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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상황이죠" 서울 주택 거래 자취 감췄다(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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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 주택 가격 안정화를 위해 강도 높은 규제를 들고 나오자, 서울 주택 시장이 얼어붙은 분위기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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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소에 발길 '뚝'…매물 절벽에 한숨만 "관망세 지속"

[더팩트|이민주 기자] "말 그대로 시장이 얼어붙었다. 두 달 동안 아파트 거래를 한 건도 못 했는데, 집값이 떨어졌는지 올랐는지를 어떻게 알겠냐."(서초구 공인중개사 A 씨)

서울 주택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집을 팔려는 사람은 늘어난 세금 부담에 쉽사리 집을 내놓지 않고, 사려는 사람은 꽉 막힌 대출 규제에 내 집 마련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중개업소는 이미 수 개월째 이같은 '거래 절벽'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4일부터 26일까지 강북과 강남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를 방문했다. 서초구 방배동~서초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10여 곳은 대부분 손님이 없이 한산했다. 거리는 마스크를 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부동산 중개업소를 방문하거나 앞에 멈춰서서 시세를 살피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골목 곳곳에는 아예 문을 닫은 중개업소도 눈에 띄었다.

강북 지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포구 창천동, 합정동 주택가 밀집 지역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십여 곳을 방문했지만, "예약 손님이 있다"고 말한 곳은 한 곳에 불과했다.

방배동 소재 중개업소 대표는 "손님이 없다. 문의 전화도 없었다"며 "어제나 오늘이나 매물에는 변화가 없다. 이렇게 된 지 꽤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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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 밀집 지역 내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매물도 자취를 감췄고, 집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끊긴지 오래"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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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 매물 절벽 현실화 "찾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없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한 목소리로 "아파트나 빌라 할 것 없이 매물이 없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달부터 (시장이) 조용했다. 지난해부터 아파트값이 올랐는데 호가는 여전히 떨어지지 않고 있고 수요자들은 살 수 있는 여력이 없어졌다"며 "그나마 찾는 사람이 있는 쪽은 빌라다. 아파트값이 비싸지면서 대체제로 빌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좀 생겼지만 빌라 조차도 매물이 없다"고 말했다.

창천동 중개업소 대표 역시 "지난해부터 매물 절벽이 시작됐다.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전세도 덩달아 오르면서 전세 매물부터 씨가 마르기 시작했다. 최근에 아파트 쪽은 매매고 전세고 할 것 없이 (매물이)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24일 기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매매 건수는 351건으로 전년 동기(6365건) 대비 95.05%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세 거래 건수는 3877건으로 51.11%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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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들은 정부의 부동산 제도 강화가 거래 절벽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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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세 강화·돈줄 옥죄기서 기인…"제도 강화가 절벽 불렀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거래 절벽의 원인으로는 양도세 중과, 대출 규제 등 정부의 부동산 제도 강화를 꼽았다. 여기에 '임대차 3법' 시행으로 그나마 시장에 나왔던 전세 매물까지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방배동에 있는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사지도 못하고 팔지도 못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서울 집(가격)이 한두 푼도 아니고 대출이 안 나오는데 집을 어떻게 사겠냐. 또 팔려는 사람도 양도세를 물어야 하는 와중에 집값을 내려 가면서까지 팔려고 하겠냐. 안 팔고 가지고 있으려 한다"고 말했다.

강남구 중개업소 대표도 "이 지역 아파트는 너무 비싸서 사려는 사람도 없을 뿐더러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팔지 않으려 한다"며 "강남 쪽 아파트는 대부분 (가격이) 15억 원 이상이라서 현금으로 사야 하는데 누가 이를 살 수 있겟냐. 전세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6월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조치를 시행했다. 주택을 1년 미만으로 보유한 뒤 거래할 때 양도세를 70%(기존 40%) 내도록 하고, 2년 미만인 경우 60%로 올렸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p, 3주택자는 경우 30%p가 더해지면서 양도세 최고세율은 75%까지 인상됐다.

또 임대차 3법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세입자는 집주인에 추가 2년의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집주인은 자신이 실거주하는 등의 사정이 없으면 이를 받아들여야 하며, 임대료는 직전 계약액의 5%를 초과해 인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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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자와 매도자들 모두 내년 대선까지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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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망세 지속' 전망…"대선까지 두고봐야"

이들은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집값은 되려 오르고 있다며, 단기간 내 주택 가격이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25일 발표한 11월 넷째 주(22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0.17%, 서울 0.11%다. 전주 보다 상승 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증가세다.

강남구 중개업소 대표는 "원래는 가격이 떨어져야 정상인데 오히려 오르고 있다"며 "가끔 나오는 매물은 시장가보다 3~4억 높게 내놓고서는 '팔리면 팔고 아니면 말고'식의 매물이다. 이 지역에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 급하게 집을 팔아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합정동 중개업소 대표 역시 "부동산 경기는 일반 실물 경기하고 달라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서만 가격이 결정되지 않는다. 부동산 경기가 죽고 사는 문제는 정부 정책에 달렸다"며 "최근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정책에도 집값이 역으로 오르지 않았냐. 주변에서도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더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관망세가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대선)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방배동 중개업소 대표는 "정권이 바뀌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말은 다들 하는데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나 양도세 중과 등 제도적인 부분에 변화가 생기면 매물이 나올지도 모르겠다"며 "다주택자들도 대선까지는 일단 버틴다는 마음으로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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