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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15분마다 ‘몇 시냐’” “소변 마렵다” 고사장 소란…수험생들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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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 “피해보상 가능한지 법률 자문 구해”

동아일보

18일 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 전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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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고사장에서 한 수험생의 소란으로 피해를 봤다는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는 미흡한 감독관 대처도 문제 삼았지만, 교육청 측은 지침에 따라 분리 조치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지난 25일 ‘수능 당일 수능장에서 억울한 일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능을 치른 수험생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수능이 끝나고 며칠이 지나도 억울한 생각이 가라앉지 않아 글을 쓰게 됐다”라며 입을 뗐다.

글에 따르면 글쓴이와 같은 고사실에 있던 A 수험생은 시험 시작 전부터 감독관에게 큰소리로 항의하고 화를 냈다. 1교시 시험이 시작한 뒤에도 A 수험생은 감독관에게 “시험장에 왜 시계가 없느냐”며 시간을 묻는 등 소란을 피웠고, 시험 종료 30분 전쯤엔 “소변이 마려워 못 참겠다”라고 큰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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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게시된 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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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수험생의 기이한 행동은 1교시 종료 후 쉬는 시간에도 이어졌다. A 수험생은 쉬는 시간에 도시락을 꺼내 먹었고, 자신을 쳐다보는 수험생들을 향해 ‘XXX’이라며 욕설을 내뱉었다. 참다못한 글쓴이가 수능 본부에 찾아가 항의했고, 본부 측은 A 수험생의 식사를 제지했다.

하지만 2교시와 점심시간 역시 마찬가지였다. A 수험생은 시험 도중 계속해서 시간을 물었고, 점심시간에는 큰 소리를 냈다. 감독관이 찾아와 “다른 고사실에서 볼 수 있게 해주겠다”라고 제안했지만, A 수험생은 “지금 공부 시간을 뺏고 방해하는 거다. 수능 못 보게 한다고 협박한 것”이라며 감독관을 언론에 제보하고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글쓴이는 A 수험생이 3교시 영어 듣기 시간에도 큰 한숨 소리를 내고 “어이없어서 집중이 안 된다”라며 항의를 했다면서 4교시 시작 전 경찰과 감독관이 A 수험생을 데리고 나갈 때까지 이 상황이 지속됐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감독관은 시험 시간에 학생이 이상행동을 보이면 학생의 인적 사항을 살펴보고 다른 학생을 위해 (상황을) 해결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 조치도 없었다는 것이 매우 실망스럽고 속상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진상 조사 및 상황설명, 사과의 말은 전혀 없었다”라며 “감독관과 해당 학교 수능 본부가 고사실 전원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같은 고사실에서 수능을 봤다는 또 다른 수험생도 여럿 등장했다. B 수험생은 댓글을 통해 “나도 같은 고사장에서 시험을 봤다. 예상치 못한 난동에 당황스럽고 무서워서 집중하지 못한 채 시험을 봤다”라고 토로했다. C 수험생은 “억울한 감정이 치밀어 오른다. 합격한 대학을 포기하면서까지 선택한 재수인데, 한 학생으로 인해 저의 1년이 사라졌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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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교육청 청사.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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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인천시 교육청은 해당 수험생에 대한 항의가 지속해서 제기돼, 감독관이 3교시 종료 후 해당 학생을 고사실에서 내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3교시 영어 듣기시간에 앞서 원래 있던 경찰관 2명에 여성 경찰관 2명을 추가로 배치했다. 듣기 시간에는 소란이 없었지만 이후 앞자리에 앉은 수험생을 발로 차는 물리적 행동을 했고, 3교시 종료 후 경찰관을 투입해 분리 조치했다”라며 “추가로 피해 보상이 가능한 법적 근거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법률 자문해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은영 동아닷컴 기자 cequalz8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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