수 없다. 평소 유언으로 밝혀 온 '북녘 땅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군 주둔지)에 묻히고 싶다'는 뜻도 정부의 허가가 필요해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후 맘편히 누울 공간도 없는 셈이다.


장례 첫날부터 썰렁한 빈소...문 대통령도, 여야 대선후보도 '조문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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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용갑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4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 마련된 전직 대통령 故 전두환 씨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입장을 말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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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의 빈소는 장례기간 내내 조문객이 많지 않아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씨의 빈소에 조문하지 않았고 청와대는 역사적 진실을 밝히지 않은 전씨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차기 대선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역시 전씨의 빈소를 찾지 않았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진상규명에 협조하지 않았고,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었다는 것에 대해서 국민 감정이 좋지 않았던 탓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은 인간적 도리로서 조문을 고려했다가 국민여론을 들은 뒤 조문을 철회하기도 했다.

정계에서는 사흘동안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대출·김석기·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정도가 전씨의 빈소를 찾았다. 이들의 대다수는 "전씨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겨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5.18 주동 세력은 북한군"…마지막까지 '막말'로 얼룩진 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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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인형탈을 쓴 남성이 24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2021.11.2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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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의 빈소를 찾은 대다수의 인사는 5공화국 당시 청와대 요직을 차지했거나 군내 사조직 '하나회'에 속했던 전씨의 측근들이 었다. 전씨의 측근들은 전씨의 과오보다 업적을 알리는데 집중했다. 김용갑 전 민정수석은 1987년 6·29 선언 때 노태우 당시 민주정의당 대표가 직선제 개헌 요구를 받아들인 이면에는 전씨가 있었다고 했으며 박철언 전 정무비서관은 "재임 동안 물가가 안정되고 경제 성장도 연 10% 가까이 했다"고 칭송했다.

일부는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폄하하는 등의 막말을 내뱉기도 했다. 정진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광주 민주화운동은) 북한군이 300여 명이나 남하해서는 일으킨 사건 아니겠냐"며 "만일 그걸 수습하지 못했다면 내가 국민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역사 어떻게 됐겠느냐"고 말했다.

전씨를 추종자들도 빈소를 찾아 막말을 쏟아냈다. 일부 유튜버들은 전씨의 빈소 앞을 점령한 채 "5·18 주동 세력은 북한군" "빨갱이가 (민주화운동 당시) 무기고를 털었다"며 소리를 질렀다. 자유한국당 추천 몫으로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이 된 이동욱 위원은 "전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민주주의를 되돌려준 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죽음으로 진실을 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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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서대문지역 제 단체 회원들이 26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제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씨 사저앞에서 '전두환은 죽어도 5.18 광주의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1.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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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5·18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등 시민단체는 죽음으로 진실을 묻을 수 없다며 전씨의 빈소 앞에서 잇달아 기자회견과 행진 등을 열고 전씨 유족의 사과와 재산 환원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25일 5·18민주화운동서울기념사업회 등 11개 단체는 빈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라도 유족은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불의한 재산을 피해자와 대한민국에 환원하라"고 요구했다. 또 연대 정문에서 빈소까지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26일에도 전씨를 비판하는 단체행동이 이어졌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부서역지부 등 단체들은 이날 오후 연희동에 있는 전씨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씨의 처벌과 추징금 950여억원을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처벌받지 않은 전씨가 서대문구에 사는 것이 부끄럽다"는 내용의 문구를 사저 대문에 붙였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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