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라 이사벨리타 비누야 할머니. 〈사진=말라야 롤라스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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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야 할머니는 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4년 11월 23일, 고향인 필리핀 마닐라 북쪽 마파니크라는 마을을 습격한 일본군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가 13살 때의 일이었습니다.
비누야 할머니는 1997년 일본군 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모아 '말라야 롤라스'라는 비정부기구(NGO)를 조직했습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받기 위해 투쟁했습니다.
말라야 롤라스에서 활동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 〈사진=말라야 롤라스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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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야 롤라스라는 단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입은 필리핀 여성들의 증언을 수면 위로 올리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 단체는 이들의 진술을 모아 “필리핀 위안부 피해 여성들이 일본군 병영에 갇혀 구타와 강간, 학대를 당했다“며 ”여성 한 명이 하루에 군인 30명을 상대해야 했다“라고 폭로했습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단체는 미국 라디오 텔레비전 디지털 뉴스협회(RTDNA)가 수여하는 에드워드R 머로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비누야 할머니는 코로나19 직전까지 왕성하게 활동하며 “일본 정부는 그들이 저지른 잔혹 행위를 인정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끝내 일본에게 공식 사과는 받지 못했습니다.
말라야 롤라스가 일본 법원에 제기한 소송은 기각됐습니다. 필리핀 정부에도 "배상 청구에 직접 나서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습니다. 말라야 롤라스는 이런 필리핀 정부의 태도가 여성차별 철폐 협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에 진정을 냈고, 결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말라야 롤라스는 페이스북을 통해 비누야 할머니의 사망 소식을 알리며 “올해 너무 많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사망했다”라며 “비누야 할머니는 없지만, 그녀가 평생 싸워온 것들은 정의 추구를 위해 계속돼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필리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1천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대부분 고령이라 현재는 수십 명이 채 생존해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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