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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위수증' 주장, 대법 판결에 힘받나…검찰 "아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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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가 낸 휴대전화 등에서 증거를 찾으려면 피의자가 참여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검찰의 동양대 휴게실 PC 확보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치열하다. 사진은 지난해 9월 1심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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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합 "피의자 참여권 임의제출 때도 보장해야"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제3자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휴대전화 등에서 증거를 찾으려면 피의자가 포렌식에 참여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검찰의 동양대 휴게실 PC 확보가 위법했다는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측 주장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검찰은 "아전인수로 판결 법리를 짜 맞추고 있다"며 적법한 증거라는 주장을 고수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마성영·김상연·장용범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 전 교수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의 쟁점은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었다. 대법은 18일 형사소송법상 압수수색 과정에서 필수적인 피의자 참여권 보장 등 절차적 권리를 임의제출 때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정 전 교수 측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동양대 휴게실 PC의 위법성을 다투고 있다. 정 전 교수 소유의 전자정보가 담겨 있는데도 검찰이 동양대 조교의 동의만 받고 확보했다는 이유다.

정 전 교수 측 변호인은 "최근 대법 전원합의체는 피의자 참여 등의 원칙이 임의제출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봤다. 특히 혼재된 정보를 선별적으로 복사하지 않고 원본 매체를 복제․탐색하는 경우 당사자나 변호인의 참여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적으로 판시했다"며 "또 대법은 피고인이 (증거 사용에) 동의했더라도 위법성이 치유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는데, 정 전 교수는 (PC 등을) 증거로 동의한 적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앞선 공판에서 변호인은 전문가 감정 결과 PC가 정상 종료된 흔적이 나오는 등 선별 압수가 가능했는데도 PC를 그대로 들고 나와 위법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형사소송법은 "법원은 압수 목적물이 정보 저장매체인 경우에는 정보 범위를 정해 출력·복제해 제출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다만 이러한 선별 압수가 불가능할 때 정보 저장매체를 통째로 압수할 수 있다. PC가 비정상적으로 종료돼 전자정보를 선별하기 어려워 통째로 임의제출받았다는 것이 검찰의 기존 입장이었다.

검찰은 "대법 판결을 아전인수로 해석하면서 억지로 짜 맞추고 있다"라며 반발했다. 이번 대법 판결은 대학교수가 2013, 2014년에 걸쳐 만취한 제자를 추행하고 신체를 촬영한 사건에 대한 판단이다. 검찰은 2014년 범행 피해자에게서 교수의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았는데, 이 휴대전화에서 2013년 범행까지 발견돼 모두 기소했다. 대법은 2013년 범행에 관한 증거는 피의자인 교수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아 위법하다고 봤다.

대법 판결은 '피의자'가 보관하던 정보 저장매체를 제3자가 임의제출할 때 피의자에게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뼈대다. 정 전 교수의 경우 본인이 아닌 조교라는 '제3자'가 보관하다가 임의 제출한 경우라 대법 판결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정 전 교수 측은 본인만 기소된 재판에서 조교를 '보관자'로 볼 수 있을지 다퉜지만 1·2심 모두 조교를 임의제출 권한이 있는 관리자로 인정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는 정 전 교수 자녀의 표창장을 감정한 대검찰청 감정관 A 씨에 대한 증인신문도 이뤄졌다. A 씨는 검찰 측 주신문에서 딸 조민 씨의 표창장에 찍힌 동양대 총장 직인과 실제 직인이 상이하다고 증언했다. 반대로 조 씨의 표창장 직인과 동생 조모 군의 상장 직인은 일치했다며 '조 씨와 조 군의 표창장 직인은 하나의 원본에서 파생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최종 감정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딸의 표창장 직인을 먼저 위조한 뒤 이를 아들의 상장 위조에도 사용했다는 취지다.

다만 변호인 반대신문 과정에서 A 씨는 원본이 아닌 사본을 바탕으로 감정했다고 진술했다. 변호인이 '감정 대상 자체가 사본이라는 한계 때문에 (최종 감정 결과를) 단정하기 어렵지 않으냐'라고 묻자 A 씨는 "정확한 감정을 위해서는 원본이 필요했다. 주어진 자료로만 감정해서 저런 의견이 나왔다"라고 답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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