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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28㎓ 5G 기지국 구축 지지부진… 고민 깊어지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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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루나미엘레에서 열린 '지하철 Wi-Fi 28㎓(기가헤르츠) 백홀 실증결과 발표 및 농어촌 5G 공동이용망 시범상용화 개시 행사' 에 참석했다. 사진은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왼쪽부터), 홍석준 국회의원,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구현모 KT 대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농어촌 5G 상용화'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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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세계 최초로 28㎓(기가헤르츠) 5세대 이동통신(5G) 기반 와이파이를 지하철 내에서 제공한다고 자축했다. 또 농어촌 지역 5G 공동이용망 시범상용화를 알리며 본격적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 서비스 확대가 본격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당장 내년에도 이동통신 3사가 5G 서비스 확대를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연말까지 약속했던 28㎓ 5G 기지국 구축 계획 달성률이 10% 미만일 경우 주파수 할당을 취소하겠다고 단언하면서다. 지난 10월 말 기준 이동통신 3사의 28㎓ 5G 기지국 구축 숫자는 약 200개로, 달성률 0%대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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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8㎓(기가헤르츠) 5세대 이동통신(5G) 기반 와이파이를 적용한 지하철 현장과 화상으로 연결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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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통신 3사, 5G 상용화 이어 지하철 적용도 ‘세계 최초’ 자축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 5G 지하철 와이파이 백홀 실증 결과와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실증 결과 발표를 맡은 SK텔레콤 측은 ”지하철에서 28㎓를 활용한 5G 기반의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을 위해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애초 6월까지 실증하고 망을 구축할 계획이었지만, 세계 최초 시범 적용에 따른 시행착오로 일정이 지연됐고 예상보다 늦어진 9월에서야 진행됐다”고 했다.

28㎓ 5G 기반 지하철 와이파이는 28㎓ 주파수를 백홀(전송망)로 사용해 최신 와이파이 6E 공유기가 신호를 뿌리는 방식으로 제공된다. 백홀은 상위 기간망과 하위망을 연결해주는 전송망이다.

28㎓ 5G는 2019년 5G 상용화 이전 이동통신사가 강조해왔던 ‘2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할 ‘진짜 5G’로 불린다. 이번 실증을 통해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지선에서 ‘진짜 5G’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동통신사는 현재 2호선 일부 구간에 제공되는 28㎓ 5G 서비스를 내년 말부터 2호선 전체와 5·6·7·8호선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하철 내 28㎓ 5G 서비스는 현재 서울 지하철 2호선 지선 구간인 신설동역~성수역에서 제공된다. 열차 내 부착된 QR코드를 촬영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이 된다. 5G 스마트폰 단말기 보유자뿐만 아니라, 와이파이 지원 단말 보유자도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 측은 “LTE 기반 와이파이보다 약 10배 (속도가) 향상됨을 확인했다”라며 “사진을 올릴 때는 6배 정도 속도 차이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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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농어촌 5G 공동이용 계획.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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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집중 5G 서비스, 농어촌으로도 확대

이날 과기정통부는 지난 4월 발표했던 농어촌 5G 공동이용망 시범상용화 시작도 알렸다. 1개 통신사 망에서 이동통신 3사 5G 가입자를 수용하며 공동이용하는 게 핵심이다. 이는 수도권, 대도시 등과 달리 농어촌 등 소외 지역에서 ‘5G 먹통’ 현상이 발생한다는 지적에 따라 추진됐다.

시범상용화는 전국 12개 시·군 내 일부 읍면에서 이뤄지며, 내년 중 연내 1단계 상용화를 실시하고, 오는 2024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상용화를 완료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시범상용화 지역민을 5G를 통해 화상으로 연결하는 시연도 이어졌다. SK텔레콤은 충북 청주, KT는 경북 포항, LG유플러스는 전남 여수 현장에서 행사 현장과 화상으로 연결해 통화를 진행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전국 곳곳에 5G 이용 가능 지역을 확대하고 지하철과 같이 국민이 많이 이용하는 장소에서 품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5G 서비스를 누구나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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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대표이사,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가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루나미엘레에서 열린 농어촌지역 5G 공동이용망 시범상용화 시연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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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기지국 구축 미행시 주파수 할당 취소

정부가 28㎓ 5G 지하철 와이파이 확대 적용과 농어촌 5G 공동이용망 상용화 계획을 밝히며 본격적인 5G 서비스 확대에 나섰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이동통신 3사의 투자가 뒷받침될지는 미지수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날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연말까지 어떻게든 지난해 수준의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지난해 기준 SK텔레콤과 KT는 3조원 안팎의 금액을 설비투자에 쏟았고, LG유플러스는 2조3800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3분기까지 업체별 설비투자 금액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최대 1조원 중반대를 투자해야 한다.

허성욱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이날 행사 이후 이어진 백브리핑에서 “통상 통신사들이 3년 차가 되면 투자가 떨어지는 추세다”라면서도 “지난해 7월 올해 투자에 대해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해달라 했었고, (CEO들이) 오늘 투자는 계속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올해 연말까지 이동통신 3사는 28㎓ 5G 기지국 총 4만5000개를 구축해야 한다. 올해 10월 말 기준 구축한 기지국 수는 204개로, 달성률 0.45%에 그친다. 현 추세라면 사실상 목표치 달성은 불가능하다. 통신사 역시 올해 국정감사에서 “현실적으로 목표 달성은 어렵다”고 실토했다.

현행법상 의무 구축수량 대비 실제 구축수량이 10% 미만이거나, 평가 결과 점수가 30점 미만이면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이 내려진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둘 중 하나라도 미달되면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을 할 수 있다”라며 “(구축수량) 10%를 채우지 못할 경우 정성평가 등을 통한 평가 결과 점수가 30점 이상이라도 만회할 수 없다는 의미다”라고 했다. 정부는 연말까지 이동통신 3사의 기지국 구축 이행 계획을 취합해 내년 4월 검토한다는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숫자가 현행법으로 적시된 만큼 연말이면 제재 수위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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