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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예쁜 쓰레기'된 블랙베리...구형OS모델 내년 1월 완전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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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차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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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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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가 자체 운영체제(OS)를 내년 1월 종료한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블랙베리 OS가 탑재된 스마트폰은 이용할 수 없게 된다. 특유의 쿼티 키보드 디자인으로 한때 스마트폰 시장을 휩쓸었지만 시장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자체 OS 서비스도 막을 내리게 됐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텔레콤은 자사 홈페이지에 블랙베리 OS를 탑재한 구형 휴대전화는 내년 1월4일 이후 이용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이는 블랙베리가 자체 OS를 완전 종료한데 따른 조치다. 블랙베리 OS가 탑재된 휴대전화는 국내에선 SK텔레콤에서만 단독 출시됐으며, 블랙베리 고유의 인터넷 서비스인 BIS 등도 SK텔레콤만 지원해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미 BIS 가입자가 거의 없고 블랙베리 OS가 지원이 종료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블랙베리 OS가 아닌 안드로이드 기반 모델인 △프리브 △디텍 시리즈 △키원(KEYone) △키투(KEY2) 등은 앞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이들 모델 이외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블랙베리에서 인터넷을 포함해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 모든 이동통신 서비스를 쓸 수 없다. 이미 블랙베리 이용자가 극히 드문 상황에서 자체 OS까지 종료 수순을 밟게 되면서 사실상 국내에선 블랙베리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한때 시장 휩쓸던 스마트폰 강자...시장 변화 못따라가 '휘청'

블랙베리는 2016년 스마트폰 사업 철수 선언 후 OS 등 관련 소프트웨어 지원만 간신히 이어왔다. 블랙베리 OS를 탑재한 기기는 2016년을 끝으로 더 이상 출시되지 않으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TCL이 브랜드 관련 모든 권한을 넘겨받은 뒤 2017년 출시한 '키원', '키투' 등에는 모두 안드로이드 OS를 적용했다. 이후 블랙베리 전용 앱 마켓인 블랙베리 월드도 2019년 12월31일 부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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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서울 중구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블랙베리 키투 국내런칭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방한한 알란 르준 블랙베리 모바일 글로벌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블랙베리 키투는 듀얼유심을 적용, 두 개의 번호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철저한 보안시스템과 로커 기능으로 개인정보를 보호한다. 2018.7.2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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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는 2000년대 초 미국 시장 점유율만 50%에 육박할 정도로 휴대전화 시장을 주름잡았다. 화면 하단에 배치된 쿼티 키보드 덕분에 글자 입력은 편리하면서도 보안성이 뛰어난 장점으로 인기를 끌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애용해 국내에서는 '오바마폰'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하지만 블랙베리 특유의 생태계가 오히려 대중화의 발목을 잡았다. 구형 블랙베리는 블랙베리 자체 서비스인 BIS에 반드시 가입해야만 인터넷과 이메일, 소셜미디어 등을 쓸 수 있는 독특한 구조였다. 심지어 BIS는 유료 서비스인데다, 국내에선 SK텔레콤 이외에 타 이동통신사에선 이용할 수 없었다. 매월 BIS 이용료는 1만2000원부터이며 음성 통화와 데이터 이용료는 별도로 부과된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등장으로 앱 생태계는 커지는 반면 블랙베리는 자체 OS를 고집한 탓에 주요 앱을 이용할 수도 없었다.

아이폰 출시 이후 스마트폰 시장 트렌드가 대화면 터치스크린으로 이동하면서, 쿼티 키보드도 오히려 화면을 가리는 단점으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디자인 말고는 장점이 없다며 한국에선 '예쁜 쓰레기'라는 혹평을 받았다.

일각에선 올해 중 블랙베리가 미국 스타트업 온워드 모빌리티와 손잡고 5G(5세대 이동통신) 모델을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사실상 연내 출시는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온워드모빌리티는 최근 IT전문매체 PC맥과의 인터뷰에서 "사용자 친화적이고 안전한 모바일 장치를 계속 개발 중"이라면서도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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