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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치솟고 병실 동났는데 정부 ‘우왕좌왕’…“회식 자제령이라도 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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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24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진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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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숫자가 617명으로 나흘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병상 대기자는 1300명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당초 이날로 예정돼 있던 방역 강화 조치 발표를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며 갑자기 연기했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돌파감염이 속출하고 있어 이대로라면 조만간 응급실에서 코로나19 환자는 물론이고 일반 응급환자까지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방역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좌고우면하면서 의료 현장에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12월 단 한 달만이라도 방역의 고삐를 죌 것을 주문했다.

◇ 정부, 비상계획 발표 돌연 연기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9일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방역 상황을 점검한다고 밝혔다. 앞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정부 (방역 강화) 대책을 종합적으로 발표하기 위해 25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거쳐서 국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며 “정부는 충분한 검토를 통해 다음 주 월요일(29일)에 종합적인 대책을 상세히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 일상회복위 의견을 수렴하고,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의 중대본 브리핑 주재로 방역 조치 강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참석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향후 4주 기간 동안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는 정책을 일부 시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힌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더했다.

그런데 정부는 전날 오후 7시쯤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발표 일정을 돌연 연기했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방역패스 적용범위 확대나 사회적 대응을 강화해야 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며 “(다만) 이런 조치들은 사회적 영향력이 매우 광범위하여 민생경제 등 사회경제 피해가 크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상회복위에서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하다는 데엔 모두가 동의했으나,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데 있어서는 의견이 갈렸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방역패스를 식당, 카페에까지 적용하자는 제안이 나왔는데, 반발이 있었다고 한다. 비상계획 발동 지역을 두고도 이견이 컸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토론 자체가 생산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도 했다.

◇ 전문가 “한 달만이라도 시간 벌어야”

하지만 정부가 비상계획에 담길 내용을 확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코로나19 방역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901명을 기록했고, 위중증 환자는 617명으로 이틀 연속 600명을 넘었다. 이번 주 들어 하루 사망자 숫자는 30명대를 기록하며, 누적 사망자 숫자도 3440명으로 치솟았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 중환자를 다루는 상급 종합병원 현장은 그야말로 한계 상황에 봉착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대 목동병원의 경우)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환자까지 자택 대기 중이다”라며 “국민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일본처럼 스스로 이동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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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교수,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교수. /최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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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12월 한 달 동안만이라도 방역을 일시적으로 강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봤다. 다음 달부터 60세 이상에 대한 추가접종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는데, 고령층에 대한 면역이 확보될 때까지만이라도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발표가 미뤄진 것에 대해 “정부가 일상회복을 계속 밀고 나가게 되면 코로나19로 사망자가 늘어나고, 일시회복을 멈추면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라며 “이런 위기 상황일수록 좌고우면할 것이 아니라, 일상회복을 성급하게 시작했다는 걸 인정하고 짧게라도 강력한 거리두기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 교수도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일시멈춤 발표를 못하겠다면, 공공기관만이라도 연말 회식을 자제하는 발표를 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가 1500~2000명 정도 나올 때 쓰던 방법을 현시점에 똑같이 써서는 해결이 안 된다”며 “빙판길에서 브레이크 밟는 꼴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의료·방역분과위원인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서 확진자가 대폭 증가하지 않도록 속도조절은 필요하지만, 일상회복은 2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다만 “지금 우리가 위기상황을 통해 적절한 조합과 대응체계를 갖춘다면 2단계로 넘어갈 수 있지만 그게 2주 뒤, 3주 뒤 같은 단시간에 되긴 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기에 델타변이보다 더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했다는 외신에 방역당국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방대본 관계자는 “(새로운 변이가) 감염력이 높고, 면역 회피를 높일 가능성이 있어서 주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라며 “현재 확인된 국가는 남아공 홍콩 등인데, 국내 유입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방역패스 유효기간을 6개월로 설정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기일 제1통제관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확정된 사안은 아니나 방역패스 유효기간을 6개월로 설정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최정석 기자(standard@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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