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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엔터Biz] '오겜' 이어 '지옥' 흥행, 넷플릭스는 또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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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옥'도 넷플릭스 드라마 부문 세계 시청 순위 1위를 차지하면서 K콘텐츠의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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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이른바 K-콘텐츠가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세계인의 환호를 이끌어 내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한류 콘텐츠의 대표 아이콘으로 우뚝 선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신한류 콘텐츠가 세계 시장의 자본을 움직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과 영화, 그리고 드라마까지 다각화 된 한류 콘텐츠 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더팩트>는 세계화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이면의 비즈니스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엔터Biz'를 통해 집중분석한다. <편집자 주>

'가성비' 높은 'K드라마' 투자해 연타석 홈런…보호 장치 필요 논란도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K드라마'가 또 넷플릭스를 웃게 했다. 연상호 감독의 미스테리 스릴러 '지옥'이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이어 한국 드라마로는 두 번째로 전 세계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했다.

26일 OTT플랫폼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옥'은 전 세계 넷플릭스 TV프로그램 시청 순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공개 첫날인 19일 1위에 올랐다가 잠시 주춤했지만 22일부터 다시 왕좌를 탈환했다. 2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스토리 애니메이션 '아케인'이며, '오징어 게임'은 4위를 기록 중이다.

동명의 웹툰 원작인 '지옥'은 별안간 천사가 나타나 날짜와 시간을 고지하고, 때가 되면 지옥의 사자가 나타나 사람을 불 태워 일명 지옥으로 데려가는 미스테리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 고강도 SF기술과 배우들의 호연은 둘째 치더라도 선과 악의 대립이라는 초자연적인 설정에 종교단체, 변호사, 형사, 방송사PD, 시민 등 각 인물들의 서사가 맞물려 사회의 부정적 측면들을 극대화시킨 디스토피아를 대중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상호 감독은 작품 공개 후 인터뷰에서 '지옥'이 넷플릭스 시청 1위에 오른 것에 대해 "어리둥절 하다"면서도 장르적 특성과 K콘텐츠의 힘을 인기 비결로 꼽았다. K콘텐츠들이 기존에도 우수한 작품들이 많았지만 '오징어 게임' 이후 한국 드라마에 대한 세계적 관심도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외국에서 익숙한 '코즈믹 호러(전우주적 공포)' 장르가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외신도 '지옥'을 '오징어 게임'과 비교하면서 주목하고 있다. 미국 CNN은 "올해 한국 드라마들이 끝내주고 있다"며 "'지옥'은 새로운 '오징어 게임'"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텔레그라프는 "'지옥'은 매우 과격하고 폭력적인 이야기로, '오징어 게임'이 절제된 표현의 승리로 느껴질 정도"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옥'의 흥행 이면에는 '오징어 게임'의 초반 흥행 당시와 같은 논란을 야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래서 누가 돈을 버는가' 하는 이권에 대한 이야기가 따라와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 특성상 공개 이후 흥행에 대한 수익은 제작비를 대준 넷플릭스가 고스란히 가져가는 방식이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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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첫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Hellbound)'은 24일 기준 전 세계 넷플릭스 TV 쇼 부문 시청 순위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플릭스패트롤 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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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은 JTBC스튜디오 산하 콘텐츠 제작사인 제이콘텐트리에서 제작했다. 코스피 상장사 제이콘텐트리의 주가는 지옥 공개 직후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주당 7만2000원 선까지 치솟다가 일부 차익실현을 노린 세력들이 대거 빠지면서 25일 기준 5만7000원 대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장을 보이고 있다. 주식 시장에서는 '지옥' 제작사가 콘텐츠 공개 이후 큰 수혜를 보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비교적 저렴한 제작비 역시 넷플릭스를 웃게 한다. 업계에서는 총 6부작 드라마인 '지옥'의 회당 제작비를 약 20~30억 원 선으로 추산하고 있다. 제이콘텐트리가 넷플릭스에게 총 120~180억 원 가량의 제작비를 지원받아 드라마를 제작한 셈이다. 200~250억 원 가량의 제작비를 들여 1조 원을 넘게 벌어들인 '오징어 게임'보다 적은 수치이며,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레드 노티스'의 제작비(약 2000억 원) 대비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특히 '레드 노티스'의 주연 배우 드웨인 존슨의 출연료는 234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넷플릭스로서는 할리우드 스타 배우 한 명의 몸값도 되지 않는 금액을 투자해 수준급의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가성비' 투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또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드라마들이 아무리 인기를 모았던 작품이더라도 차기 시즌에 대한 제작 시점이 후순위로 밀릴 여지가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일례로 한국 제작 콘텐츠로는 처음으로 넷플릭스 시청 순위 '톱10'에 진입하고 'K좀비' 열풍을 몰고 온 드라마 '킹덤'(2019)은 시즌2(2020)에 이어 스핀오프 영화 '아신전'(2021)까지 스토리를 이어나가며 시즌3 제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혔지만, 영상화에 대한 권리를 보유한 넷플릭스의 제작은 백지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즌 당 약 35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킹덤'보다 '오징어 게임' '지옥' 등 200억 원 대의 작품들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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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은 동명 웹툰 원작으로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가 저작권을 갖고 있지만 영상화에 대한 권리는 제작비를 투자한 넷플릭스가 보유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작기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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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중들은 K콘텐츠가 전 세계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지만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는 속담들 주고 받으며 구조적인 문제에 다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지옥'의 경우 연상호 감독(글)과 최규석 작가(그림)의 동명 웹툰 원작이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저작권은 넷플릭스가 아닌 원작자에게 있어 다른 채널을 통해 시즌2 등을 제작할 수 있다. 다만 K콘텐츠의 세계적 흥행으로 향후에도 '제3의 오징어 게임'이나 '제2의 지옥'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 창작자들이 흥행에 대한 최소한의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회에서도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 김상희 국회부의장 등은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대형 CP가 망 사용료를 지불하거나 최소한 망 사용료 협상을 치르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등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중 전혜숙 의원은 "아무리 창조해도 일정한 수익 이상을 받을 수 없다면 창작자들은 의욕이 상실된다"며 "일정 부분 외주제작사의 지적재산권을 보장하는 등 상생 가이드라인 등에 따라 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넷플릭스는 최근 '오징어 게임' 제작진에게 흥행에 대한 감사 표시로 보너스를 일부 지급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동시에 지난 18일 기습적으로 이용요금을 약 2500원 가량 인상하기도 했다. 원인은 새로운 콘텐츠와 기능 도입과 시장 변화 대응이다.

다만 논란이 됐던 국내 망 사용료 지불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관적인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지불을 놓고 지난해 4월부터 소송을 이어가다가 6월 1심에서 패소했으나 항소를 제기해 2심을 앞뒀다. 증권(나스닥) 시장에서는 '오징어 게임' 흥행 이후 3주 만에 28조 원 가량 시총이 올랐던 한 달여 전보다 약 20달러 더 오른 658.29달러(25일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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